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서울·경기·인천·대전·충북 ‘자신’ 하지만 “참사 때문에…”

새정치, 서울·충남·강원은 해볼만 나머진 ‘글쎄…’

[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정치권이 숨죽이고 있는 가운데 6·4 지방선거는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모두 최악의 여객선 대형 참사를 목도하며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형편이다. 외형상 정부 책임론이 일고 있어 여당에게는 ‘악재’로 야당에게는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여야간 박빙지역인 수도권과 충청권 표심에 어떻게 작용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17개시도 광역단체장 선거 판세를 알아봤다.

6·4 지방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대형 참사로 기록될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건’의 후폭풍이 어디를 강타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권 심판론’이나 ‘대형 게이트’ 등 선거 판세를 가를 대형 이슈 없이 진행되고 있다가 대형 참사가 발생해 모든 출마자들을 긴장케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17개 시도 여야 광역단체장 대진표를 보면 일대일 대결구도가 확정된 곳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새누리당은 원희룡 제주지사, 김기현 울산시장, 유한식 세종시장, 김관용 경북지사, 윤진식 충북지사가 각각 광역단체장 후보로 결정된 상황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시종 충북지사, 오중기 경북지사, 이춘희 세종시장 후보가 결정됐다. 여야 텃밭인 영남과 호남을 제외한 수도권, 충청권에서 여야가 사활을 걸고 싸우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여당에서는 3곳 모두 승리를 기대하고 있는 반면 야당은 서울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일단 서울의 경우 이미 확정된 새정치연합 박원순 서울시장과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의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정 의원과 경선을 치르고 있는 김황식 전 총리의 경선 막판 뒤집기가 변수다.

서울 ‘대선 전초전’
경기 ‘대권주자 키우기’

출마 전 박 시장에게 크게 뒤지던 정 의원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을 오차범위내에 승리하는 결과도 나오면서 고무된 상황이다. 김 전 총리는 출마 전부터 ‘본선 경쟁력은 김황식 총리가 정몽준 의원보다 낫다’, ‘박심은 김황식이다’는 소문이 돌면서 경선돌풍을 예고했다. 그러나 여야 일대일 가상대결에서 정 의원이 박 시장을 제치면서 경선 경쟁자인 김 전 총리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양상이다.

여당에서는 현대중공업 회장 출신에 3조 원대 재산가인 정 의원이 무난하게 경선을 통과하고 본선에서 박 시장에게 ‘박빙 속 우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안철수 공동대표가 전면에 나서서 지원할 경우 지난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처럼 박 시장이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과거 ‘버스비 70원’ 발언처럼 ‘말실수’나 ‘귀족 대 서민 구도’로 갈 경우 박 시장이 신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야 모두 승리를 기대하고 있지만 낙승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경기도지사 선거는 부친인 남평우 전 의원의 후광과 5선의 관록을 지닌 남경필 의원이 야당 후보에게 크게 앞서면서 여당에서는 낙승을 기대하고 있다. 당초 야당에서는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후보가 야권 도지사 후보로 될 경우 ‘바람’을 일으키는 승리를 예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조직’의 김진표 의원,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하는 원혜영 의원과 이미지가 겹치면서 당내 경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여야 후보 모두 차기대권 주자감이 아니라는 점에서 야당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진 않고 있다.

인천의 경우 여당 후보가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새정치연합에서는 송영길 후보가 현직 시장이라는 프리미엄으로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하지만 여당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이자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낸 유정복 후보와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경선을 통해 단일 대오가 형성될 경우 ‘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집권 여당의 실세로 빚더미에 오른 인천시를 구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천 시민의 기대감이 높고 송 시장이 전임시장인 안상수 후보가 벌인 사업에 ‘뒷치닥꺼리만 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충청도의 경우 대전과 세종시는 여당이, 충남과 충북은 야당이 현역 광역단체장이다. 충청도는 역대 정권 어느 때보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을 보내고 있다. 충청도에 기반을 둔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에 흡수통합된 데다 강창희 국회의장을 비롯해 서청원 의원, 이인제 의원, 이완구 의원(전 충남지사), 정우택 의원(전 충북지사) 등이 충청도 출신이다. 서 의원은 당권에, 이완구 의원과 정우택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은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제외한 대전, 충북, 세종시에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과거 ‘대전은요’ 발언으로 당선된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의 낙승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충북의 경우 윤진식 후보가 이시종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해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현상)를 노리고 있다.

‘대전은요?’ 충청도 박풍 속 안희정 ‘주목’

세종시의 경우 현역 유한식 전 시장과 이춘희 후보 간 ‘리턴매치’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후보가 지난 선거에서는 2000여 표 차이로 아깝게 낙선했다. 사실상 ‘박근혜 대 이해찬’ 대리전 양상으로 흐를 공산이 높다. 충남의 경우 안희정 지사의 재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안 지사의 경우 차기 충청도 리더로서 도민들이 보고 있다는 점이 이유다.

이밖에 강원/제주의 경우 여야가 각각 한 석씩 나눠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최문순 현 지사에 맞설 마땅한 인물이 없는 상황이다. 당초 여당에선 권선동 의원이 출마할 경우 ‘해 볼만하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불출마하면서 김 빠진 형국이다. 현재 여당에서는 최흥집, 이광준, 정찬수 후보가 경합을 벌이면서 군사접경지역 특성상 높은 정당 지지도에 승리를 기대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원희룡 새누리당 후보의 압승이 예견되고 있다. 우근민 새누리당 제주지사가 경선에 불참하면서 ‘무소속’ 출마설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끝내 불출마 선언하면서 원희룡 후보를 지지해 당내 경선이 잡음없이 교통정리가 된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에서는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사 사장, 김우남 국회의원,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가 경선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원 후보가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설 정도로 차기 지도자감으로 인정받고 있는 데다 야당 후보가 고만고만해 여당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한편 영남과 호남의 경우 여야 텃밭으로 ‘경선 승리=당선’ 지역이다. 본선보다 경선이 더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결국 여야 대결보다 여여, 야야 대결 승자가 곧 광역단체장이 되고 분열될 경우 무소속 후보가 가져갈 공산이 높다. 다만 부산과 대구의 경우 각각 무소속 오거돈 후보와 새정치연합의 김부겸 후보의 ‘돌풍’이 예상된다.

무소속 오거돈 후보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권철현, 서병수, 박민식 후보와 일대일 가상대결에서 박빙속 열세거나 우위를 점하면서 무소속 돌풍이 거세다. 부산시장 선거에 벌써 세 번째 도전하는 오 후보는 행시 출신으로 부산시, 청와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거친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새정치연합 경선중인 이해성, 김영춘 후보와 단일화까지 이뤄낼 경우 당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산 오거돈 대구 김부겸 ‘돌풍’ 촉각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의 경우에는 새누리당 서상기, 조원진, 권영진, 이재만 후보가 치열한 경선을 벌이고 있는 사이 새정치연합에서는 김부겸 후보를 확정했다. 김 후보는 이미 19대 총선에서 대구 정치 1번지라는 수성구에 출마, 한나라당 이한구 후보에 맞서 40%가 넘는 지지율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김 후보측은 당선을 목표로 하되, 최대 35%이상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새누리당 후보가 누구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김 후보의 당선과 득표율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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