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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이범희 기자] 화관 ‘메가박스’가 매물로 등장하면서 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인수 자체만으로 업계 판도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업계 1위 CJ CGV와 2위 롯데시네마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롯데는 수차례 인사의사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메가박스 지분 일부를 중앙일보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어 메가박스를 손에 넣는다는 건 거대언론과의 동업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이기도 해 대기업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1위 CJ CGV, 2위 롯데, 3위 메가박스… 시장 점유율 지각 변동
맥쿼리 지분 50% 인수, 대기업 물밑 경쟁… SK·오리온도 올라

전자공시에 따르면 메가박스의 주주는 맥쿼리펀드가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한국멀티플렉스(KMIC·50%)와 제이콘텐트리(46.31%), 여환주 메가박스 대표(3.11%), 기타(0.58)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맥쿼리가 보유한 지분 50%가 최근 매물로 나왔다. 매각가격은 지분 100%를 기준으로 6000억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메가박스를 인수하면 국내 3위 멀티플렉스를 보유하게 된다. 작년 말 현재 영화 상영관 시장 점유율(관객 수 기준)은 CJ CGV(43.2%), 롯데시네마(28.2%), 메가박스(18.9%) 순이다.
현재 롯데가 인수를 통해 업계 1위 도전을 노리고 있지만 금액차가 커 인수가 쉽지 않다. 게다가 롯데는 최근 당국의 사정한파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마찬가지로 CJ도 메가박스 인수는 부담스럽다. CJ의 경우 ▲삼성가와 우호적인 중앙일보와 메가박스 공동경영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최근 그룹 오너일가가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어 계열 확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CJ는 이미 복합영화상영관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수 승인도 불투명하다. CJ가 인수하게 되면 독과점이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업계는 오리온도 인수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리온이 6년 전 메가박스 인수를 타진한 바 있고 ▲최근 영화산업 호황기라는 점 ▲극장 매점과 식품사업부 간의 시너지 ▲배급사 쇼박스와의 시너지 구축 등 재인수에 대한 동기가 분명해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오리온 자체적으로는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SK도 과거 군침을 흘리며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바 있어 이번 인수전과 관련해 예의주시된다는 전언이다. 과거 맥쿼리가 소유하던 지분을 통해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을 통해 엔테테인먼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려 했었다.

영화사업 진출보다 더 주목받는 인수합병

당시 CJ와 롯데가 양분하고 있는 극장사업에서 또 다른 재벌기업의 등장으로 멀티플렉스 3강체제로의 변화가 예상됐지만 인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재까지도 맥쿼리의 지분 매각이 사실상 답보상태다. 그런데 메가박스 인수에 참여한 기업이 대부분 대기업이라는 점과 굳이 메가박스 인수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에 대한 의문부호가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CJ와 롯데가 양분한 시장에 후발주자가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 소규모기업보다 대기업이 경쟁력을 갖고 참여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만 유독 왜 이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지는 모르겠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또 다른 관전포인트가 있다는 귀띔을 들을 수 있다. 메가박스의 지분 46.31%를 가진 제이콘텐트리가 중앙일보 계열사라는 것. 더욱이 중앙일보가 최근 또 다른 계열사 조인스를 통해 엔테테인먼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메가박스의 맥쿼리 지분을 인수한다는 것은 결국 중앙일보와 동업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거대 언론과의 관계형성이 플러스 알파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인수의사를 밝히고 있는 기업 대부분이 검찰과의 악연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라는 점 때문에도 이들이 언론사와의 제휴를 통해 또 다른 무언가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TV종편 출범 당시 재벌가의 지분 참여가 문제됐던 것과 같은 이유라는 것이다.
네티즌 s***는 “메가박스는 국내 대기업이 아닌 제3자가 인수를 해야 된다”며 “중앙일보와 직접적인 거래가 없다는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해당기업 중 한 곳의 담당자는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영화사업 진출이지 중앙일보를 염두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중앙일보가 거대언론이고 최근 들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활성화 하고 있다는 점과 재벌 기업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문이 쉽게 사라지지 않아 이번 인수전의 최종결과에 업계와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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