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 망설이지 마라

리스크관리는 제도·기술적 보완으로부터
창의성에 따른 위험, 분산 수용할 수 있어야

한국의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성장에 의구심을 표하는 전망이 국내외에서 이어지고 있다. 세계 1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여전히 분기별 10조 원을 넘나드는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회사이기에 그러한 전망이 생뚱맞다고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전망의 근거로 제시되는 사항들이 나름대로의 합리성을 가지고 있기에 도무지 엉터리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이 의구심은 이미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심각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사항이다. 어떤 시장이든 높은 성장이 이루어진 후 성장이 정체되는 성숙의 국면에 도달하게 되는 것은 필연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올해부터 성숙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역시 내부의 역량을 강화하고 향후의 전략을 다시금 모색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비단 삼성전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시야를 조금 더 넓혀보면 이것은 그간 성장을 지상명제로 삼아 바쁘게 달려온 대한민국에 대한 의구심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에 화답하듯 창조경제라는 화두를 제시하고 있는데 방법론에는 문제가 있지만 방향은 옳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국민소득이 2만 불을 넘어 선진국 수준인 4만 불 이상에 도달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것은 경제민주화로 대표되는 분배정의의 실현과 창의성에 기반한 국민의식의 변혁이다. 앞의 것은 제도와 시스템의 정비로 가능하겠지만 뒤의 것은 제도의 정비는 물론이거니와 국민적 합의와 꾸준한 노력으로 달성할 수밖에 없는 작업으로 보다 더 근본적이며 전면적일 수밖에 없다.

창의성 발현에는 위험이 따른다. 그리고 성취는 안주가 아닌 변화 위에서 이뤄지며 변화는 결국 위험을 수반한다. 결국 성취는 위험을 어떻게 잘 감수하고 통제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국가와 사회가 창의성 발현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할 경우 구성원의 창의성 발현은 요원하다.

창의성 있는 인재의 창조적이지만 위험 역시 큰 시도가 결국 실패로 끝나고 그 막대한 책임이 오롯이 그 당사자에게로만 귀결될 때 어느 누가 창의성을 발현하며 도전에 나서려고 할까? 창조적 인재가 리스크에 대한 걱정을 덜어내고 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국가적 노력이 필요한 순간이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하여 사업이든 투자이든 시도할 때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하는 점을 생각해야만 한다. 반드시 해아만 하는 중요한 일이라 해도 리스크를 떠올려본다면 실제 상황에서는 결정이 망설여지기 때문이다.

성취를 위해 감수해야 할 과정인지 아니면 그저 무모한 시도인지 판단이 어려울 때에는 다음의 4가지 질문으로 위험분석을 시도하면 좋다. 그 일을 할 경우 예상되는 최선의 결과, 최악의 결과 그리고 그 일을 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최선의 결과, 최악의 결과. 이 4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면 조금 더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갈 지침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다.

▲ 민병돈 유진투자증권 본점영업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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