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골프여제 박인비가 2년 연속 상금왕에 오르며 2013 시즌을 마무리했다.
 
박인비는 지난달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골프장에서 열린 2013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타이틀 홀더스 4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잡고 보기 1개를 기록해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5위에 올라 상금 6만2777달러를 추가했다.
 
이로써 박인비는 올 시즌 총상금 245만6590달러(약 26억 원)를 손에 넣으며 2년 연속 상금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한국인 선수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확정지었고 올 시즌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해 6승을 거둬들여 다승왕에도 등극했다.
 
지난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수상하며 부활을 알린 박인비는 지난 2월 처음 출전했던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행운의 역전승을 거두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이후 시즌 첫 메이저대회였던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고 3주 뒤 노스텍사스 슛아웃에서 우승하며 가볍게 3승을 기록했다.
 
6월에는 최고의 절정기를 맞았다. 두 번째 메이저 대회였던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카트리나 매슈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아칸소 챔피언십 연장전에서는 유소연을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어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까지 석권하며 개막 후 메이저대회 3연승이라는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개막 후 메이저대회 3연승은 LPGA 사상 63년 만의 쾌거였다.
 
이와 함께 시즌 6연승으로 한국선수 시즌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고 33주간 세계 정상을 지키며 2010년부터 2011년에 걸쳐 25주간 1위를 지켰던 신지애를 뛰어넘는 한국인 최장 기록도 달성했다.
 
다만 사상 초유의 그랜드슬램 도전에 대한 관심과 부담감 때문에 박인비는 후반기에 난조를 보이며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시즌 막바지에는 올해의 상과 상금왕 경쟁에서 수잔 페테르센과 스테이시 루이스의 거센 추격을 받기도 했다.
 
박인비와 더불어 태극낭자들의 승전보도 올 한 해 LPGA를 뜨겁게 달궜다. 태극낭자들은 올해 박인비의 활약을 앞세워 역대 최다 우승인 2009년 12승에 하나 모자란 11승을 이뤄냈다. 박인비가 6승을 휩쓸었고 신지애와 이일희, 박희영, 리디아 고, 양희영이 1승씩을 보탰다.
 
박인비는 다음주 대만에서 벌어지는 스윙잉스커츠 대회에 참가한 뒤 호주에서 동계훈련을 가질 계획이다. 또 올해의 영광을 뒤로한 채 훈련을 통해 올해 부족했던 면들을 채워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하려면 체력이 더 좋아야 할 것 같다. 기술적으로도 아이언, 퍼트, 칩샷 등 모든 부분에서 부족함이 많다고 느낀다”며 “모든 것을 보완해 내년에는 새로 시작하는 자세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은 지난달 28일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와 LPGA 투어를 망라해 2013년 골프계를 달군 뉴스 20건을 선정하면서 박인비를 2위에 올렸다. ESPN은 “남녀 통틀어 그랜드슬램에 근접하는 성적을 낸 선수를 본 지 10년이 넘었다”며 “박인비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극찬했다. 1위로는 43세에 브리티시오픈 챔피언에 오른 필 미켈슨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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