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조배숙, 광주 정찬용·장하성 , 경기 정장선, 부산 김성식 ‘부상’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안철수 의원이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발걸음이 분주하다. 내년 6·4지방선거를 1년도 채 안남은 상황에서 지지세 확보 및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안 의원의 행보는 호남과 수도권에 맞춰져 있다. 호남의 경우 지방선거 이후 있을 안철수발 정계개편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지역이다. 반면 수도권의 경우 안철수 신당 창당 성공에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 ‘부산 아들’을 자청한 안 의원으로서 영남에서 의미있는 득표력은 차기 대권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부산시장 선거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민주당과 새누리당과 정면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된 안철수 의원의 정치생명을 건 도전이 시작됐다.

- 안측 “서울·인천 후보 안낸다고?” 박원순 시장 제3지대론

▲ 지난 12일 국회에서 개최된 한 행사에 안철수 의원과 문재인 의원이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안철수 의원은 정면승부수를 띄웠다. 향후 선거에서 ‘야권 단일화는 없다’고 이미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10월 재보선뿐만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민주당, 안철수 신당 3자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야권 필패는 불보듯 훤하다. 또한 이에 따른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선거 기본 전략을 양자구도로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크게 호남 민주당과 영남 새누리당의 1 대 1 구도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복안이다.

安측 3자 대결 필패?! “양자구도로 치른다!”
일단 안 의원으로서 가장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지역이 바로 호남이다. 민주당 텃밭이지만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전남을 제외하고 전북과 광주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민주당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 전북의 경우에는 김완주 현 지사의 3선 도전이 변수인 가운데 송하진 전주시장이 도지사 도전에 나섰다.

특히 송 시장은 지난 8월 전주에서 열린 안철수 지지세력이 주최한 토론회에 무소속 강동원 의원과 함께 참석해 축사를 하는 등 안철수 진영에 관심을 표출했다. 최근에는 3선의 조배숙 전 의원과 장세환 전 의원도 안철수 쪽으로 출마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전북 익산이 고향인 조 전 의원은 경기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사시에 합격, 검사와 판사를 지내고 16대에 열린우리당으로 정계에 입문해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광주의 경우에는 호남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이다. 한때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잦아들고 청와대에서 인사수석으로 근무한 정찬용 전 수석, 장하성 교수가 거론되고 있다. 장 교수의 경우 최근 출마에 부정적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전남의 경우 박준영 전남지사가 ‘3선 제한’으로 불출마하는 가운데 안철수 진영에서는 평소 안 의원과 친분이 깊은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열심히 뛰고 있다. 또한 목포 출신에 참여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전 의원과 전남 장성이 고향인 김효석 전 원내대표가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천 전 의원의 경우에는 안철수 지지조직인 광주전남 시민포럼에서 적극 밀고 있는 가운데 김 전 의원은 안 전 의원 측근 그룹에서 호감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호남에서 승리만큼이나 중요한 지역이 수도권과 부산이다. 서울은 박원순 현 민주당 서울시장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안 의원 측에서 후보를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 시장 역시 정치적 부채가 있어 안철수 사람들이 선거를 뛰고 있는데 민주당 후보로서 움직이기도 난감하다.

安-民 ‘All or Nothing’게임 경기·인천 선거
이에 대해 안철수 측에서는 “안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을 전제로 박 시장이 민주당 후보보다는 제3지대 후보로 중립을 지킬 수도 있다”며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반면 경기도의 경우 새누리당은 김문수 현지사가 지키고 있는 가운데 유정복 장관이 유력한 차기 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진표, 원혜영 두 인사가 양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안 의원 측 인사로는 3선의 정장선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지난 대선부터 안 의원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정 전 의원의 경우 지난 19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해 도지사 출마설이 그럴듯하게 흘러나왔다. 최근 경기도 평택이 재선거지역으로 분류될 경우 출마설도 나왔지만 본인이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안철수 진영으로 출마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더 높아졌다.

무엇보다 경기도의 경우 3자 구도일 경우 야권 후보가 필패할 공산이 높다. 안 후보 측이 민주당과 박 후보를 배려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민주당에서 안 의원 측에 어떤 ‘당근’을 줄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인천의 경우에도 경기도지사 선거와 비슷한 처지다.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의 재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안 의원 측 인사가 나설 경우 새누리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공산이 크다.

최근 인천일보와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 후보가 인천과 경기도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 후보 모두에게 앞서는 것으로 나와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는 형편이다. 안 의원 측이 후보를 낼 경우 당선도 노려볼 만한 결과다. 인천 역시 경기도와 마찬가지로 민주당과 안철수 진영간 ‘야권 단일화’가 화두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 진영 간 치열한 3자 구도 싸움도 배제할 수 없다.

친노·새누리당 1타2피, “부산을 사수하라”
한편 안철수 부산고·서울대 후배인 김성식 전 안철수 캠프 본부장의 경우 부산시장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부산의 경우 안 의원이 고향이자 공을 들이는 지역으로 부산에서 안 의원 측 인사가 당선될 경우 그 정치적 파괴력은 호남만큼 강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권 도전 차원에서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서의 승리는 천군마마일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에서의 승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의원 등 친노 세력과 차별화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새누리당 지지 기반을 잠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미 안 의원은 9월초 부산을 두 번째 방문해 대규모 토론회와 민생현장을 방문하고 대언론 접촉 등 강행군을 벌인 것 역시 부산시장 선거와 무관치 않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이 밖에 충청도와 강원도에서도 안 의원 측 지지세력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안 의원 측이 가장 공을 들이는 충청도 지역은 역시 대전이다. 본인이 교수로 재직했던 카이스트가 있고 새누리당 염홍철 대전시장이 최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박성효 전 대전시장 카드가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권선택 전 의원이 유력다. 안 의원 측 인사들은 대전내일포럼을 중심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대전시장 후보는 안갯속이다.

반면 충남과 충북이 안희정, 이시종 도지사가 모두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후보를 내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강원도 역시 강원내일포럼 인사들을 중심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최문순 민주당 도지사의 재도전이 확실한 가운데 새누리당 후보군과 일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 후보로는 권성동, 황영철, 한기호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부지사 출신의 최흥집 하이원리조트 대표도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동해 출신인 이재오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mariocap@ilyoseoul.co.kr
 

10월 재보선 안철수 무소속 연대 출마자는
- 평택 이계안, 포항 허대만, 전주 정기남, 수원 정미경

10월 재보선 지역으로 경기 화성과 포항 두 지역뿐이라서 ‘미니 총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향후 경기도 수원, 평택, 인천, 전북 전주, 충남 서산·태안 등 5~6군데가 더 재보선 지역으로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표출하고 있다. 하지만 9월말까지 대법원 판결이 더 나오지 않을 경우 김이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안철수 진영에서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의 경우에는 이계안 전 의원이 조용하게 움직이고 있다. 평택의 고향인 김 의원은 경복고-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차 사장, 현대캐피탈 회장을 거친 전형적인 CEO 출신으로 17대 동작을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다. 현재는 2.1 경제연구소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정계진출을 다시 모색하고 있다.

10월 재보선 지역으로 경북 포항의 경우 허대만 민주당 당협위원장이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허 위원장은 포항시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을 지냈다. 하지만 이 지역이 이상득 전 의원이 내리 6선을 한 지역인데다 여권 텃밭으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기는 힘든 지역이다. 이에 허 위원장은 안철수-민주당 양 진영으로부터 공천을 받아 출마하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전북 전주의 경우에는 정동영 민주당 고문의 정치적 고향으로 출마설이 흘러나왔지만 정 전 의원이 고사로 물 건너간 상황이다. 안철수 진영에서는 정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정기남 안철수 전 캠프 부실장이 거론되고 있다. 정 전 부실장은 2007년 정동영 대선후보 공보특보를 지냈고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 정책특보를 맡았다. 현재는 정책네트워크 내일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의 경우 손학규 민주당 고문의 출마설이 나왔던 지역이다.

하지만 정 고문과 마찬가지로 출마를 일축하고 있는 상황. 안 의원 측에서는 적당한 인물군을 찾고 있는 가운데 18대 새누리당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됐다가 19대 낙천돼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미경 전 의원이 안철수 무소속 연대 형식으로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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