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범희 기자] 601비상 대표 박금준씨의 '한글말 변주곡'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한말글 변주곡'은 소리로 표현되고 뜻으로 전해지는 한글의 관습을 넘어서기 위한 질문이며 실험이다.

박 대표는 소리를 조형적으로 구현하고 뜻을 음악적으로 변주함으로써 입체적 해석이 가능한 언어로 한글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텍스트(Text)에 질감(Texture)을 부여하고, 조형(Sculpture)의 영역까지 한계를 넓혀온 그의 실험은 한글을 바라보는 익숙한 원근법을 뒤흔든다.

표음 문자로서 한글의 기원과 타이포그래피로서 시각 언어의 맥락이 그의 작업 안에서 팽팽하게 긴장하고 교차한다. 한글의 과거와 현재, 소리와 문자가 극적으로 조우하는 것이다. 박금준은 최근 몇 년간 이와 같은 작업을 통해 우리 말과 글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으며 한글 예술화의 지평을 확장해 왔다.

특히 이번 '한말글 변주곡' 작업에서는 움트는 희망을 담은 12가지 순우리말 단어에 형태와 표정을 입혀 한글의 구조적 조형미와 의미적 상상을 동시에 표현하고자 했다.

단어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음운과 음절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해 음악적 리듬감과 순환하는 삶의 역동성을 결합하고, 다양한 삶의 단면을 공간 분할과 상형 언어로 구현한 것이다. 나아가 평면적 텍스트에 뻗어나온 입체적 이미지를 대형한지, 판화, 조형물, 캘린더 작업 등 다양하게 변주함으로써 일관된 질서를 지닌 조형 언어로 한글의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했다.

전시회는 신사동 '앤 갤러리'에서 내년 2월 8일까지 진행되며, 홍대 앞 '공간 1984' 에서는 오는 20일 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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