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부산과 제주를 오가는 카페리 여객선에서 하루 동안에 승객 4명이 잇따라 실종됐다.


2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제주를 떠나 부산으로 향하던 카페리 여객선 S호(6626t·부산 선적)에 탔던 승객 김모(62·경기도 안산시), 이모(70·여)씨 등 2명이 1일 오후 10시 35분쯤 전남 여수 거문도 남동방 8마일 해상에서 실종됐다.


해경 조사 결과 이들은 사라지기 직전 여객선 뒤편에 함께 서 있었으며, 이를 이상하게 여긴 다른 승객이 승무원에게 신고했지만 이들은 선박 뒤편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CCTV에 잡힌 뒤 행방을 감췄다. 해경은 “사라진 두 사람의 신원을 확인한 결과 부부 관계로 나왔다”고 말했다.


18시간여 전인 1일 새벽 4시쯤에도 이 여객선이 부산에서 제주로 운항하던 중 승객 2명이 사라지는 실종 사건이 있었다. S여객선이 제주시 우도 북동쪽 30㎞ 해상을 지날 때쯤 선미 갑판 위에 여행용 배낭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을 한 승객이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이 가방은 승객 김모(63·대구시)씨 것으로 확인됐으나, 배 어디에서도 김씨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가방 안에선 ‘아들아, 할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이어 오전 5시 45분, 이 여객선이 제주시 우도 북동쪽 18㎞ 해상을 지날 때에도 또다시 “한 남자가 바다로 뛰어든 것을 목격했다”는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두 번째로 실종 신고된 남성은 권모(66·대구시)씨로 확인됐다.


해경은 대구남부경찰서와 공조 수사를 통해 권씨의 대구시 자택 방 안에서 ‘나는 바다로 간다’는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의 글을 발견했다. 해경은 “대구에 사는 실종자들은 모두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서로 아는 사이이거나 자살을 미리 공모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사이에 실종자 네 명이 발생한 S호는 지난 30일 오후 7시 부산에서 승객 159명을 싣고 1일 오전 제주에 도착했고, 이어 같은 날 오후 7시 승객 40명을 태우고 제주를 떠나 부산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S호는 지난 4월 15일 취항을 시작했으며, 지난 22일에도 이 배에서 경기도 구리시에 사는 승객 E(27)씨가 실종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제주를 오가는 모든 여객선에서 발생한 실종자 수는 지난 2010년 1명, 2011년 3명, 2012년 2명이었다. 올해는 이 배에서만 5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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