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유흥업소들은 좀처럼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 화려한 명성을 누리며 좀처럼 불황을 타지 않던 업소들마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 얼마전 전국의 반나절화를 선언하며 개통된 고속철은‘유흥문화의 전국구화’를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전례없는 불황을 맞아 각 지역의 유흥업소들은 ‘제 살 깎아먹기’ 도 마다않는 등 천태만상의 전략들을 내세우며 손님몰이에 나서고 있다.

부산광역시

부산 해운대 근처에는 고급 룸살롱들이 밀집해있어 비단 여름 휴가철이 아닌 시기에도 서울 및 각 지방의 고객들이 끊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해운대 근처의 A업소(룸살롱)는 불황으로 인한 가격인하 대신 오히려 과감한 투자로 타업소와의 차별을 기했다. 업소 관계자 서승진(42·가명)씨는“룸시설 내부 인테리어를 최고급 이태리제 도장으로 장식하는 등 강력한 럭셔리 전략을 펴고 있다”며 “동양에서도 빠지지 않는 수준이며 손님들 반응도 무척 좋다”고 전했다.W업소(룸살롱) 관계자는 작년부터 룸과 도우미를 고객이 직접 고를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손님들이 상당히 재미있어 한다고 전했다. 그는“룸과 도우미들을 테마별로 나누고 고객의 취향에 따라 초이스가 가능하다”며“간혹 세라복 입은 도우미를 원하는 등 특이한 주문을 하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동해권 (속초, 강릉)

여름이 지나간 후 동해권에 위치한 유흥업소들은 마치 파도가 빠져나간 바다처럼 휑한 모습이라고 업소측 관계자는 말했다.T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상영(가명) 실장은 “겨울철 강원권으로 스키 관광을 오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여 새로운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데 예약시 20%는 기본으로 할인해주기로 했다”고 전했다.R업소는 최근 홈페이지를 새로 만들어서 각종 유흥업소 정보사이트에 올리는 등 온라인상에서의 홍보를 겸하고 있다. 실제로 모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업소의 홈페이지에는 대표이사 인사말과 내부 시설 소개는 물론이고 술값 견적 서비스까지 자세히 나와 있었다. 특히 도우미 아가씨들의 사진에 더하여 신상 및 핸드폰 번호까지 나와 있는데 이 업소의 상무 성재익(36·가명)씨는 “업소측뿐만 아니라 아가씨들까지 스스로 홍보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온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대구광역시

수성구에 위치하고 있는 P업소(룸살롱)의 경우에는 접대를 위해 단골 고객이 자주 찾는 곳이다. 술값 시비 문제로 인해 타지에서 온 뜨네기 손님은 웬만해서는 받지 않는다는 이 업소 관계자는 “90% 이상이 단골들이다. 단골들이 타 업소로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전략이라면 전략”이라고 언급했다. 마담 김미진(가명)씨는 “아가씨들이 단골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단골 손님들에게 놀러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필요할 때 일일 애인 노릇을 하기도 한다”고 넌지시 말했다. 또 다른 업소 E는 양주를 3병이상 시킬 경우 모텔을 잡아주고 모텔비를 업소측에서 부담하는 색다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광주의 한 도심에 위치한 N업소의 사장 한강석(가명)씨는 올초부터 새로운 이벤트를 마련해서 작년에 비해 매상을 50%이상 올렸다. 한달에 한번씩 매달 가장 많은 매상을 올려준 고객에게 파트너 아가씨와 함께 3박 4일 동남아 여행을 보내주는 획기적인 이벤트다. 한 사장은 “타업소에 갈 손님이 우리업소에 한번 더 오게끔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 밝혔다.T업소를 운영하는 배길수(45·가명)씨는 “아가씨들의 서비스 질에 따라 매상에 차이가 많이 난다. 얼마전부터 쇼를 다시 시작했다”며 “아가씨들이 자극적인 쇼를 하지 않으면 손님들의 불만이 높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변태서비스의 여부 및 서비스의 강도에 대해서 그는 “예전보다 수위가 높아진건 사실”이라며 웃었다. 그러나 손님 유치를 위해 러시아 여성들을 고용한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많은 업소들이 “들은 바 없다”며 대답을 피했다.

대전광역시

대전은 유성구 온천 일대를 중심으로 유흥가가 밀집해 있다. 은행동이나 충남대 근방의 궁동에는 주로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술집이나 노래방이 밀집해 있지만 유성동의 경우에는 온천주위를 둘러싸고 룸살롱과 숙박업소들이 분포해 있다.유성구 C업소(단란주점)의 사장 강소영(34·가명)씨는 “우리 업소의 경우 나이 든 손님들이 자주 찾는다. 고속철 개통으로 타지에서도 많이 오는 추세”라 말했다.S업소(룸살롱)의 관계자는 “중소기업 사장들이 골프접대 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유독 여대생 도우미를 선호한다”며 “고객의 입맛에 맞추다보니 여대생 도우미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 밝혔다.‘여대생 도우미’,‘화끈한 서비스’라는 홍보문구가 고객을 사로잡는데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이 업소측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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