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불륜을 저질렀다고 해서 모든 부부가 이혼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한쪽이 다른 쪽을 용서하고 다시 가정으로 복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불륜을 저지르지 않는 배우자가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를 용서했을 때에나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상대방을 용서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과거의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는 못한다는 이야기다. 자신의 남편이 불륜을 저질렀지만 결국은 용서했다는 최모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처음에는 당장이라도 이혼 하고 싶었지만 그것이 말처럼 쉬운 것만은 아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용서를 하고 다시 살게 됐다. 하지만 과거의 상처는 아마도 평생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거기다가 아무리 남편을 믿고 싶어도 한번의 ‘전과’가 있다 보니 온전히 믿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가끔씩 과거 남편이 저질렀던 불륜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터질 듯이 아프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지난 일이고 내가 용서를 했으니 그냥 지나갈 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마음이 불편하기는 불륜을 저지른 측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이 한번 자신을 용서했으니 이제는 기가 팍 꺾인채 그저 상대방의 말에 순응을 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만약 아내가 불륜을 용서했을 때 남편은 남자로서의 자존심까지 꺾어야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한다. 3년 전 저질렀던 불륜 때문에 아직도 마음고생을 한다는 이모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제는 매번 아내의 눈치를 보기도 힘들다. 뭘 하든지 아내가 원하는 대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꼭 그럴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아내가 나를 용서했다는 점에서 나는 할 말이 별로 없다. 남자의 입장에서 늘 그렇게 사는 것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닌가. 하지만 내가 잘못을 저질렀으니 내가 한수 접고 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이렇듯 불륜은 그 당시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기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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