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서울중앙지검장 임명 비하인드스토리

[일요서울ㅣ오병호 프리랜서] 검찰총장에 이어 서울중앙지검장까지 임명되면서 검찰의 향후 행보에 정치권과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예상대로 계획했던 여러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검찰이 내부적으로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속사정은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게 검찰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곧 검찰 인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조짐이어서 미묘한 술렁임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김진태 총장에게 인사를 통한 검찰의 변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동안 검찰 내부에 정치성향이나 파벌로 혼란이 끊이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 이를 희석하기 위해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그동안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바람막이 역할을 해 인사가 일부에 국한됐지만 이번에 새 총장이 임명되면서 위에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총괄적인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검찰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김 검사장의 임명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그의 중앙지검장 임명은 예고됐다는 말도 나온다. 김 신임 지검장은 2007년 삼성그룹 비자금 특별수사·감찰본부 차장을 지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을 기소한 ‘내란음모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청와대가 중앙지검장에 김 검사장을 낙점한 이유를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김 검사장은 온화하면서도 꼼꼼한 성품의 소유자로 탁월한 수사 능력과 기획 능력을 겸비하고 추진력도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판사로 공직을 시작한 김 검사장은 법무부 정책홍보관리관을 지냈고 원만한 업무처리로 대외관계도 원만하다는 평이다.
2008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부임해 재벌 2~3세 주가조작 사건과 공기업 수사 등을 무난히 처리했다.
수원지검에서 이석기 의원을 수사하고 구속 기소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고 수사력과 성향을 검증하는 잣대가 되었다고 한다. 즉, 박근혜 정부와 코드가 맞는다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 검찰의 가장 방대한 수사조직인 대검 중앙수사부가 폐지되었고 그를 대신해 서울지검 특수부가 조직의 확대(특수4부 설치 예정)와 개편을 앞두고 있어 서울중앙지검장의 역할은 검찰총장보다 더 중요한 위치가 될 수 있다. 물론 청와대는 이런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청와대가 이 같은 인식을 하고 있는 상황에 김 검사장을 중앙지검장으로 임명했다는 것은 상당한 검증을 거쳐 그가 향후 검찰 수사에 적임자라고 판단한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김 검사장이 성공한 중앙지검장이 될 경우 곧바로 차기 검찰총장으로 임명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심지어 “김 검사장 정도라면 차기 검찰총장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검찰 계획된 수사 박차

이는 청와대가 김 검사장과 철저하게 코드 검증을 했을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이에 김 김사장 체제로 들어설 경우, 검찰이 본격적인 정치권 사정에 돌입한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또 내년 지방선거에서 그 성패가 곧바로 박근혜 정부의 성패로 이어질개연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 일익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 검사장 임명 이후 검찰 수사가 가속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검찰의 긴밀한 움직임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1월 설날 이후부터 정치권을 비롯해 관·재계 등 전방위에 칼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라고 예측한다.
복수의 청와대 소식통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검찰은 추진해 오던 기존의 기업 수사는 그대로 진행하고 여기에 공공기관과 공기업 등에 대한 수사를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검찰은 야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본격적으로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야권 일부에서는 이미 검찰이 특정인을 겨냥하고 있다는 등의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검찰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일반 사기업 수사에 이어 공기업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검찰과 정치권 주변에서는 “채 전 총장의 불명예 사퇴, 윤석렬 검사의 항명 논란 등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태로 미뤄볼 때 검찰이 인정사정 없이 사정의 칼을 휘두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검찰의 한 소식통은 “검찰은 공기업 수장들을 비롯해 각 기관의 비리 관련 정보를 상당량 수집한 상태”라며 “검찰 수장이 새로 임명된 이후 검찰은 사기업 공기업 공기관 등에 대한 수사를 대대적으로 시작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검찰 조직의 정비가 끝나는 시점에는 정치권 수사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야권에서는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는 “김 검사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 인사들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들을 집중적으로 캐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우려가 현실화될 개연성도 없지 않다. 한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민주당의 핵심 A씨를 비롯해 여러 야권 인사들의 비리 의혹을 들춰보고 있다. 비리 의혹뿐 아니라 형사 처벌이 가능한 각종 위법행위도 살피고 있다.
또 이 소식통은 “검찰이 일차적으로 사기업 공기업 등 기업 수사와 관가 수사를 마무리한 뒤 야권 수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검찰은 조직 내부의 핵심 인력을 재배치하고 그 다음 야권을 수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업 수사가 다소 느슨해지고 상대적으로 정치권을 겨냥한 공안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야권의 한 인사는 “연말 이후 내년 초부터 지방선거를 겨냥해 청와대가 야권에 대한 다양한 감시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며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최근 특정 인사들을 이미 사정기관이 내사 중이라는 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지방선거에 출마할 계획인 호남권 인사들이 대상자라는 첩보도 있다”고 말했다.

정·관·재계 수사 급물살

또 지난 정권 비리 의혹과 관련해 마무리되지 않은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경유착 비리 의혹이 집중적으로 사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지난 정권 비리 중 4대강 사업 비리와 해외 사업 비리 그리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MB 정권 비리 수사가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검찰이 곧 이 전 대통령의 개인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는 말이 파다하다.
검찰 소식에 밝은 한 인사는 “검찰 안팎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9월 중 시작될 것이라는 말이 무성했다”며 “하지만 검찰 문제와 더불어 각종 현안에 부딪혀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2월에서 3월 중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로 검찰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할 예정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의 해외 은닉재산 의혹과 친인척 등 측근 비리일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만 나돌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 정부가 MB 정권과의 거리두기 등 다양한 포석을 위해 MB 정권 비리와 핵심 측근 수사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기업 수사에 대한 전망과 관측도 분분하다. 일단 기업 수사와 관련해서는 박근혜 정부의 태도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근혜 정부는 현재 특정 기업이 정치권과 결탁해 각종 특혜를 누리는 경제구조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장기적인 계획 아래 재계에 메스를 들 것으로 재계 전문가들을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새 총장이 자리에 앉게 되면 그동안 느슨해졌던 기업수사 고삐를 다시 바짝 조일 것이고 그동안 수사 대상 기업으로 거론돼 온 일부 대기업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최근 검찰은 특정 건설사 몇 곳에서 도로공사와 관련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준비 중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이 지난 정부 시절 추진된 각종 토목공사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편 김 전 검사장은 판사로 임관해 3년간 근무한 뒤 검사로 전관했으며 대검 중수3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등 검찰과 법무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아 특수통으로 꼽히지만 광주지검 공안부장 등을 지내는 등 공안수사 경험도 풍부하다.
부인 조은숙(46)씨와의 사이에 2녀를 두고 있으며 대구 출신으로 청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사시 15회(사법연수원 16기)에 합격한 뒤 △서울지검 검사 △광주지검 공안부장 △대검 컴퓨터수사과장 △대검 중수3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 △법무부 홍보관리관 △인천지검 2차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서울 남부지검 검사장 등을 역임했고 부친은 김기택씨로 영남대 총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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