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연대 성재기 대표의 투신 사건으로 인해 여성가족부 및 정부 각 부처의 여성단체들에 대한 세금 지원 현황이 여론 도마 위에 올랐다. 성재기 씨는 투신 전날 남긴 글을 통해 “현재 여성부와 600여개 여성단체들이 천문학적인 국민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파악된 남성단체 수는 단 2개에 불과하고 여성단체 수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만 485개에 이르는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여성단체 숫자 규모가 이정도면 정부지원 총규모가 가히 짐작되고 남을 일이다. 이처럼 여성단체들이 해마다 정부부처들의 지원 예산액을 늘리면서 주요사업을 풍요롭게 이끌고 있는 반면 남성단체에는 일전 한 푼의 국가 지원이 없다. 기업 후원도 남성단체엔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사정을 세상에 알리려한 성재기 씨는 남성연대가 “늘 궁핍해 돈과 싸워야 했다”며 투신으로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다 아까운 목숨을 잃고 말았다.
“여러분이 저희에게 1억원을 빌려 달라”는 애절한 절규만을 남긴 채 말이다. 이 투신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이 남성연대 홈페이지에 몰려가 후원의 뜻을 밝히고 “후원금 송금했다”는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 죽은 사람에게 위안이 될 수는 없다. 많은 네티즌들은 “이전까지 남성연대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알고 나니 진작에 후원을 했었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남성연대가 이토록 찬밥신세가 된 것은 물으나 마나 여성이 사회적 약자라는 관념이 박혀 있어서다. 세상 버린 성재기 대표의 울분은 여성의 사회적 권리가 남성과 동등 또는 그 이상으로 신장된 대한민국에서 여성이 여전히 사회적 약자로 대접받는 것은 몹시 부당하다는 것이었을 게다.
그는 이제 한국사회에서 남성이 오히려 약자의 처지로 내몰렸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남성의 권리를 찾기 위해 ‘남성연대’라는 낯익지 않은 단체를 만들고 행동해온 것으로 보여 진다. 우리 전통의 ‘가부장제(家父長制)’가 체모를 잃기 시작한 것은 가정 경제권이 안방으로 넘어가고 부터였다. 월급이 고스란히 부인 통장으로 입금 되면서 수많은 남편들이 아내에게서 용돈을 타써 눈치를 봐야하는 지경이 대부분 가정마다 ‘우먼파워’를 정착시켰다고 봐야한다.
자연히 아이들도 돈 드는 모든 일에 엄마 손을 쳐다보게 되고 아버지의 존재는 그저 돈 벌어다주는 일벌의 역할로 전락되다시피 한 가정이 불어난 것이다. 황금만능주의에 돈 이길 장사가 없었다. 이런 터에 여성 목소리가 커지지 않으면 그게 비정상에 가까웠다. 가부장제라는 게 뭔가, 가장인 남성이 다른 가족구성원 보다 강한 권한을 가지고 가족을 통솔하는 가족형태를 말함이다.
그럼 여성이 다른 가족구성원 보다 강한 권한을 가지고 가족을 좌지우지하는 가족형태는 당연히 ‘가모장제(家母長制)’로 일컬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그걸 부정한다면 최소한 이제 더 이상 여성이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는 사실에는 동의해야 마땅하다. 많은 부문에서 여성이 남성을 추월하거나 압도하고 있는 시대에 여성 권익 보호는 민망해졌다는 생각을 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