룸살롱+바, ‘착석바’는 어떤 곳?
최근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착석바’라는 이름의 신종 업소들이 큰 유행을 타고 있다. 착석바는 말 그대로 ‘좌석에 앉는다’는 의미의 착석바이다. 그러니까 남성 손님이 그곳에 가면 여성들이 옆에 ‘착석’을 한다는 의미이다. 알고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 의미이지만, 막상 들었을 때에는 의문이 가는 이름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착석바는 기존의 룸살롱과 바(Bar)의 형태를 섞어 놓은 업종이다. 또 아가씨들에게 자율권을 줘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1년 사이에 유행을 타기 시작한 이 착석바는 기존과는 다른 신선함으로 적지 않은 남성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 사실. 특히 가격이 룸살롱에 비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과연 이 착석바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최근 착석바에 재미를 들린 직장인 이모씨는 가끔씩 술이 생각날 때면 이제 더 이상 스마프폰의 주소록을 뒤적이지 않는다. 예전에는 친구들에게 문자를 날리며 함께 술을 마시자고 했고, 우연히 기회가 되면 남자들끼리 소주한잔 기울이며 큰맘 먹고 룸살롱을 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 시간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친구도 없어 그냥 집에서 술을 먹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착석바를 알고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굳이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낼 필요도 없고, 룸살롱에 갈 일도 없기 때문이다.
원하면 파트너 바꿀 수도
“착석바는 예약만 하면 언제든 아리따운 아가씨들과 술을 먹으면서 대화를 할 수 있다. 거기다가 원하기만 하면 계속해서 아가씨를 바꿀 수도 있기 때문에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룸살롱에서는 아가씨 TC를 주어야 하는 것은 물론, 투명하지 못한 가격 때문에 가끔씩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그냥 메뉴판에 적혀 있는 가격만 내면 끝이다. 또 아가씨들이 술을 많이 먹으라고 유도하지도 않는다. 어떨 때는 내 건강을 생각해 오히려 술을 그만 마시라고 말려주기도 한다. 마치 애인 같은 마인드로 나를 맞아주는 아가씨가 있어 이제 저녁 시간이 결코 외롭지 않다.”
그렇다면 이 착석바는 과연 어떠한 시스템일까. 우선 이곳에서는 별도의 아가씨에 대한 TC가 없다는 것이 경제적인 면에서 봤을 때에는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룸살롱은 많을 경우 10만 원까지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곳에서는 룸살롱 아가씨들처럼 아주 진한 스킨쉽을 하기는 쉽지 않다. 가벼운 터치는 할 수 있지만, 거기에는 적당한 선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술을 많이 마시라고 은근슬쩍 강요하지도 않는다. TC가 없는 바(Bar)의 경우에는 결국 인건비가 술값에 포함이 돼 있어 바텐더들이 술을 권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렇게 손님에게 부담을 주지도 않는다는 것. 또한 이곳에서는 룸살롱과 같은 ‘아가씨 초이스’도 없다. 물론 남성 손님의 선택권이 제한될 수는 있지만 여러 명의 여성들이 랜덤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오히려 늘 신선함을 가지고 아가씨들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또 다른 장점으로 꼽힌다.
이곳의 또 하나의 특이한 점은 아가씨들에 대한 관리방법이다. 대개 룸살롱은 영업 상무들이 관여를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남성 손님들과 사귀거나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정한 제재를 가한다. 또 손님을 단골로 만들게 되면 알게 모르게 일정한 부분의 돈을 챙겨주는 것도 있지만, 착석바에서는 이러한 연결고리가 상당히 느슨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업소 측에서 아가씨들의 교제를 전혀 막지 않고, 단골이 되었다고 해서 별도의 비용도 주지 않기 때문에 아가씨들의 입장에서도 한 손님에게 굳이 ‘바가지’를 씌울 필요가 없다. 심지어 한 착석바 업주는 ‘좋은 남자 손님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되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는 홍보문구로 자신들의 철학을 표현하기도 했다.
아가씨들의 차별화는 이곳의 채용 과정과 분위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업주는 아가씨들을 ‘술집 아가씨’ 취급을 하지 않고, 아가씨들 역시 업주나 관계자들에 대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 협력해서 돈을 벌자는 분위기가 잘 형성돼 있다. 그런 점에서 이곳은 보기 드물게 ‘인간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유흥업소’라고 할 수 있다. 또 대개의 여성들이 룸살롱에서의 거친 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이곳으로 온 만큼, 오히려 손님에게 따뜻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착석바 이용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인간적인 분위기의 업소
“그래도 이곳에 몇 번 가게 되면 눈에 익는 아가씨가 생기게 되고, 나름 애정이 가는 여성들이 있다. 그러면 주로 그런 아가씨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저 단순한 손님과 술집 아가씨의 대화가 아니라 좀 더 친근하고, 마치 애인 같은 분위기에서 대화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외로운 직장인들에게도 딱인 곳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가끔씩 우울할 때는 낮에도 아가씨들이 생각나곤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이상의 선을 넘고 싶지는 않다. 정말 서로 사랑하게 돼서 교제를 하게 되면 모르겠지만, 굳이 엔조이 차원에서 만나고 싶지는 않다.”
특히 착석바들은 ‘텐프로급 아가씨 외모’를 많이 강조하고 있다. 물론 업소의 주장대로 정말로 텐프로에 견줄 수 있는 아가씨들이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아가씨들을 채용할 때, 그 정도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다고 말하는 남성 손님들이 많다.
물론 이런 착석바들도 기존의 시스템에 비하면 손님의 취향에 따라서는 불만이 있을 수도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룸살롱 같이 ‘하드’한 서비스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 비용은 저렴할 수 있지만, ‘화끈한 서비스’가 없다는 점에서 남성들은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하드한 서비스를 원하는 남성들에게는 ‘2% 부족한 업소’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곳에서 보내는 대개의 시간은 아가씨와 대화를 하기 때문에 말주변이 다소 부족하거나 낯선 여성과의 대화에서 다소 두려움을 느끼는 남성이라면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반면 룸살롱에서는 가격이 비싼 만큼 자신의 마음대로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심지어 아가씨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해도 아가씨들은 참을 수밖에 없지만, 이곳의 분위기는 그렇게 거칠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착석바는 향후 ‘정통 유흥업소’의 반열에 끼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유흥업소 관계자들이 많다. 일단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남성들이 하룻밤에 몇 십만 원씩 유흥업소에서 쓰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가벼운 대화를 통해서 삶의 활력을 찾으려는 남성들이 많기 때문에 저렴하면서도 애인같은 마인드로 대해주는 아가씨들이 있는 착석바의 전망은 비교적 밝다고 말한다. 유흥전문가 김모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착석바와 같은 신종 유흥업소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철저한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이것이 가능하지 않을 때에는 그저 한순간 잠시 생겼다가 없어지는 ‘반짝 업소’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착석바는 여러 가지 면에서 두루두루 장점을 갖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원활한 아가씨 수급만 이뤄진다면 장기적인 발전이 예상되는 업종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착석바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아가씨들이라고 할 수 있다. 술이야 그 어떤 곳에서도 먹을 수 있고, 심지어 집에서도 혼자 마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마인드와 외모가 동시에 되는 아가씨’가 얼마나 이곳에서 오래 동안 애정을 가지고 일을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