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외교문서 공개 후폭풍이 한나라당을 강타하고 있다. 외교문서 공개 파문이 확산될 경우 가장 큰 부담을 떠 안아야 할 박근혜 대표와 6·3동지회 회장을 지낸던 김덕룡 원내대표, 이명박 서울시장이 문서공개에 따른 대응안에 제각각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 대표와 이 시장은 당내에서 대권경쟁을 펼치고 있는 라이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교문서 후폭풍은 당내 대권주자간 파워게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 시장은 19일 프레스센터에서 김덕룡 원내대표,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 등 6·3동지회 전현직 회장단과 주요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연석회의를 열고 한국정부, 일본정부, 국회에 대해 강도 높은 후속대책을 촉구했다.6·3동지회는 이날 국회 차원의 특위 구성과 국정조사를 주장하고 김종필 당시 중앙정보부장과 이동원 외무장관 등 한일협정 당사자들의 국정조사 증인 출석을 요구하기도 했다.특히 이날 모임에서 이 시장 측근으로 알려진 이재오(6·3동지회장) 의원은 이 문제와 관련해 “과거 부분을 역사학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은 애매모호한 말”이라며 “한일협정은 역사학자가 아니라 정치인들이 한 것으로 이 사안은 정치 현실”이라고 주장, 박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이 의원은 또 “한나라당도 당당하게 국회에서 할 일을 해야 한다. 오히려 이런 문제는 야당이 나서서 정부의 대응을 촉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당 지도부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했다.한편 6·3동지회는 6·3학생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오는 6월 3일 서울에서 한일협정 반대운동 등에 관여했던 한일 양국 관계자들을 초청해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기념 음악회도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따라서 외교문서 공개 후폭풍은 한나라당내 주류-비주류간 힘겨루기 및 대권주자간 파워게임과 맞물려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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