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매매특별법시행으로 철퇴를 맞았던 ‘성매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집창촌 이외의 단란주점이나 안마시술소는 물론 룸살롱, 노래방까지 2차(성매매) 여성이 없어서 못 가는 실정이다. 이는 성매매특별법 시행 1년이 지나면서 단속이 점점 약해지다가 이제는 아예 실종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설 연휴전날인 지난달 27일 새벽 서울 강남의 술집과 안마시술소는 그야말로 손님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그 실태를 취재했다. 서울 강남의 A룸살롱은 평일의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지만 룸이 없어 들어오는 손님들도 대기실에 앉아 길게는 1시간이나 기다리고 있어야 했다. 그래도 강남에서 물(?)좋기로 소문난 이 룸살롱은 룸만 30여개. 모두 만원이었다. 이곳은 기다리는 손님과 술 나르는 웨이터, 접대 여성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술값을 계산한 손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옆에 접대여성을 데리고 ‘2차’ 나가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들에겐 예전처럼 성매매에 대해 불안한 표정을 짓거나 단속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2차 아가씨 태부족

업소의 부장이라는 김모(38)씨는 ‘2차’는 기본이라며 은근히 성매매를 부추겼다. “불법이 아니냐”고 묻는 기자에게 김씨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언제 적 얘길 합니까. 요즘은 ‘2차’ 나가는 여성이 모자라 다른데서 데려오는 일이 태반이에요. 심지어 ‘2차’ 나가는 여성만 부를 정도라니까요.” ‘2차’ 성매매는 이젠 성매매특별법 이전 수준 이상으로 완전히 회복됐다는 얘기다. 또 김씨는 “작년에 비해 매출이 갑절 이상으로 뛰었죠. 이곳에 오는 손님들은 거의 100%가 ‘2차’를 가는 사람이라고 보면 돼요”라고 전했다.강남의 또 다른 B업소. 이 업소의 서비스는 아주 특별한 서비스로 소문이 자자하다. 자타가 공인할 정도다. 이곳은 룸 안에서 행해지는 일반적인 서비스는 기본이고 오후 6시가 되면 남자 손님 한 명당 두 명의 아가씨가 서비스를 한다. 이곳에서 일한지 2년 됐다는 웨이터 현모(27)씨는 이곳 ‘서비스’는 거의 성행위나 다름없다고 말한다.“남자손님의 바지를 벗겨서 입으로 하는 서비스가 기본이에요. 이곳에 한 번 온 손님들은 꼭 다시 찾죠. 다른 곳과 경쟁에서 살아 남기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라고 말했다. 다른 업소와의 경쟁에서 이겨야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이곳의 여성들을 ‘2차’ 성매매로 내몰고 있는 셈이다.

유사 성행위업소까지 성매매

이렇게 성매매에 대한 수요가 넘쳐나고 성매매에 대한 죄책감이나 불안감이 없어지다 보니 이젠 ‘섹시바’나 유사 성행위만 제공하던 ‘대딸방’도 실제 성행위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대딸방’은 실제 성행위가 가능한 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대기자 명단’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유흥가의 정보를 제공하는 유명 ‘W’사이트도 게시판에 업소들의 특징과 2차 탐방기 등 경험담으로 봇물을 이뤘다. 이 사이트에는 성매매업소의 위치와 가격이 상세히 나와 있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여관과 노래방, 안마시술소, 대딸방, 리얼돌(인형)등 거의 모든 업종과 분야에서 성매매가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강남 일대에는 남성 한명과 여성 두 명(쓰리섬)을 넘어 세 명(포섬)과 성관계를 하는 변태업소들도 호황이라고 한다. 직장인 전모(32)씨는 “방에 여성 세 명이 함께 들어와 놀랐어요. 포섬을 하기 위해서 말이죠. 물론 가격은 같구요”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렇듯 입소문을 타고 최근 ‘포섬’ 서비스 등이 빠르게 알려지면서 남성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가격은 1인당 17~18만원선. 결코 가벼운 금액은 아니지만 어설픈 룸살롱에서 폭탄주로 몸 망가지는 것보다 훨씬 알찬 셈이다. 최근에는 서울 도심을 달리며 차량 안에서 성행위를 제공하는 업소도 등장했다. 실제로 이곳 업소 주인의 장부에는 드라이브하며 성행위를 하기 좋은 관광지와 함께 숙박업소 수십 곳이 빼곡히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 기다리기는 예사

남성 휴게실이 밀집한 장안동은 그야말로 치외법권 지역이나 다름없다.업소들은 주말 뿐만 아니라 평일까지도 손님들이 몰려들어 호객행위는 물론 노골적인 성매매도 권유했다. 경찰들은 형식적인 순찰만 할 뿐 거리에서 이뤄지는 호객행위 단속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이 지역에서 3년 넘게 포장마차를 하고 있는 이복순(가명·50)씨는 “예전에 비해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어요. 주말엔 담배만 30만원 이상 판다니까요. 전에는 새벽 2시면 문을 닫았는데 지금은 새벽 4시가 넘어도 손님들이 끊이질 않아 요즘 들어 장사할 맛 납니다”라며 요즘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관할지역 경찰 관계자는 “아직 상부에서 직접적인 단속 조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조만간 유흥업소 단속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성매매단속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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