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그방, 변종 성매매

[일요서울ㅣ서준 프리랜서] 외로운 남성들을 위로해 주려는 한국 변태업소의 진화는 정말이지 그 끝을 모르게 발전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대딸방과 키스방에 이어 ‘허그방’이라는 것이 생겼다. ‘허그’라는 말은 이제 대중들에게도 꽤 낯익은 용어가 됐다. 유명 연예인들이 명동 길거리에서 ‘프리허그’를 해주는 일도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포옹’이라는 말에 담겨있는 순수함이 오히려 이러한 변태적인 욕구를 더욱 자극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최근 이러한 허그방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이런 곳에서 일을 하는 여성들의 태도도 중요한 한 몫을 하고 있다. 그저 ‘허그만 해도 된다’는 말에 다른 대딸방이나 키스방 보다는 부담감이 덜 들기 때문이다. 특히 그녀들이 버는 비용도 최소 20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가 된다고 하니 결코 적은 비용이 아니다. 과연 허그방에서는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허그방을 직접 체험한 사람들을 통해 그 실체를 취재했다.

허그방에 대해서 가장 궁금한 것은 정말 그곳에서는 ‘허그’만 하느냐다. 말 그대로 순수하게 포옹만 하고 그저 대화를 하는 것이 서비스의 전부일까. 물론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의 성매매 업소는 자신의 컨셉을 아주 명확하게 업소명에 드러내기 때문이다. 키스방은 키스를 할 수 있고 대딸방은 대딸을 해준다. 그렇다면 허그방은 허그만을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일반적인 남성들의 성적 욕구를 감안할 때 과연 정말 허그만 하고 끝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취재진은 허그방을 자주 이용한다는 김모 씨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그는 허그방이라는 이름에 대해서 ‘그저 허울뿐인 이름이다’라고 단정 짓는다. 그는 허그방 안에서 어디까지 가봤을까?

돈 주면 이뤄지는 일들

“그냥 뭐든지 다 된다고 보면 된다. 솔직히 업주도 그렇고 일하는 여성들도 그렇고 그런 곳에 오는 남성들이 그냥 허그만 하고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가장 강한 욕망 중의 하나인 성적 욕구를 그리 쉽사리 참을 수 있는 남성들이 많겠는가. 그런 점에서는 이미 업주나 그녀들도 남성들이 허그 이상을 원한다는 것을 충분히 감안하고 있다. 다만 아가씨들은 업소 내에서는 그저 진한 스킨쉽과 자위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선에서 끝낸다. 그 이후로는 손님과 아가씨의 관계일 뿐이다. 들리는 말로는 돈을 많이 주면 2차까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업주의 입장에서는 성매매 단속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업소 내에서 하는 것은 철저하게 금하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는 그냥 아가씨들이 알아서 할 뿐이다.”
김씨에 따르면 허그방에서는 대개 가벼운 대화와 스킨쉽이 이뤄진다고 한다. 하지만 점점 흥분이 고조된 남성들은 여성의 옷 사이로 손을 넣어가 스타킹을 찢고 본격적인 애무를 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럴 경우 여성의 몸은 침범벅이 되는 경우도 많지만 그 정도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 마저 못하게 하면 사실 허그방의 존재 자체가 별로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거의 대부분의 남성이 자위로 끝을 맺기 때문에 남성의 자위를 도와주는 말을 하거나 섹시한 신음 소리를 내주는 것은 기본에 속한다. 한마디로 남성이 최대한 만족하는 상태에서 자위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실제 몸으로 보여준다는 것. 이렇게 하면 남성들은 실제 직접적인 삽입이 없어도 충분히 만족을 한다.
또다른 한 남성은 허그방이 생존할 수 있는 이유를 ‘남성은 시각적으로 만족하는 동물’이라는고 설명한다. 그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어보자.
“여성은 청각에 매력을 느끼고 남성은 시각적인 것에 약하다고 하지 않는다. 야한 옷을 입거나 섹시한 옷차림을 한 여성들을 보면 남성들은 흥분하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허그방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은 이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일단 그녀들의 외모만 본다면 거의 모델급이다. 키가 170cm가 넘는 것은 물론이고 진한 화장과 섹시한 옷차림으로 어떤 남성들이 보더라도 침을 흘릴 정도다. 따라서 그런 여성들이라면 직접 삽입을 하지 않아도 남성들로서는 충분히 성적 흥분을 느낄만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업소를 자주 찾는 남성들은 어떤 부류일까. 대부분은 30~40대 남성들이고 심지어 50대의 남성들도 있다고 한다. 30대로 내려갈수록 미혼이거나 혹은 기혼이지만 아내와의 관계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남성들이 많고 50대로 올라갈수록 혼자 사는 기러기 남편이나 혹은 돌싱들이 많다고 한다. 특히 최근 10여년 간 이혼이 많다는 점에서 현재 50대 돌싱들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50대라고 해도 여전히 체력이 좋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20대의 젊은 여성을 탐하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취재진은 어렵게 허그방에 출입하는 50대 남성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는 ‘허그방이 있어서 무척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50대 남성 ‘허그방 있어 행복하다’

“솔직히 나 정도의 나이에 어디 가서 20대 여성을 품어보겠는가. 성매매 업소 같은 곳에 가도 되긴 하겠지만 그런 곳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 허그방은 30분에 4만 원 정도니까 그리 부담되는 금액은 아니다. 일주일에 한번 씩만 와도 한 달에 20만 원 정도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뭐 점잖은 사람들이 보면 늙은 나이에 뭐하는 짓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남자의 성적 본능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허그방이 있어서 그나마 행복하다.”
특이한 점은 기혼 남성들도 이러한 허그방은 자주 찾는다는 것이다. 아내와의 성적인 문제가 원활하지 않거나 성적으로 불만족을 가지고 있는 남성들이 이곳의 섹시한 여성들과 허그와 스킨쉽을 하면서 자위를 하는 것에 만족감을 표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런 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여성들은 대개 어떤 여성들일까. 일단 섹시한 외모를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아주 평범한 대학생이나 일반 직장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그런 여성들 중에서도 화장을 하고 외모를 가꾸면 충분히 그렇게 보이기는 하겠지만, 대개 낮에 손님이 많다는 점에서는 일반 직장 여성들이 투잡을 뛰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예계나 모델 지망생 등이 많고 과거 화류계에서 일을 했던 여성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한 남성들의 거친 성적 욕구를 있는 그대로를 받아내야 하니 과거 룸살롱에서 성매매를 했던 여성들이 아니면 쉽게 이 일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들이 버는 돈은 적지 않다. 최소 한달에 200만 원에서 많게는 35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것. 만약 룸살롱에서 일을 했던 여성이라면 이 정도 금액으로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되고 직접적인 성매매를 하지 않고도 이 정도의 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적지 않은 금액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런 업소의 경우에는 오히려 새벽 시간이나 주말에는 손님이 별로 없다고 한다. 그러니까 아가씨들의 입장에서는 밤 시간을 활용할 수 있고 주말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근무여건(?)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일반인들과 동일한 시간 스케쥴이기 때문에 이 역시도 큰 호조건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허그방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까. 일단 스킨쉽만 하는 정도라면 ‘불법 성매매’라고 규정짓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서로 돈을 주고 받고 성매매를 한다면 이는 단속의 대상이 되긴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현장을 잡기는 극히 힘들다는 것. 둘이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주말이나 밤 시간에 따로 만나 성매매를 하는 것까지 경찰이 단속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허그방은 그 외형만 달리한 또다른 성매매 업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소에서는 허그와 스킨쉽만 할지 몰라도 실제로는 성을 파는 여성과 성을 구매하고자 하는 남성이 만날 수 있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러한 허그방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적지 않은 남성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저렴한 비용 대비 섹시한 아가씨를 만날 수 있고, 충분히 성적 만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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