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주사는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인가.’태반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태반 화장품, 태반 비누, 태반 샴푸, 태반 에끼스 등 태반관련 상품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 최근에는 태반주사가 병원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갱년기 예방, 만성피로, 관절염 등을 비롯해 피부미용 효과까지 있다고 알려지면서 30∼40대 층에서 널리 애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 등에서 불고 있는 태반주사 열풍을 들여다보았다. ‘젊어지고 싶은 거죠’,‘피로해서…’,‘관절염 때문에…’등의 이유로 최근 태반주사를 맞기 위해 병원과 클리닉 센터를 사람들이 찾고 있다.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유명 피부관리센터, 비만 클리닉, 통증클리닉센터가 태반주사를 맞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태반주사 열풍에 20대까지 동참

강남에 있는 R통증클리닉 관계자는 “2년 전부터 태반주사 치료를 하고 있는데 지난해보다 태반주사를 맞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류머티스, 관절염 등과 주로 50견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송파구의 D클리닉 관계자는 “갱년기 장애 예방, 노화방지, 만성피로 등에 효과가 있어 하루 평균 30여명의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며 “30∼40대 여성들이 가장 많지만 최근 들어 20대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남성의 경우 만성피로 등 피곤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고, 여성의 경우 노화방지와 미용효과를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대 여성들은 주름제거와 미백효과를 위해 태반주사를 찾고 있다. 서울의 H대학 3학년인 김모양(22)은 “젊은 나이에 비해 주름이 많아 걱정이었는데 우연히 태반주사가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며“가격이 비싸 망설였지만, 취업을 대비한다는 생각에 3개월 정도 맞았는데 예전에 비해 피부가 많이 나아진 것 같다”고 경험을 털어놨다. 그녀는 또 “내가 효과를 본 후 몇몇 친구들이 묻기도 했다”며 “여대생들도 태반주사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강남 부유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확산되고 있는 태반주사는 일본에서 수입됐다. 가장 먼저 태반의 영양소를 추출해 에끼스로 활용한 일본은 1959년 간경변 치료제로 후생성의 인가를 받아 첫선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M제약이 지난 98년 일본에서 정제된 태반 추출물을 수입, 주사제와 자양강장제를 만들어 판매 허가를 받은 것이 최초다. 현재 식약청의 허가를 받고 국내에 들어오는 태반주사제는 ‘라에넥’과 ‘메르스몬’이 대표적이다. 모두 일본에서 수입하는 데 최근 태반주사가 인기를 얻으면서 수입량도 늘고 있는 추세다.실제 주사제 ‘라에넥’을 수입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태반관리 부실

일본의 경우 태반주사는 의료보험처리가 되지만, 국내는 의료보험 혜택을 볼 수 없다. 이에 주사 1회당 3만∼10만원 정도의 돈이 들어 가격이 만만치 않다. 더구나 주 2회, 최소 3개월 이상을 투여받는 것이 기본으로 가격은 더 솟구치게 된다. 이 때문에 태반주사는 주로 부유층을 중심으로 애용되고 있다. 하지만 태반주사는 뛰어난 효능에 비해 특별히 부작용이 의학계에 보고되지 않고 있어 일각에선 만병통치약처럼 여기고 있다. 송파 D클리닉 관계자는 “3개월 전부터 태반주사를 치료에 이용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부작용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강남의 A피부과 전문의도 “태반의 효과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의학서적에 기록돼 있다”며 “윤리적인 문제가 간간이 거론되고 있지만, 의학적인 효과가 검증된 만큼 치료와 예방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국감에서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태반에 대한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태반 재활용 시 산모의 동의를 받게 하는 규정이 없어 1년에 태반 37만개가 산모 동의 없이 유통됐다”며 “H제약 등 국내 2개 제약사가 지난해 의약품 화장품 원료로 유통시킨 태반은 37만344개로 전체 분만건수 47만923건의 78.6%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두 제약회사는 태반을 가공해 자양강장제·주사제·화장품 등의 원료로 다른 제약회사나 화장품 업체, 한의원 등에 판매하고 있다. 김 의원은 “산모의 동의절차, 태반의 안전성 확보 방안, 해당 제약사에 대한 관리방안 등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며 “태반은 간염·에이즈·매독균 등을 감염시킬 우려가 있는 데도 환경부 소관의 폐기물관리법 만으로 관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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