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절’ 돌아온 그녀

[일요서울 | 조아라 기자] 김희선이 드라마 ‘참 좋은 시절’로 소소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주말연속극인 이 작품은 가족의 가치와 사랑의 위대함을 따뜻하게 담아낸 홈드라마다. 막장드라마에 지친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해서인지 평균시청률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막 중반을 지난 만큼 앞으로 시청률 반등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이 작품에서 김희선은 데뷔 후 처음으로 경상도 사투리로 연기에도 도전했다. 주변의 걱정과는 달리 자연스러운 사투리로 연기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또 캔디형 여주인공에서 벗어나 억척스러운 캐릭터를 맡아 지금껏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희선은방영 초반의 연기력 논란을 벗고 물오른 감성연기로 ‘김희선의 재발견’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앞으로 한층 깊어진 연기로 시청자를 울릴 그녀의 변신을 기대한다.

 

김희선은 왜! 흥행참패의 아이콘이 됐나

1990년대 김희선은 시청률 제조기였다. 그녀가 출연만 했다하면 ‘대박’은 따 놓은 당상이었다. ‘목욕탕집 남자들(1995)’을 시작으로 ‘프로포즈(1997)’, ‘웨딩드레스(1997)’, ‘미스터Q(1998)’, ‘토마토(1999)’ 등 그녀가 연달아 히트시킨 드라마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전형적인 캔디형 여주인공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그녀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점점 식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김희선의 출연작들은 흥행참패를 면치 못했다. ‘요조숙녀(2003)’, ‘슬픈연가(2005)’, ‘스마일 어게인(2006)’등이 줄줄이 실패해 잠정적으로 은퇴하기에 이르렀다.

김희선의 연이은 흥행실패를 두고 ‘작품 보는 눈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김희선은 ‘가을동화(2000)’의 은서 역을 영화 ‘비천무(2000)’ 때문에 거절했다. 드라마 ‘수호천사(2001)’ 캐스팅은 영화 ‘와니와 준하(2001)’ 때문에 거절했다. ‘겨울연가(2002)’와 ‘명랑소녀 성공기(2002)’도 모두 거절했다. 또 드라마 ‘올인(2003)’은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2003)’ 촬영 일정으로 포기했다.

2004년엔 ‘불새’, ‘파리의 연인’, ‘미안하다 사랑한다’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지만 모두 거절해 스스로 복덩어리를 차버렸다. ‘마이걸(2005)’은 코믹물이라서, ‘사랑과 야망(2006)’은 김수현 작품에 누를 끼칠까봐서 거절했다. ‘동이(2010)’는 캐스팅 0순위였지만 결국 한효주에게 타이트롤이 돌아갔다. 한효주는 이 작품으로 그해 MBC 연기대상 대상을 받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김희선은 드라마 ‘신의(2012)’로 컴백했지만 흥행참패를 면치 못했다. 그는 이제 ‘참 좋은 시절(2014)’로 재기의 발판을 만들고 있다. 서른여덟의 나이가 돼서야 처음으로 억척스러운 연기에 도전한다는 김희선. 그녀의 흥행 실패는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그녀 자신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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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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