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통화에 2만원 ‘고액’ … 인터넷 관련 사이트 우후죽순 생겨


불법적인 ‘폰섹스’가 합법을 가장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기통신사업법에 의거, 음란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은 불법으로 규정되고 있다. 하지만 폰섹스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성인통화’라는 이름으로 폰섹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특히 일부 업체에서는 구인광고까지 올리면서 폰섹스를 제공할 여성들을 모집하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 불법 폰섹스 실태를 취재했다.직장인 K(28세)씨는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서 ‘짜릿한 성인대화를 즐기세요’라는 배너광고를 봤다. 호기심에 장난 삼아 전화를 걸었더니 몇 분 지나지 않아 여성이 등장했다. 간단한 신상을 주고받은 뒤 여성이 느닷없이 ‘지금 무슨 옷을 입고 있냐. 옷을 벗어보라’고 요구를 했던 것. 당황했던 K씨가 ‘옷을 왜 벗냐’고 묻자 상대 여성은 ‘폰섹스 하려고 전화한 것 아니냐’고 대꾸했던 것. 당황한 K씨는 그만 서둘러 전화를 끊고 말았다. 폰섹스를 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얻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검색사이트에서 ‘성인폰팅’ 등의 간략한 검색어만 입력하면 다수의 폰팅사이트가 뜨게 된다. ‘성인 서비스’, ‘핸드폰’, ‘폰 야설’, ‘콜69’, ‘비밀’, ‘33’ 등 그 이름만으로도 야릇한 이미지를 주는 사이트들이다. 이들은 ‘즉석 폰미팅, 폰섹스 제공’, ‘24시간 365일 당신을 위해 대기하겠습니다’ 등의 직접적이면서도 자극적인 광고를 통해 남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남성들의 이용료는 꽤 비싼 편이다. 대개 30초당 900원에서 1,000원 수준. 따라서 약 10분 정도만 통화를 한다고 해도 2만원. 30분 통화에 6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이다. 여기에 일반 전화비는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남성들은 낯선 여자의 신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호기심 때문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폰섹스를 해봤다는 자영업자 J씨는 “생각보다 여성들이 적극적이고 신음소리도 자극적으로 냈다”며 “심심할 때 가끔씩 전화를 걸어보곤 한다”고 말했다. 또한 폰섹스가 실질적인 매춘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매춘 제의에 대해서 꺼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남성은 “몇 차례 폰섹스를 한 후 한 여성에게 만나서 진짜로 하자는 제의를 했다”며 “여성이 가격을 흥정한 후 실제 만남의 자리에 나왔다”고 털어놓았다. 폰섹스 업체들은 구인광고까지 내면서 여성들을 모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은 모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라온 폰섹스 여성 모집광고. “안녕하세요. 정보입니다. 저희는 무선인터넷 환경에서 휴대전화(일반전화)하나로 보다 즐겁고 편리한 세상을 만들고자하는 회사입니다. 일은 두 가지가 있으며 두 가지중 하나만 선택하여 일할수도 있습니다. (1)휴대(일반)전화로 음성녹음을 하는 일입니다. 하루 중에 일할 수 있는 시간에 잠시 녹음을 해주시면 됩니다. (2)걸려오는 전화를 받아 남성회원과의 상담(대화)을 나누는 업무입니다. 전화불가능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하기 가능한 시간대를 골라서 편리하게 일할 수 있습니다.근무시간은 자유이며 다른 일과 더불어 하실 수도 있습니다. 기존의 타회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여가 높고 시간이 절약되며 본인이 열심히만 하시면 기대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합니다. 재택, 전국가능, 시간자유, 유경험자우대, 주말아르바이트가능. 자격요건은 성인여성분이시면 대학생, 회사원, 주부님, 누구나, 어디서나 가능합니다.”이 광고문구에서 ‘녹음을 하는 일’이란 폰팅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것을 말한다. ‘외로운 여자예요. 연락주세요’ 등등의 녹음을 해놓으면 남성이 이 녹음을 듣고 해당 여성에게 전화를 해 대화 및 폰섹스를 하게 되는 것이다.

실재 취재진이 구인광고를 낸 해당업체에 전화를 걸어 폰섹스 여부를 확인해봤다. ‘실장’이라는 한 여성은 처음에는 “그냥 남성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자 “폰섹스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녀는 “모든 남성들이 폰섹스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남성이 원할 때는 가능한 한 시간을 많이 끌면서 폰섹스를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보수 역시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당 업체는 약 5분간 녹음을 할 경우 한 개당 3,000원을 지급하고 하루에 12회까지 녹음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첫 녹음 후 남성의 문의에 대한 답변을 녹음할 경우에는 시간당 8,000원을 준다는 것. 여기에 직접 대화를 할 경우 시간당 8,000원을 지급하고 그 후 초과분에 대해서는 분당 133원을 누적해준다.

따라서 업체의 설명에 따르면 하루에 1시간 정도만 투자해도 한달에 108만원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걸려오는 전화만 받으면 되기 때문에 별도의 투자비나 가입비도 없다. 업체는 ‘기존 분들은 한달에 15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여성들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 1시간 투자에 100만원 이상의 고소득’은 분명 상당한 유혹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남편의 실직이 늘어나고 여성의 취업문이 점점 좁아져가고 있는 요즘과 같은 시기에 많은 여성들이 이러한 폰섹스 아르바이트에 몰릴 가능성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통신을 통해서 음란한 정보를 주고 받는 것이 엄연히 불법인 만큼 정부당국의 확고한 단속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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