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최근 슈퍼주니어 이특이 조부모‧부친상을 당하면서 치매 등으로 인한 폐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장기요양시설과 관련법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치매노인법 개정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기요양시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소설 ‘매미허물’이 출간 돼 주목 받고 있다. 이 책은 1998년 ‘4일간의 어느 널싱홈 이야기’로 미주판 중앙일보 신춘문에 넌픽션 부문에 입상한 원고를 소설화 했다.

미국의 널싱홈은 양로원 겸 장기요양보호소다. 널싱홈의 비용은 정부 의료보험이 상당부분 부담해 입소자는 실비만 내면된다. 입소자들 대부분이 연로하거나 몸이 아픈 탓에 보호자들이 모든 일을 대신 처리해 준다.

간호사들이 교대로 24시간 근무를 서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의사가 방문해 진료하기도 한다. 널싱홈에 들어오면 모든 것을 환자의 보호자와 상의한다. 보호자의 동의 없이는 환자가 마음대로 널싱홈을 떠날 수도 없다.

저자 김옥경씨는 널싱홈에서 카운슬러로 일했던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썼다. 그는 “앞으로는 더욱 독신가정이 늘어날 것이고 그러면 본인들의 거동이 어려워지게 되면 돌보아 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장기요양시설에 몸을 의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입니다”라며 “누구에게나 마지막은 옵니다. 그 마지막을 자신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익숙한 장소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갈 수 있다면 얼마나 큰 축복이겠습니까?라고 묻는다.

그러나 그는 “사회는 갈수록 각박해지고 빠름만을 자랑으로 여기는 현실에서 느리게 살아야하는 노인들의 가치는 존중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도 얼마 후에는 느리게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이 책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한번쯤 자신의 마지막을 생각해 보게 할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인간성을 상실한 힘없는 삶을 가슴 아파했다. 서문에서도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 까지 이별을 반복하면서 살아간다. 그렇게 셀 수도 없이 많은 이별을 경험하여도 마지막 이별만은 너무나 아프고 절망적이다”라고 말하며 “어느 누구도 마지막 이별에서 제외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어디서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마지막 이별을 맞을 것인가만 다를 뿐이다”라고 말했다. 저자는 죽음을 맞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인간의 존엄성과 고귀함을 잃지 말 것을 부탁했다.

저자는 마지막을 “이 책을 부모나 친지를 장기요양시설에 모신 분 또는 모시려고 계획하고 계신 분 그리고 어쩌면 미래에 장기요양시설에 몸을 의탁할 분들께 바칩니다”라며 장기요양시설에 대해 잘못 알려진 오해와 사실을 알려 올바른 지침서가 되기를 희망했다. freeor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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