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서 떠난 뒤 1년… 오히려 잘나가 “배 아퍼~”

알짜사업부 매각으로 회사 정상화 절차 밟게 돼
조기졸업 웅진, 코웨이 사업 되찾을 수 있을까

[일요서울 | 이범희 기자] ‘코웨이’라는 이름은 일반인들 사이에 익숙한 기업명이다. 여전히 코웨이를 웅진코웨이로 아는 사람이 많다. 정수기 업체로 아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유동성위기를 겪던 웅진그룹이 지난해 1월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윤석금 회장의 신화가 깃든 알짜사업부였지만 웅진의 선택은 단호할 수밖에 없었다. 웅진이 살기 위해선 버려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까움이 최근들어 배아픔으로 형상화 되고 있다. 코웨이가 매각된 지 1년만에 성장 그래프를 그리고 있고, 웅진도 워크아웃을 조기졸업했다. 웅진이 코웨이를 매각했기에 살아날 수 있었다는 게 동종업계의 분석이지만 웅진 입장에선 어딘가 모르게 섭섭하다는 입장이다.

웅진그룹은 코웨이를 비롯해 웅진케미칼은 도레이새한에, 웅진식품은 한앤컴퍼니에 각각 매각해 마련한 현금과 윤 회장 일가의 사재 출연 등으로 1조5천억 원에 달하는 부채를 상환했다. 이후 계열사가 14개에서 8개로 줄어든 웅진은 지난해 9월 150억 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가 최근 들어 법정관리에서 벗어나며 기업 회생에도 성공했다.

다만 이름에서 ‘웅진’을 떼어내고 독립한 알짜사업부 ‘코웨이'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또 다시 씁쓸함을 전한다. 비록 경영은 국내경영인이 맡고 있지만 자신이 일군 회사가 남에 손에서 성장하고 있음을 쳐다만봐야 하는 웅진측 입장에선 빛 좋은 개살구란 지적이다.

코웨이는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사모펀드에 팔려가는 신세가 됐지만 홀로서기를 통해 기업가치를 더욱 끌어올렸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지난 2월 19일 기준 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1조9천337억 원, 영업이익 3천34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에 비해 매출은 7%, 영업이익은 46.7% 증가한 금액이다.

이 같은 기세라면 올해 ‘매출 2조 원 고지'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 관계자는 “회사 주인이 바뀌었지만 렌탈 사업 해약율은 오히려 줄어든 게 좋은 실적을 달성하는 데 주효했다”며 “보통 렌탈 사업에서 1%대의 해약율을 기록하는데 지난해에는 0.8%까지 내려가 영업이익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대주주 변경 후 신사업 활개

특히 리엔케이 브랜드로 대표되는 화장품 부문에서 적자 폭을 낮춘 데 이어 초소형 정수기 ‘한뼘2’, 보급형 냉정수기 등 전략 제품 출시가 성공한 것 역시 영업이익 상승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코웨이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2005년 설립된 대한민국 최대의 사모펀드다. 운용자금은 2012년 현재 약 4조원에 이른다. 회장은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사위인 김병주이다. 코웨이의 최대주주는 ‘코웨이홀딩스'다. 지난해 6월 30.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웅진은 아직 답보상태다.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미약하다. 최근들어 창업주 윤 회장의 회생이 주목 받고 있지만 과거 명성 찾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윤 회장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채권단의 반대와 여론 악화로 웅진홀딩스의 대표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비록 윤 회장의 회생계획에 따라 직접 보유한 지분은 없지만, 두 아들의 지분이 전체지분의 25%에 달하기 때문에 경영권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출발하는 웅진그룹은 교육, 출판, 태양광, IT컨설팅, 레저산업으로 재편된다.

웅진씽크빅은 학습지와 전집출판, 공부방 등 기존 사업을 중심으로사업을 진행할 예정이고, 태양광 단결정 시장 세계 1위 기업인 웅진에너지는 신기술 개발로 1위자리를 지킨다는 방침이다. 웅진홀딩스는 IT컨설팅 사업을 확대하고 법정관리로 중단된 무안경 3D 광고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업계는 “코웨이 매각이 극동건설 사태로 촉발된 그룹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것도 사실이다"라며 안타까워한다. 이 때문에 윤석금 회장의 웅진과 웅진 이름을 떼어내고 새 출발한 코웨이의 향후 발전가능성과 관련해서도 말들이 무성할 것으로 보인다.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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