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새해를 맞이한 증권업계가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신규 및 휴면 개인투자자들이 자사 트레이딩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저마다 거래수수료 무료를 선포한 것이다.

1년씩 거래수수료 무료…관행으로 자리 잡나
중소형사 파이 뺏는 대형사들…수익성 저하돼

기존에도 중소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거래수수료 무료 행사는 꾸준히 있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형 증권사들도 여기에 동참한 데 이어 기간도 6개월~1년, 많게는 3년으로 상당히 늘어났다.

먼저 미래에셋증권은 신규고객이 자사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하면 오는 연말까지 1년간 매매수수료 면제를 선언했다.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 등 온라인의 경우에는 첫 계좌 개설일부터 60일간 주식, 선물, 옵션 거래 시 매매수수료를 면제한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에는 오는 6월 30일까지 6개월간 주식, ELW, ETF 수수료를 없앤다. 그것도 신규고객뿐 아니라 주식미거래나 평균 총자산 10만 원 이하 투자자 모두를 대상으로 선정했다. 다만 거래매체는 MTS에 한정했지만 최근 대세가 모바일로 옮겨가는 것을 볼 때 어려운 조건은 아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달 가입한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1년간 수수료 무료를 못박았다. 또 1회 이상 주식거래만 해도 1만 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주는 행사를 선보였다. 역시 거래매체는 MTS로 한정했다.

업계 최저수수료로 다시 재도약을 노리는 대신증권 역시 1년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다. 대상은 신규고객 및 지난해 거래가 없었던 기존 고객으로 주식, ETF 거래수수료에 한한다.

KDB대우증권은 투자설명회와 거래수수료 무료를 연계해 최장 3년까지 수수료를 없애준다. 투자설명회에 참석해 다이렉트플러스계좌를 개설하면 3년 이상 주식거래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선착순 이벤트다.

하지만 아직까지 브로커리지 수익으로 먹고 사는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수수료 무료를 내걸면서 업계 전반의 수익성 저하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들이 공들이던 온라인 주식거래 시장의 한정된 파이가 쪼개지고 있다”면서 “대형사들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한시적인 거래수수료 무료로 큰 타격을 입지는 않겠지만 중소형사들은 더 많은 지출을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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