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의 J나이트 클럽은 강남 젊은이들에게 ‘물좋기로’소문난 곳이다. 저녁 9시만 되면 최고급 외제차들이 화려하게 등장하며 이미 내부는 발 디딜을 틈도 없다. ‘논다는 사람들이 확실하게 놀 수 있다’는 그곳은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불황을 모른다. 특히 일부 유학생들과 부유층의 자제들은 이곳의 주 매상을 책임지는 VIP들로서 이들의 화끈한(?) 유흥문화는 간혹 구설에 오르기도 한다. 강남 클럽의 지존으로 불리는 J나이트. 그곳에서는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차형준(25·가명)씨는 “솔직히 한국만큼 놀기 좋은 곳도 없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아버지의 사업관계로 미국과 호주등지에서 10년 이상 살다온 차씨는 “내 젊은 시절에서 J나이트를 빼놓을 수 없다”며 웃었다. 그는 ‘자타공인 강남 유흥문화의 달인’이라는 명색에 맞게 J나이트에 대해서도 훤히 꿰뚫고 있었다.

청담동 E호텔 지하에 위치한 J나이트와 신사동 S호텔지하의 B나이트는 ‘강남 나이트의 지존’이라 불리는 곳으로 차씨가 자주 애용하는 곳이다.차씨는 “J의 장점은 뜨내기들이 없다는 것이다. 80~90%는 강남애들이다. 특히 대부분이 민간인들이라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여기서 ‘민간인’이란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선수’들이 아닌 학생이나 직장인 등 순수하게 유흥을 즐기러 오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그는 “솔직히 이태원이나 타지의 나이트에는 일명 ‘빠순이’들이 많이 온다”며 “J는 그런 곳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차씨로부터 ‘매상룸’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매상룸을 종종 이용한다는 그는 “보통 연예인룸으로 불리는데 일반룸의 3배 크기로 10여명은 거뜬히 들어간다. 보통 3~4명이 가는데 J&B 3병에 안주 2개를 시키면 대략 150만원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발렌타인 17년산 등을 싸갖고 가는 술수(?)를 쓰는데 웨이터와 친분이 있기 때문에 알고도 눈감아 준다”고 전했다.“매상룸은 워낙 비싸기 때문에 굳이 특별한 날이 아닐 경우 예약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 차씨의 말이다.J에서 수년간 일한 경력이 있는 한 영업관계자는 “매상룸이라고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통상적으로 한 두개 정도 여유로 남겨두는 룸이 있다. 단 매상룸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최소 기본적으로 100만원 이상 술을 먹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 룸에 비해 2~3배나 더 비싼 매상룸을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차씨는 “허세부리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지 넓은 공간에서 여유롭게 놀고 싶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매상룸을 이용할 경우 서비스에서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 부킹도 절대 아무나 들여보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차씨에 따르면 담당 웨이터가 그들의 ‘취향’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설픈’애들은 데리고 오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간혹가다 마음에 들지 않는 여자가 부킹 올 경우 우리들은 아예 말도 걸지 않는다. 눈치없이 끝까지 안나가는 애들은 웨이터가 알아서 처리(?)해준다”며 웃었다. 룸에서는 노래와 게임 등을 하기도 하는데 부킹 온 여성이 마음에 들 경우 키스 정도는 쉽게 이루어진다고 전했다. 그는 “룸내부의 화장실에서 관계를 맺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는 결코 그렇지 않다”며 손사래를 치다가 “호텔로 직행한 적은 몇 번 있다”고 고백했다. 차씨는 이어 “부킹이 원나잇으로 연결되는 것은 일부”라고 강조한 뒤 “소문처럼 룸내에서 문란하게 논다거나 바로 원나잇으로 가는 경우는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그러나 “술에 취해 이리저리 메뚜기처럼 돌아다니는 여자들은 ‘콩꾼 패밀리’, ‘골뱅이’라 불리는데 정말 대책이 없다”며 멋쩍게 웃었다. 차씨는 또 “나이트에 처음 온 사람들이나 가격을 잘 모르는 경우 웨이터에게 바가지 쓰는 경우도 있다”고 충고했다. 이를 두고 ‘총 맞았다’는 은어를 쓴다.

·명문가의 탕아
웨이터 경력 5년째인 한모(26)씨로부터 매상룸을 자주 찾는 단골에 대해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나를 형이라 부르며 따르고 술자리도 같이 하는 막역한 사이”라며 최고의 VIP 단골로 유학생 A(23)씨 무리를 꼽았다.한씨는 “한국에 들어오는 여름방학 두달여 동안 올려주는 매상이 일반 손님 1년치의 매상보다 많다”고 전했다. 한번 올 때마다 매상룸에서 거의 150만원 정도를 쓰고 간다는 것.한씨에 따르면 여름이 J나이트의 성수기다. 5월말부터는 여름방학을 맞아 한국에 들어온 유학생들로 나이트는 최고의 호황을 누린다.미국 유학생인 A씨와 그의 친구들도 5월 말이 되면 일제히 들어오는데 8월에 다시 미국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대략 30회 가까이 찾는다. “2~3일에 한번꼴로 찾는데 올 때마다 정말 제대로 놀다간다는 게 한씨의 설명이다.최신 유행하는 노래들을 꿰뚫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댄스실력도 수준급이라는 것. 한씨에 따르면 이들 무리들은 여자를 다루는 수법도 ‘선수급’인데, 정작 여자를 사귀는 것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부킹으로 만난 여성과는 원나잇으로 끝나거나 한국에 머무는 기간 동안 만나다 정리하고 다시 들어가는 패턴이다.

한씨는 “얘네들은 오랜 유학생활로 인해 사고방식 자체가 일반 손님들과 다르다. 대부분 즐기고 끝나는 ‘쿨’한 관계를 원한다. 종종 호텔에 방을 잡아주기도 한다”고 털어놨다.A씨 일행은 부킹 온 여성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대놓고 막말을 해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인사조차 받지 않고 아예 무시하는 것은 그나마 점잖은 편이다. 외모에 대해 직접적으로 모욕을 주거나 나가라고 요구를 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그 룸에 들어갔다가 ‘울고 나오는’여성들이 한둘이 아니었다는 것.이들은 노는 것 만큼이나 연애도 ‘화끈하게’ 한다.부킹 온 여성과 대충 짝이 정해지면 웨이터가 들락거리거나 말거나 진한 스킨십을 나누느라 여념이 없는데 이들의 행동은 마치 ‘연인같다’고 전했다. 어느 순간 문을 잠가버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한씨의 말이다.그는 룸내에서 있었던 비화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한번은 이들이‘골뱅이’들만 넣어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었는데 아침 7시가 되어서야 나간 이들의 룸은 말그대로 난장판이었다”는 것이다.

룸 여기저기에는 부킹 온 여자의 것으로 보이는 스타킹과 속옷이 널부러져 있었을 뿐 아니라 룸내의 화장실에는 대략 10여개의 콘돔이 흩어져 있었다. 나중에 A씨에게 들은 얘기에 따르면 “옷벗기 게임을 하다가 모두들 거의 나체가 되어 아주 끝내주는 밤을 보냈다”며 자랑하더라는 것이다. 한씨는 “얘네들은 대부분 현지에 ‘진짜’ 애인이 있다”며 “이들의 씀씀이와 뛰어난 외모에 호감을 보이는 여성들이 많지만 대부분은 엔조이로 끝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미영주권자인 A씨는 수려한 외모로 한때 국내에서 가수준비를 하다 집안의 반대로 꿈을 접고 미국에서 경영학 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한씨는 “A씨의 아버지는 현금부자로 소문났다. 함께 오는 친구들의 집안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귀띔했다.“걔네들은 일년에 한번 귀국하는 이때를 위해 차를 팔지 않는 것은 물론, 여름마다 차를 바꾼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그는 A씨 무리를 일컬어 “워낙 돈을 화끈하게 쓰는 VIP손님이라 친분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솔직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며 “부모 잘만난 명문가의 탕아들”에 빗대었다.

J 나이트클럽을 말한다
전직웨이터 G씨 “룸 기본 매상 50만원”
J에서 영업을 한 경력이 있는G(28)씨는 J나이트클럽을 두고“강남 냄새가 가장 확실히 나는 곳”이라 설명했다.
- 룸이 총 몇 개인가.▲ 룸만 총 30개다. 매상룸은 2개 정도다.
- J의 특징이라면.▲ J는 지역색이 가장 잘 나타나는 공간이다. 강남 손님들이 많고 노는 것도 확실히 깔끔하다.
- 기피하는 손님이 있다면.▲ 룸 잡았다고 어깨에 힘주고 허세부리는 진상도 있다. 뜨내기 중에 진상이 많은데 타지역이나 지방에서 소문듣고 놀러온 경우에 유독 심하다. 룸은 기본이 50만원인데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
- 연예인들은 많이 오나.▲ 몇년 전만해도 연예인들이 많이 왔지만 최근엔 약간 주춤하다. 그러나 자주 오는 단골도 여전히 많다.
- 웨이터들은 연예인을 안좋아한다던데.▲ 일부 연예인들은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특별 대우를 받고 싶어한다. 공짜로 술을 먹으려 하거나 웨이터를 무시하고 거드름 피우는 연예인도 있다.

단골손님 성재민씨 “원나잇 수차례 경험”
대학생 성재민(26)씨는 어린시절 미국에서 10여년을 살다온 자타공인 ‘나이트 마니아’다. 20대 초반에는 일명 나이트 ‘죽돌이’였다는 그는 요즘에도 J를 찾는다.
- J를 자주 찾는 이유는.▲ 놀기 편해서다. 춤도 출 수 있고 예쁜 애들과 놀 수도 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물’도 그나마 괜찮다. 음악은 힙합과 하우스 뮤직이 주를 이루는데 정말 ‘끝내주게’ 틀어준다.
- 주문은 어떻게 하나. ▲ 3~4명이 가면 양주 2병에 안주 2개를 시킨다. 술은 J&B나 발렌타인을 주로 시키고 안주는 모듬튀김이나 낙지 떡볶이를 선호한다.
- 나이트비가 많이 들텐데.▲ 친구들도 다들 나이트를 좋아해서 15만원 정도씩‘붐빠이’해서 간다. 그동안 나이트에 쏟아부은 돈을 모았더라면 아마 집 한 채는 샀을 거라는 농담도 한다.
- 룸을 잡는 이유는.▲ 일단 테이블은 시끄러워서 정신없다. 또 부스에 앉느니 돈 좀 더 내고 룸잡는 게 낫다.
- 마음에 안드는 여성이 부킹을 왔을 때는 어떻게 하나.▲ 대체적으로 무시한다. 어느정도 눈치가 있는 여자들은 ‘미안한데 우리끼리 할 얘기가 있다’고 하면서 나간다. 한국말을 못하는 척 우리끼리 영어로 대화하기도 한다.
- 부킹으로 만난 여성과 원나잇을 해본 경험이 있나.▲ 원나잇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몇 번 해본적은 있다.
- 한달에 몇 번 정도 가는가.▲ 한창 많이 다닐 때는 일주일에 2번 정도 갔다. 요즘은 한달에 3~4번 정도 간다.

단골손님 이지연씨 “수준이하 연예인 많아”
나이트클럽의 단골 이지연(25)씨는 “추태를 부리는 연예인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나이트 경력(?)에 걸맞게 연예인들도 무수히 봤다는 그녀로부터 연예인과 관련된 비화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 자주 오는 연예인은.▲ 가수들이 많은 것 같다. 특히 모 댄스 그룹 멤버들을 자주 봤다.
- 연예인과 부킹해서 황당했던 적은. ▲ 전직 가수 출신인 탤런트 H의 경우 대화를 나눈지 10분만에 “위에 올라가자”고 말해 무척 놀랐다. 여기서 ‘위’란 나이트클럽이 소속되어 있는 E호텔을 일컫는 것이다.
- 기분 나빴던 경험은.▲ 가수 Y의 경우 최악이었다. 반말을 하고 수군덕거리며 과장해서 웃어대는데 기분이 몹시 나빴다. 내가 기분 나쁜 표정을 짓자 ‘그만 나가보라’고 하더라.가수 L은 따라주는 술을 거절하자 대뜸 화를 내며 ‘내숭떨려면 부킹 왜왔냐’며 면박을 주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웨이터에게도 거드름을 피우며 이것저것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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