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정조 1년 왕을 암살하기 위해 살수들이 내시, 궁녀들과 모의해 담을 넘었다는 정유역변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 ‘역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외로운 군주 정조로 분한 현빈의 연기는 그간 공백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인상적이지만 다소 매끄럽지 않은 이야기 전개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영화 ‘역지난 22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취재진과 영화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사회를 열었다.

지난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연예계 행사 및 활동을 전면 취소한 가운데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가 진행되면서 이날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다만 영화사 측은 이번 행사 외에 스타들을 초정하는 VIP시사회와 출연진의 인터뷰는 취소한 상황이다. 이날도 현빈을 비롯해 정재영, 조동석 등 출연진과 이재규 감독 역시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앞서 영화 ‘역현빈인 군재대후 스크린에 도전하는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시선의 끌었다.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등 인기 드라마를 연출했던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명품 사극에 대한 기대감을 일치감치 키웠다. 여기에 정재영을 비롯해 한지민, 조재현, 김성령, 조정석, 박성웅 등 스타급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돼 촬영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영화는 뒤주에 갇혀 죽은 아비를 품은 왕, 정조의 외로움으로 시작된다. 특히 초반부터 현빈은 명품 근육질 몸매를 선보이며 눈을 땔 수 없게 만든다.

영화속 정조는 호시탐탐 왕의 자리를 위협하는 정순왕후, 노론과 대치하고 역심을 품은 신하들의 암살계획이 실행되는 가운데 왕을 죽이려는 사람들과 지키려는 사람들, 왕의 이야기가 맞물려 흘러한다.

특히 외로운 왕 정조 역을 맡은 현빈은 성숙한 매력을 발산한다. 재대 후 첫 영화 작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부담감을 가진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지 않은 표정 변화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는 등 그간의 공백의 설움을 대변하는 듯 정조의 다양한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다.

다만 화려한 캐스팅은 극의 시선을 분산시켜 아쉬움을 남겼다. 상책(정재영 분)과 연모하는 여인을 지키기 위해 담을 넘어야 했던 살수(조정석 분), 전형적인 대립각을 세우는 정순왕후(한지민 분), 살수들을 공급하는 광백(조재현 분), 세닥방 나인인 월혜(정은채 분)까지 2시간여의 시간 속에 다양한 이야기를 담다보니 과유불급이 연상된다.

여기에 초반부터 비장함과 긴장감을 후반까지 쉬지 않고 이어가면서 지루한 감이 살짝 묻어났고 중반부 차분함은 후반부를 돋보이게 하지만 밋밋한 전개가 다소 아쉽다.
 

영화 역린은 오는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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