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학교 설립자 - 이사장-부자간 재단운영 놓고 ‘폭로전’설립자 아버지 “아들이 각종 비리 저지르고 학력까지 속여”현이사장 아들 “가족중심 경영 거절하자 허위비방 나선 것”세종대학교가 최근 시끄럽다. 학교 운영 등을 둘러싸고 부자(父子)사이인 재단 설립자와 현이사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종대 설립자인 A(91)씨측이 “아들인 현이사장이 독선적으로 학교를 운영하며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고 폭로,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B 이사장측은 “모든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처럼 학교 운영을 둘러싸고 재단 이사장 가족간 분쟁이 불거지면서, 총학생회와 일부교수들은 “제기된 비리의혹에 대해 재단측은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세종대학교 재단(학교법인 대양학원)이 각종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런 폭로가 다름 아닌 현이사장의 친부모이자 재단 설립자인 A·C씨 부부에 의해 제기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설립자인 A·C씨의 명의로 지난달 29일 교직원에게 ‘세종 가족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e-메일과 편지글이 발송되면서부터.A씨의 아들인 현 B 이사장의 학위가 허위라는 것과 재단운영과 관련해 비리를 저질렀다는 것 등 재산운영에 대한 고발과 현이사장에 대한 비난 등이 편지의 주된 내용이었다. 설립자인 A씨 부부는 편지글에서 현이사장의 임기는 지난 1월로 끝났으며 현재 불법으로 이사장직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립자측은 “설립자로서 아들에게 더 이상 이사장직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아들이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재단 이사진을 자신의 고교 동문들로 채우는 등 불법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 설립자측은 ‘현이사장의 학위가 허위’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즉 B 이사장은 원래 메사추세츠 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박사를 받았는데 그의 저서나 이력서에는 경제학박사로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립자측은 편지에서 “공인으로서 또 학계에서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법인을 대표하는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학력을 속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설립자측은 “아들이 학교발전을 위한 재단의 수익사업체인 S투자개발에서 수십억 상당의 회계부정을 한 사실이 적발된 바 있고, 이밖에도 여러 유형의 비리를 저질렀다”며 “아들이 이런 비리를 저지른 것에 대해 부모로서 교직원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부모로서 아들의 정직함을 믿은 것이 큰 불찰”이었다고 털어놨다.여기에 설립자측은 “세종대 교수의 연봉이 사립대 중 최하위권인 반면 현이사장의 연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며 “전 이사장의 연봉은 3,000만원에 불과한데, 현이사장의 연봉은 기밀비나 판공비를 제외하고도 6억5,000만원”이라고 지적했다.

설립자측은 이어“지금의 상황은 절대 가족싸움이 아니며, 아들이 재단재산을 사유화하려는 음모를 저지하고 문책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새로운 재단이사장의 공개적인 선임과 직원들의 처우개선 등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B 현이사장측은 “모든 내용이 허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B 이사장은 ‘부모님들의 폭로’에 대해 지난 10일 세종대 교직원들에게 반박자료를 보내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B 이사장은 반박자료를 통해 “부모님이 학교 설립 후 가족중심 경영체제를 지속하는 바람에 70∼80년대에 학내 분규가 일어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며 “저는 지난 96년 이사장에 취임한 뒤 가족중심 재단 경영을 지양하고, 재단을 투명하게 운영하고자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B 이사장측은 또 “부모님이 지난 98년 이후 가족중심 경영체제로 돌아갈 것을 주장했지만 이를 거절한 바 있다”며 “이에 부모님이 섭섭함을 품고 계시던 터에 최근 재단 사업체인 S투자개발의 경영 잘못으로 물의를 일으킨 동생을 징계하자, 부모님들이 저를 비방하고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사장측은 “부모님들이 제기한 이사회 관련한 의혹 제기는 이미 교육부, 감사원 등 관계당국에 진정이 제기돼 조사를 받았으나 모두 허위사실로 밝혀졌다”고 전제한 뒤, 허위학력 기재에 대해서도 “미국에서 분명히 경영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학위증과 학위논문을 첨부해 학술진흥재단에 신고까지 했다”고 주장했다.이와 함께 ‘회계부정’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이사장측은 “S투자개발의 대표이사였던 동생과 측근이 저지른 부정임에도 불구, 부모님은 저에 대한 감정이 치우쳐 이를 분간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교수 연봉’에 대해서도 이사장측은 “부모님이 의도적으로 교수들과 재단 이사장을 이간하려는 의도”라며 “자신의 연봉은 재단에서 받은 급여 및 여타 기업체 이사로서 받는 급여, 그리고 기밀비, 판공비 등이 모두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이와 같이 부자 사이인 재단 설립자와 이사장간 폭로와 반박이 이어지면서, 학교 내부가 시끄럽다. 총학생회 등 학생들과 해직 교수 등은 “이번에 불거진 재단비리에 관한 문제를 사실대로 밝히라”며 교문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이번 학교운영을 둘러싼 현이사장과 그의 부모 및 형제간에 벌어지고 있는 싸움은 이미 오래전부터 안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가 표출된 사례”라고 주장했다. 시위에 참가한 한 학생은 “학교가 교직원·학생 등 모든 구성원의 소유임에도 불구, 현재단은 학교운영을 하며 독선과 전횡을 일삼고 있다”고 밝혔다.이처럼 설립자가 발송한 편지내용의 사실여부를 놓고 학교가 들끓으면서 학교 관계자들이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한 교직원은 “재단운영을 둘러싼 가족간 싸움에 학교가 뭐라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이번 가족간 분쟁으로 입시철을 맞아 학교의 대외 이미지가 추락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