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 22조 원 두달새 5배 폭증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연예계가 불법 도박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수근·탁재훈·토니안·앤디·붐 등이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될수록 또 다른 유명연예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탓인지 본지가 [지령 1005호-불법사행성 게임 다시 기승] 제하의 기사를 통해 게임업계 추산 불법사행행위 시장규모가 최소 4조5000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불과 두 달 새 22조 원이 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법적인 웹보드게임 시장 규모가 약 500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9배에서 44배로 뛴 ‘지하경제’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11월에 연예계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났다. 남자연예인들이 대거 불법도박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크나큰 충격을 주고 있다.
불과 수개월 전 방송인 김용만씨의 구속으로 침체기에 있던 연예계가 같은 방식의 불법도박으로 쑥대밭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 불법도박 시장이 75조 원에 달한다는 정부 발표가 있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이행에 135조 원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불법도박에 복지재원의 절반 상당이 새고 있는 셈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카지노·경마·복권·스포츠토토·소싸움 등 7개 합법 도박 규모가 20조 원인 반면 불법도박 규모는 그 4배에 달한다.
종류별로는 불법하우스도박(19조3165억 원), 불법사행성게임장(18조7488억 원), 인터넷라이브·웹보드게임·인터넷릴게임 등 불법인터넷도박(17조985억 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사설 경마·경륜·경정(9조9250억 원), 사설 스포츠토토(7조6103억 원), 사설 카지노(2조4484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1년 사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다 적발된 사람도 3배 이상 늘어났다.
경찰은 불법 인터넷 도박 시장이 큰 것은 편리한 접근성에서 나온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독버섯처럼 번지는 온라인 도박에도 불구하고 단속은 쉽지 않다주로 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데다 서버와 아이피(IP)도 한 달 만에 바꿔 추적이 어렵다. 인터넷뿐만 아니라 일반 휴대전화,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접근할 수 있어 완전한 근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법적조치가 더욱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다. 미국의 경우 탈세범으로 잡힐 경우 ‘이런 행동을 최소한 지난 30년 이상 저질렀던 것’으로 간주해 소급 처벌한다. 금융 범죄와 관련해서도 돈세탁 범죄자는 세무당국은 물론이고 재무부, FBI까지 나서서 추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탈세 후 적발되면 세금만 더 징수될 뿐 검찰조사를 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경종(警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사법당국이 끈기 있게 추적해 적발하고 법원은 도박꾼들을 가능한 한 무겁게 처벌해 불법 도박이 움츠러들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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