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수익 날 때까지 일희일비 하지 마라 
설득력과 자제력 그리고 지구력을 갖춰야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국 성인들이 가장 좋아하고 즐겨 읽는 동양의 고전으로는 삼국지가 첫손에 꼽힌다. 삼국지가 사랑받는 것은 박진감 넘치고 힘 있는 전개, 웅대한 스케일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으뜸은 무수한 영웅호걸 그리고 인간군상이 어우러져 엮어내는 드라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삼국지사전에 의하면 삼국지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이 모두 1259명이라고 하거니와 이들이 어우러져 장대한 드라마를 엮어내고 사람들은 그 드라마에 환호하는 것이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이토록 많은 영웅호걸 중 현대사회에 이르러 가장 주목을 받는 사람은 단연 조조다. 조조 개인의 입체적인 성격과 탁월한 개인적 역량이 현대인의 야누스적인 성격과 성공신화를 추구하는 현대의 트렌드에 어울려 보다 큰 호소력을 갖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조조의 성격은 대단히 복잡한데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이 더욱 많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주장이다. 그의 성격적 특성은 대단히 긍정적이며 구상력, 결단력, 친화력, 행동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또한 냉철한 계산력에다가 시대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통찰력과 감성까지 풍부했다고 한다.

그는 삼국지의 영웅 중 가장 많은 시를 남기기도 했다. 또 그는 천하의 패권을 놓고 다툰 유비나 손권과는 달리 자신의 성공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자신의 역량만으로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수성가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부분은 어느덧 성공이 화두가 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가장 크게 어필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조의 외모는 기록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유비나 손권에 비해 몸집은 작았지만 에너지가 넘치고 피곤을 모르는 타입이었다고 한다. 일에 몰두하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집중력도 뛰어났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으며 놀기도 잘 놀았다고 한다. 특히 뛰어난 점은 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인데 지도자의 자질 중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덕목이다. 그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늘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 부하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아줬다. 이탈리아 고등학교 교과서는 지도자가 갖춰야 할 자질로 지성, 지속적인 의지, 설득력, 자제력 그리고 지구력을 들고 있다. 삼국지의 세 영웅 중 조조가 이 자질들을 가장 많이 가졌다는 분석을 보면 그의 성공은 충분히 납득이 된다.

조조는 관도대전을 앞두고 적인 원소의 병력이 압도적으로 많아 부하들이 불안해하자 이렇게 연설했다. “걱정 말라. 승패는 병력의 수에 달린 것이 아니라 장수의 역량에 의해 결정되는데 내가 원소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지혜가 없고 소심하다. 또 군대의 규율이 안 잡혀 있고 대장들도 제각각이다. 두고 보아라. 땅이 넓고 양식이 풍부하더라도 결국은 모두 우리 차지가 될 것이다.” 조조는 이렇게 부하들에게 승리의 확신을 심어줬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부딪치더라도 항상 철저히 준비하면서 조그만 곳에서 가능성을 찾아 ‘되는 쪽’으로 생각한 것이다.

주식투자는 승패를 알 수 없는 게임이다. 때로는 질 수도 있고 또 때로는 이길 수도 있다. 한 번의 승패에 환호하거나 의기소침해서는 절대로 오랫동안 투자할 수 없다. 투자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초과수익을 궁극의 목표로 한다.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안 승리도 있고 패배도 있다. 따라서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항상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승리하는 것이다.

민병돈 유진투자증권 본점영업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