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무심코 지나치는 한강의 풍경에 감탄한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삭막한 한강 다리들은 화려하게 변신한다. 강을 가로질러 시원스레 뻗어 있는 한강다리들은 삭막한 철제구조물이 아니라 마치 강 위에 떠 있는 웅장한 예술품이다. 저마다 독특한 모양으로 화려한 미관을 뽐내고 있는 한강의 다리들을 보면 교통체증과 공해로 인한 피곤함도 눈녹 듯 사라져버린다. 삭막한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끼던 사람들에게 한강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다. 그림같은 한강다리의 세계로 푹 빠져보자.

·동양적인 곡선미 ‘성산대교’1980년 개통된 성산대교는 마포구 망원동과 영등포구 양화동을 연결하는 한강의 12번째 교량이다. 총 길이 1,410m로 개통 당시 국내 최장이라는 점 때문에 화제를 모은 이 교량은 북부간선도로, 강변북로와 연계되어 있고, 서부간선도로와 경인고속도로를 잇는다. 성산대교의 특징은 양쪽 난간에 반달형의 플레이트(Plate)를 붙여 아치형의 곡선미를 살림으로써 외관을 거의 무시했던 종래의 다리들과는 달리 조형미가 뛰어나다.

·스트롱백 X자로 교차시켜 교통 통제 없이 확장 ‘성수대교’강북 성수지역과 강남 압구정동을 연결하는 다리로‘한강다리 중 가장 큰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1994년 붕괴사고로 2004년 9월17일 재개통된 성수대교는 스트롱백을 X자로 교차시킨 구조물을 강 상판에 용접한 기술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성수대교 하루 교통량은 현재 15만대 규모로 26개 한강다리 중 가장 많다.

·국내 최초의 복층교량 ‘청담대교’“단순히 지역을 연결하는 것을 넘어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구조물이다” 청담대교를 시공한 동부건설측의 설명이다. 84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2000년 12월에 준공된 청담대교의 특징은 한강상에 놓인 최초의 복층교량이라는 점과 후대를 생각한 환경친화적인 구조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광진구 자양동에서 강남구 청담동을 잇는 청담대교의 야경에는 누구나 감탄사를 내뱉을 법하다. 경관조명의 구성은 양측단에 Line조명으로 7가지 색상을 연출하여 시간대, 요일별로 색상의 변화를 주도록 하는 한편, V자형 교각형태를 부각하고자 녹색과 황색의 두가지 색상을 계절별로 연출하여 사계절 내내 시각적인 만족과 함께 친근감을 가질 수 있는 시민의 교량을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최초의 닐센 아치교 ‘서강대교’여의도와 마포를 연결하는 서강대교는 1999년 현대건설에 의해 준공됐다. 폭 29.0m, 연장 1,706m 규모의 서강대교는 강남북간의 원활한 교통 처리와 지역 발전을 도모하고 경인고속도로와 신촌로터리 방향의 주요 교통축을 형성함으로써 도시교통난 완화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이 교량은 닐센 아치교 공법, 재래식 동바리 공법, 연속압출 공법, 스틸박스 교량 공법 등 교량에서 쓰일 수 있는 다양한 공법들이 총동원돼 건설 당시 화제를 모았다.

·한강대교한강다리 중 가장 먼저 놓인 다리이다. 총연장 1,005m인 이 다리는 조선총독부가 치도사업의 일환으로 1916년 3월에 착공하여 이듬해인 1917년 10월에 준공했다. 원래 이름은 ‘제1한강교’였으나 1984년 ‘한강대교’로 바뀌었다.한강대교는 해방 이전까지만 해도 서울과 강남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로 서울의 간선도로(幹線道路)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다. 그러나 6·25전쟁 때 대교 구간의 2, 3, 5번째 경간이 폭파되어 사용불능상태가 되었다. 9·28수복 후 1차선이 복구되어 차량 통행을 재개하였고, 1954년에 완전 복구됐다.

·제3한강교강북 한남동에서 강남 신사동으로 이어지는 이 다리는 한강에 건설된 네번째 교량으로, 경부고속도로의 진입 관문 역할을 한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이 교량은 11억 3,300만원의 공사비를 들여 1966년에 착공해 1969년에 준공하였다. 길이 970m, 너비 27m로 이 가운데 보도가 3m를 차지한다. 6차선 교량으로 개통 당시에는 제3한강교로 부르다가 1985년 지금의 ‘한남대교’로 변경되었다.

·국내최초 콘크리트 사장교 ‘올림픽대교’올림픽대교는 광진구 구의동과 송파구 풍납동을 연결하는 교량으로 서울 올림픽을 영구히 기념하기 위해 1990년 유원건설에 의해 시공됐다. 이 교량은 사장교 주탑의 구성을 4주로 하여 동방철학에서 우주만물의 근원으로 상징하는 연,월,일,시와 4계절 춘·하·추·동 및 4방향 동·서·남·북을 나타내도록 하였으며, 특히 제24회 올림픽경기를 기념하여 케이블의 수를 24조, 주탑의 높이는 1988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88m로 한 것으로 유명하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