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단지 1호 호텔…복합리조트 변신 꿈꿔

홍콩 란딩그룹 인수…전망 ‘밝아’
호텔내 외국인전용 카지노도 매각

[일요서울 | 이범희 기자] 증권가에는‘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용어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인이거나 한국계 자금을 바탕으로 하는 투자자를 일컫는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치고 빠지는 투자전략으로 한국의 일반투자자처럼 주식매매를 한다.
이들의 수법은 비리의 온상으로 지적돼 2014년 사라져야 할 것으로 지목된다. 반대로 국내 기업명을 혼합해 쓰지만 실제로는 외국계 기업인 경우도 있다. GM대우, 홈플러스, 맥심 등과 같이 지분 전량이 매각된 회사도 있고, 에쓰오일처럼 지분의 절반 이상이 외국계기업에 매각된 사실상의 외국계 기업도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을 국내 기업으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 이에 따라 [일요서울]은 국내 기업명이지만 지분은 외국계인 기업의 명단을 공개한다. 그 열여덟 번째로 '하얏트 리젠시 제주(대표 유재형)'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제 1호 호텔인 ‘하얏트 리젠시 제주'가 또다시 외국기업에 매각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동종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8일 홍콩 부동산개발업체인 란딩 국제발전유한회사(이하 란딩 그룹)는 8억7590만 홍콩 달러(약 1200억 원)에 하얏트 리젠시 제주와 호텔 내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인수했다.

란딩은 하얏트 카지노 인수와 관련해 같은 달 4일 홍콩 증시에 공시했고 호텔 전체 매입 건에 대해서는 10일 공시했다.

란딩 그룹은 최근 싱가포르 카지노업체인 ‘겐팅 싱가포르'와 제주에 합작회사인 ‘람정제주개발'을 설립하고 2018년까지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 내 A·R·H지구 251만8000㎡ 부지에 2조4000억 원을 투입해 복합리조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이다.

‘하얏트’는 1957년 제이 프릿츠커(Jay Pritzker)가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인근의 하얏트 하우스 모텔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50여 년에 걸쳐 확고한 명성과 업계 최고의 브랜드를 확립한 전통과 혁신의 다국적 호텔 기업이다.

매일 만나는 손님들의 삶 속에서 작은 차이를 통해 환대의 진수를 느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모시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다.

현재 전 세계에 걸쳐 ‘하얏트’ 브랜드의 호텔과 리조트·레지던스·휴양지·프랜차이즈 등을 소유 및 개발하고 있다.

하얏트리젠시 제주는 총 면적 5만3715㎡(약1만6249평)이다. 객실 223개를 비롯한 10개의 회의실 및 연회장을 갖추고 있어 최대 2000여 명이 수용 가능한 규모이다.

1985년에 국내 유일의 아트리움 양식으로 설계됐으며 건물이 원통형 구조라 어느 층에서든지 천정 위로 하늘을 볼 수 있다. 시즌별로 다양한 이벤트가 제공된다. 여름방학에는 어린이 프로그램인 ‘키즈빌리지’가 운영되고 있어 어린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과 부모님에게는 여유 있는 휴식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제주 국제 공항에서 자동차로 50분정도 소요된다. 주변에는 중문 해수욕장·제주컨벤션센터·월드컵 경기장·테디베어 박물관 등 제주도의 유명 관광지와 가깝게 위치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서귀포 앞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정원은 제주 올레 8코스에 포함된다.

부대시설로는 테라스 카페와 레스토랑·연회장·스파&피트니스센터·카지노·수영장·비즈니스센터·사우나·조깅코스·아열대 정원·나이트클럽·쇼핑아케이드 등이 마련돼 있다. 특히 하얏트 리젠시 제주 호텔의 아쿠아뷰 스파는 자연친화적인 스파로, 심신에 활력을 되찾아주는 스킨케어와 제주도 전통 마사지 등의 웰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제주 공항서 50분 아쿠아뷰스파 인기

하얏트리젠시 제주 역시 처음부터 외국계자본 기업은 아니었다.
1979년 2월 대유관광이 210실 규모의 호텔부지 매매약정을 체결했으나 5월 15일 국제그룹 계열사인 남주개발로 사업자가 변경된 후 1982년 공사에 들어가 1985년 6월 1일 개관했다. 1985년 국제그룹 해체 후 한일합섬에 인수됐으나 1998년 7월 부도 이후 2차에 걸친 입찰 끝에 2000년 12월 아주산업 계열사인 서교가 경매를 통해 인수해 운영하다 외국계 자본에게 넘어간 것이다.

한편 제주도 내 한 매체는 란딩 그룹이 신화역사공원 내 복합리조트 조성 이후 이번에 인수한 하얏트 카지노를 이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제주특별법상 외국인 투자 금액이 5억 달러 이상일 경우 외국인전용 카지노 허가를 신청할 수 있으며, 허가권한은 제주도지사가 갖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양도·인수한 경우 30일 이내에 지위 이전 신고만 하면 영업이 가능하고 영업장 이전이나 내부시설 규모 변경도 신고를 통해 가능하다.


신문은 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외국 자본이 카지노가 포함된 대형 호텔을 인수해 운영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신화역사공원 내 복합리조트와 결부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현재 복합리조트에 카지노를 운영한다는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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