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 김정은 <사진=뉴시스>

중견기업 ‘알부자’ 부터 글로벌 대기업 ‘회장’ 까지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연예계를 들여다보면 재계일가(一家)가 보인다? 최근 연예계 ‘로열패밀리’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다. 영화배우 이서진이 지난 2일 케이블채널 tvN ‘현장토크쇼 택시(이하 택시)’에 출연해 동료배우 윤태영과 이필립의 이름을 ‘연예계 로열패밀리’로 언급하면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온 것이다. 특히 이서진이 말한 두 배우의 부친은 각각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 이수동 STG 회장으로 재계에서도 수위를 다투는 기업의 경영자라 그 파급력은 더욱 대단했다. 이에 [일요서울]은  이들과 함께 ‘연예계 로열패밀리’를 형성하고 있는 스타들을 모아봤다.

연예계 로열패밀리에 대한 관심은 배우 이서진의 폭로 아닌 폭로가 발단이 됐다. 이서진은 지난 2일 택시에 출연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재벌설에 대한 해명에 발 벗고 나섰다. 이날 이서진은 “자신의 집안은 절대 로열패밀리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 과정에서 “배우 윤태영과 이필립이 진짜 로열패밀리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다. 진짜 재벌과 우리 집안은 차이가 있다”고 발언하면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먼저 ‘나는 로열패밀리가 아니다’라고 부정한 이서진의 집안도 사실 적지 않은 부와 명예를 자랑한다. 이서진은 금융가 집안 자제로 조부가 경성법학전문학교 출신으로, 제일은행 총재를 지냈다. 부친은 안흥상호신용금고 대표이사를 지낸 이력이 있다. 이서진 역시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2011년 에스크베리타스 자산운용의 상무로 임용된 경력이 있다.

그러한 그가 지목한 ‘로열패밀리’ 윤태영과 이필립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집안의 자제들이다. 윤태영은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외아들이다. 윤태영의 집안이 처음 화제가 된 것은 2007년 윤태영과 임유진의 결혼식에서였는데 당시 동료 연예인과 재계 인사들이 각각 다른 출입구로 입장해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특히 식장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전윤철 전 감사원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 등 정·제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하기도 했다. 이에 세간에서는 윤태영이 MBC 드라마 왕초에서 열연한 거지 ‘맨발’의 모습을 떠올리며 혼란을 느끼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또 그와 함께 언급된 이필립의 집안은 글로벌 기업으로 눈길을 끈다. 아버지 이수동 회장의 STG그룹은 연간 매출액이 2000억 원에 달하는 대기업이다. 미국 워싱턴 비즈니스저널이 선정한 25대 IT기업에 선정됐을 정도로 안정적인 회사다. 또 백악관 사이버테러 대응 보안 지정업체인 STG는 미 국방부와 국무부가 주요 고객임을 자랑한다. 더욱이 이필립은 재력 못지않게 학벌도 남다르다. 보스턴대 출신에 조지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배우로 삶을 전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금융·해운 등 분야도 각양각색

이들 셋 말고도 연예계의 숨은 부호는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특히 낯익은 배우들의 이름이 다수 올라와 있었다.

우선 국내 대표 꽃미남 배우 강동원은 아버지가 SPP중공업의 강철우 부사장이다. SPP중공업은 국내 굴지의 조선회사인 SPP조선을 자회사로 두고 있을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한다. SPP조선은 연간 7조 원 수주, 조선업계 세계 10위를 달리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강 부사장은 1986~ 1997년 기아중공업 연구소, 1997~1999년 부산산업기계 영업 담당을 거쳐 SPP중공업 부사장에 오른 자수성가 한 인물로 알려졌다.

여배우 김정은 역시 대표적인 연예계 로열패밀리로 회자된다. 김정은의 작은 외할아버지인 김준성씨는 제일은행장, 한국외환은행장, 한국은행 총재,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이수그룹 명예회장으로 올라있다. 재미있는 점은 김 명예회장이 이서진의 조부 고 이재응 씨와 같은 제일은행장 출신이라는 것이다.

고 이재응 씨가 제15대 제일은행장, 김정은의 작은 외할아버지인 김 명예회장은 제18대 제일은행장을 지냈다. 더불어 작은외삼촌 김상범씨는 이수그룹 회장을 역임 중이다.

또 ‘기부천사’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차인표는 우성해운의 회장을 지낸 차수웅씨의 아들로 알려져 있다. 특히 1974년 창사 후 회사를 이끌던 차수웅씨는 2006년 12월 은퇴를 하면서 아들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고 전문 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겨 사회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배우 이성재도 아버지가 연매출 2조 원대의 삼성 계열사 사장을 지낸 이강태씨로 특별한 집안으로 손색없다. 한양대 건축학과를 나온 이씨는 중앙산업, 대림산업을 거쳐 1984년 삼성종합건설(현 삼성물산 건설 부문) 사장이 된 바 있다.

이 외 배우 재력가로는 한재석이 전 기아자동차 부회장의 아들로 알려졌다. 한승준 전 부회장은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1966년에 기아자동차에 입사해 1993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배우 류시원은 고 류선우 아르떼기획 회장 아들로 유명하다.

박형식, 이하늬, 서지영 <사진=뉴시스>

아이돌·가수 재력 만만찮아

이처럼 배우들이 ‘대표적’ 로열패밀리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가수들 중에도 다양한 재계 자녀들이 숨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돌그룹 재력순위 1위로 뽑힌 바 있는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은 보령메디앙스 최기호 사장의 아들이다. 지난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보령메디앙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최 사장은 한국후지보, 한국슬림패션에서 사장을 역임하고 성공회대학 유통정보학과 겸임 교수로도 재직한 바 있는 재계 유명인사다.

최시원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글로벌가수’ 싸이다. 싸이는 부친 박원호 씨가 반도체 종합장비업체 ‘디아이’의 회장을 맡고 있을 만큼 재력가 집안의 후손이다. 싸이의 결혼식 때는 정운찬 전 총리가 주례를 맡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싸이의 어머니 김영희 씨는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레스토랑 프티시즌스 사장, 누나 박재은 씨는 푸드스타일리스트이다.

가수 로이킴의 집안도 유명한데, 그는 국내 막걸리업계를 잡고 있는 김홍택씨의 아들로 알려졌다. 김홍택씨는 현재 서울탁주제조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홍익대학교 공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막걸리 업계 1위 서울탁주 회장직에 임명됐다.

아이돌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 박형식은 요즘 가장 ‘핫’한 로열패밀리로 꼽힌다. MBC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면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박형식의 아버지는 BMW코리아 이사를 역임했다. BMW가 수입차 업계에서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만큼 박형식의 집안은 아이돌계 재력가 집안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실제로 제국의 아이들 멤버 광희는 과거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연습생 시절 박형식의 통장 잔고가 1600만 원이었다”고 털어놔 놀라움을 전하기도 했다.

또 가수계 재력가 집안으로는 김종욱이 명단에 올랐는데 김종욱의 부친 김광진 현대스위스저축은행 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2조4740억 원, 영업이익 1715억 원의 자산을 지니고 있는 자산가로 알려졌다. 다만 김종욱은 데뷔 초기 5년간 자동차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했었고 월 2만 원의 용돈을 받아 생활했다는 일화를 통해 검소한 사생활을 드러냈다.
 
이밖에는 그룹 쿨의 이재훈이 예송가구 창업주 이민희씨의 아들로 알려졌고 걸그룹 에이핑크 전 멤버 홍유경은 DSR제강 회장의 딸로 전해졌다.

재계만 ‘로열’ 명망가 ‘로열’도 

연예계에는 조금 다른 의미의 ‘로열패밀리’도 다수 존재했다. 알아주는 명망가의 자제들이 주인공이다.

가수 은지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누나 박귀희 여사의 손자다. 박근혜 대통령의 조카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매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일 때마다 은지원의 참석 여부는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한다.

KBS 아나운서 윤인구는 윤보선 전 대통령의 조카로 또 다른 대통령 집안의 방송인이다.  지난해 6월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녀 전수현 씨의 결혼식에서 사회를 봐 이목을 끌기도 했다.

2006 미스코리아 진 이하늬도 빼놓을 수 없다. 이하늬의 부친은 경찰대학장을 거쳐 국가정보원 2차장을 지낸 이상업씨며 모친 문재숙씨는 중요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다. 게다가 이하늬의 외삼촌은 문희상 민주통합당 의원이다. 평소 문 의원은 조카 이하늬에 대한 칭찬에 여념이 없다고도 한다.

현재 활동이 뜸한 서지영 역시 지난 2010년 타계한 고 서종철 전 국방부장관의 손녀다. 서 전 장관은 초대 KBO 총재, 육군참모총장을 지내며 한때 권력의 핵심부에 있던 인물이다.

또한 1994 미스코리아 진 출신 방송인 한성주는 1980년대 신민당 소속이었던 전 국회의원 한석봉씨의 딸이다. 한 전 의원은 현재 한효섭으로 개명을 한 상태로 부성학원을 설립하고 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주는 1999년 애경그룹의 장영신 회장 아들인 채모씨와의 결혼으로 재계와도 연을 맺은 바 있다.

이밖엔 배우 유지태가 숨은 ‘로열’로 통한다. 유지태의 조부 유옥우씨는 5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1960년 제2공화국 출범 당시 대통령 선거 출마까지 한 인물로 이름이 나있다.
한편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가지각색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선 이와 같은 이들의 공통점으로 “보장된 미래를 포기하고 꿈을 찾아 나섰다”는 점을 들어 열정을 높이 사는 반면 또 다른 일부에선 “잘 사는 사람들이 말 그대로 취미 활동 하는 것 같아서 보기 안 좋다”는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hwihols@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