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고객의 마음을 훔치다”

베이직 캐주얼 대표 브랜드…소상인 불만 높아
반일감정에 미운털 박혀 “앞으로의 해결 과제”

[일요서울 | 이범희 기자] 증권가에는‘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용어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인이거나 한국계 자금을 바탕으로 하는 투자자를 일컫는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치고 빠지는 투자전략으로 한국의 일반투자자처럼 주식매매를 한다.
이들의 수법은 비리의 온상으로 지적돼 2014년 사라져야 할 것으로 지목된다. 반대로 국내 기업명을 혼합해 쓰지만 실제로는 외국계 기업인 경우도 있다. GM대우, 홈플러스, 맥심 등과 같이 지분 전량이 매각된 회사도 있고, 에쓰오일처럼 지분의 절반 이상이 외국계기업에 매각된 사실상의 외국계 기업도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을 국내 기업으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 이에 따라 [일요서울]은 국내 기업명이지만 지분은 외국계인 기업의 명단을 공개한다. 그 스물 한 번번째로 ‘유니클로(UNIQLO·대표 홍성호)’다.

유니클로는 1974년 일본에 설립된 캐주얼 의류 업체다. 1984년 일본 히로시마에 1호점을 열면서 의류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롯데쇼핑이 유니클로 일본 본사와 합작으로 에프알엘코리아를 설립하면서 유니클로라는 사명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지분은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Fast Retailing)이 51%, 롯데쇼핑(Lotte Shopping)이 49%를 보유하고 있다. 합작회사형태를 띠고 있지만 롯데쇼핑 지분의 정점엔 일본롯데홀딩스가 자리잡고 있는 만큼 사실상 100% 일본기업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유니클로는 일본 외에도 영국, 프랑스, 대한민국, 미국, 중국에 지사가 있다. 2011년 11월 11일 서울 명동에 아시아에서 가장 큰 초대형 매장을 개장했을 때 12억8000만 원 가량의 하루 매출 기록했다. 이 매출 규모는 국내 패션 아울렛 최고의 기록이다. 2013년 현재 국내에 9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본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히로시마의 양복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을, 야나이 타다시 회장이 미국 대학 생활 당시의 주변 모습을 보고 "매일 입는 와이셔츠 같은 것도 서점처럼 누구나 부담없이 구경하고 입어보고 살 수 있는 매장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는 콘셉트를 떠올려 히로시마에 문을 열었다. 이후 1998년 도쿄 진출을 비롯 일본 전국구로 퍼지고, 세계구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퍼진 SPA 브랜드가 되었다. 매년 매출이 90%씩 성장하고 있으며, 포브스에 따르면 야나이 타다시 회장은 2009년 이래 일본 최고의 부자이다.

국내에서도 SPA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한 브랜드로 평가된다. 인기에 힘입어 대도시를 중심으로 매장 입점에 주력하고 있으며, 어지간한 도심마다 한 곳씩 매장을 위치 시킬 정도로 사세 확장도 빠르다.

브랜드 성향은 베이식 캐쥬얼 브랜드답게 최대한 실용적이고, 무난한 디자인을 출시하고 있다. 국내나 일본이나 간편해서 좋지만 멋내기엔 다소 부족한 제품이란 인식이 쌓였지만 실용적이고, 무난한 디자인, 양말과 속옷부터 청바지와 자켓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류를 취급한 덕분에 다양한 연령대가 찾고 있다. ‘MADE FOR ALL'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서 그 성격을 알 수 있다.

제품에 자기 어필을 별로 안 하는 것도 특징. 다른 브랜드, 특히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회사들은 옷에다 자사 로고를 대문짝만하게 박아놓지만, 유니클로 제품은 딱 봐서는 무슨 브랜드인지 도통 알 수 없다. 이것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만 최근까지도 전범기 전시회를 후원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우익 논란에 휩싸여 일부 소비자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전범기가 홍보물에 포함돼 오해를 샀다. 유니클로가 전범기 전시회를 후원한 것이라고 보긴 곤란하다는 것이다.

영세업체 무너진다

지난해 1월 다케시마 후원기업 목록에 브랜드 이름이 오르면서 한국내 반일 및 혐일론자로부터 공격과 불매운동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당연히 국내 소상공인들의 일본상품 불매운동 대상에도 올라, 브랜드 로고가 계란 투척 세례를 받기도 했다.

그야말로 국내에 퍼진 반일감정 탓인지 유니클로에 대한 부정여론이 잠재해 있다.

또 유니클로 등 SPA 브랜드의 공습의 여파로 서울 동대문과 남대문을 중심으로 한 의류용 액세서리 도매업체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는 주장이 지속되면서 진통을 예고한다.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해외 SPA업체의 성공으로 국내 영세 의류업체들이 치명타를 입고 있다는 것.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영세 의류업체들의 위축은 해당업체에 의류 액세서리를 납품하는 도매업체의 입지를 축소시키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금융사로부터 빌린 대출금도 제대로 갚지 못하고 있다. 이상기온에 따른 계절적 변수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신보 관계자는 “디자인과 생산, 판매가 모두 이뤄지는 SPA 시장의 성장으로 도매업체의 입지가 축소될 전망"이라며 “특히 SPA 시장이 기존 의류 외 가방, 양말, 모자 등으로 품목이 확대 되고 있다는 점은 당분간 의복액세서리와 모조장신품 도매업 전체에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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