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사진오른 꽃미남·꽃미녀들 네티즌 사이서 스타로 발돋움대형포털사이트들도 앞다퉈 각종 ‘얼짱’선발행사 추진 열풍 부추겨

얼굴이 ‘짱’으로 잘생겼다는 의미의 ‘얼짱’. 예쁜 꽃미남, 꽃미녀들을 가리키는 이 말이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최고의 키워드다. ‘얼짱’열풍은 화상카메라나 디지털 사진기로 촬영한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유행이 불면서 시작됐다. 특히 네티즌들에 의해 ‘얼짱’으로 인정받으면 스타급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린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인터넷 대형 포털사이트들도 ‘최고 얼짱’을 뽑는 조사와 새로운 ‘얼짱’을 선발하는 행사를 진행하며 ‘얼짱’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연예계 진출 사례도 점점 늘고 있는 ‘얼짱’ 열풍을 짚어봤다. “참으로 절세 미인이요… 그대는 진정 나의 구세주요…”, “이쁘다기 보단 아름다우시네요.”인터넷 포털사이트 엠파스가 최근 실시한 ‘얼짱’ 콘테스트에서 입상한 한 여성의 사진을 보고 네티즌들이 남긴 글이다. 자신의 사진을 직접 올린 뒤 네티즌들이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엠파스의 얼짱 콘테스트는 ‘여자 얼짱’, ‘남자 얼짱’, ‘아이 얼짱’ 등 3부분으로 나뉘고 ‘주간 얼짱’, ‘월간 월짱’을 가리고 있다.

이에 어린아이부터 20대 직장인들까지 ‘얼짱’이 되기 위해 많은 네티즌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 이처럼 네티즌의 지대한 관심과 호응 속에서 탄생하는 ‘인터넷 스타’가 늘고 있다. 특히 10, 20대의 네티즌들에게 미남, 미녀 ‘얼짱’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다. ‘얼짱’이 되는 과정은 단순하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뜬 인물사진의 주인공이 정말 예쁘다고 생각될 경우, 네티즌이 다른 사이트에도 퍼뜨리는 것. 이렇게 해서 인터넷 상에 빠르게 퍼진 사진은 평범한 사람을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는다.물론 본인이 ‘얼짱’이 되기 위해 이곳 저곳에 자신의 사진을 유포하고 네티즌들의 글에 답글을 다는 등 스스로 노력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로든 일단 네티즌에 의해 ‘얼짱’으로 공인받게 되면 대우는 달라진다. 연예계 특급스타 못지않는 대접을 받게 되는 것. ‘얼짱’ 스타들은 팬 카페는 물론 팬클럽까지 결성해 정기적인 모임까지 갖고 있다. 실제 ‘다음’ 등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수천 개의 ‘얼짱’ 팬카페가 활동하고 있다.

이중 가장 유명한 곳은 얼짱 연합카페인 ‘5대얼짱(cafe.daum.net /5i)’. 이 카페는 회원수가 무려 30만 명에 달할 정도다. 특히 이 카페는 네티즌의 추천과 신청을 통해 접수를 받고, 네티즌의 추첨을 통해 5명의 ‘5대 얼짱’을 선정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개설된 이 카페를 통해 1기 ‘5대 얼짱’으로 인정받은 스타는 박한별, 구혜선, 박설미, 이주연, 김신혜 등이다. 이들은 모두 ‘얼짱’을 계기로 연예계에 진출해 예비스타로 공인받고 있다. ‘얼짱’ 스타로 가장 유명한 박한별은 선화예고 2학년 때 반 홈페이지에 모든 급우의 학생증 사진을 올 린 것이 발단이 돼 ‘얼짱’스타로 급부상했다. 박한별의 사진을 누군가 이 카페 저 카페에 옮겨놓았고, 네티즌들에 의해 ‘5대 얼짱’으로도 낙점된 것. 이후 박한별은 CF에 이어 영화 ‘여우계단’, 드라마 ‘요조숙녀’에 캐스팅되는 등 활발한 연예계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의 소속사와는 중학교 2학년 때 전속계약을 맺었지만 박한별의 이름을 널리 알린 것은 바로 네티즌의 힘이었다고 볼 수 있다. 구혜선도 김남일과 찍은 삼보컴퓨터 CF와 성시경 뮤직비디오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에 출연했고, 박설미, 이주연, 김신혜 등도 CF와 VJ,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특히 최근 다음사이트 집계에서 ‘최고 여자 얼짱’으로 꼽힌 이주연은 청순한 외모로 인터넷상에서 이미 50만명의 팬클럽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매니지먼트사 ‘SIL’과 소속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연예활동을 시작했다. 이밖에도 ‘얼짱’ 출신이 연예계로 진출한 사례는 많다.

영화 <장화, 홍련>의 임수정, 현재 촬영이 진행중인‘그녀를 모르면 간첩’에 캐스팅된 남상미 역시 ‘얼짱’ 출신이다. 남상미는 서울의 모 대학 앞 롯데리아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그를 본 한 대학생이 학교 게시판에 그의 외모를 칭찬하는 글을 띄웠고 그후 입소문이 퍼져 ‘얼짱’으로까지 등극하게 된 것. 남자 ‘얼짱’들도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른다.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얼짱’은 주인호. 서울의 모 전문대에 재학중이며 170cm에 52㎏의 호리호리한 체구를 지닌 그는 일본 인기 연예인을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마스크의 소유자다. 주인호는 팬카페 회원수가 무려 16만7,862명에 달해 스타급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주인호는 최근 다음카페가 실시한 최고의 얼짱을 뽑는 투표에서 쟁쟁한 후보군을 물리치고 1위에 올라 ‘얼짱’중의 ‘얼짱’으로 선발됐다.

부산출신의 김경록 역시 열성 팬들이 지난 8월 서울 한강 둔치에서 개최한 팬 미팅 행사에 팬 100여명이 몰려올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밖에 김혜성, 박동훈, 김준일 등도 수천명의 팬을 거느린 인터넷 스타다. 이처럼 ‘얼짱’열풍이 인터넷을 달구자, 얼짱이 되고 싶어하는 노력들이 대단하다. 카메라 각도를 조절하거나 조명을 이용해 좀 더 예쁘게 보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며 사진을 찍고 인터넷에 올리고 있는 것. 연령층도 이제는 갓 태어난 아기에서부터 일반 직장인층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얼짱’열풍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인터넷에 올린 사진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어 일부 범죄자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실제 최근 강남경찰서에서 성매매 혐의로 적발된 고등학교 2학년 A양은 ‘얼짱’출신에서 ‘원조교제’의 수렁으로 빠져든 케이스. A양은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얼짱’으로 통하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얼짱이 진짜 맞느냐”며 계획적으로 접근한 정모씨(21·무직)에게 성폭행 당했다. 이 일이 발단이 돼 A양은 원조교제로까지 이어지고 만 것. ‘얼짱’ 출신들의 연예계 진출에 대해서 한 연예계 관계자는 “얼짱 출신들의 연예계 도전이 많지만,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인물이 출중하면 무조건 연예계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성공하기 위해서는 연기 등 실력이 밑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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