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10대들의 행태가 조폭 수준을 닮아가고 있다. 얼마전 일진회 파동으로 학교폭력이 여론화됐지만, 10대들의 잔혹상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제 일부 10대들의 범죄수법이나 행태는 단순한 학교폭력의 수준을 넘어 조폭에 버금갈 정도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 초등학생을 상대로 1년반 동안이나 돈을 갈취하며 괴롭힌 무서운 10대들이 검거됐다. 청주 동부경찰서는 강도상해 등의 혐의로 김모(15·무직)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모군 등 3명을 입건했다. 이들의 나이는 불과 15살에 불과했지만 범행은 조폭의 그것과 다를바 없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초등학교에 다니던 A군에게 폭행과 협박을 가하며 정기적으로 돈을 상납받았으며, 돈을 가져오지 않을 경우 야산으로 끌고가 주먹세례를 가했다.

폭행을 당하는 것이 두려웠던 A군은 아르바이트에 도둑질까지 하며 돈을 갖다바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있다.사건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돈이 필요했던 김군 등은 평소 용돈을 넉넉히 가지고 다니는 A군을 범행 대상으로 정했다. 그리고 2003년 12월 청주의 한 PC방에서 A군으로부터 5만원을 빼앗았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김군 등은 A군을 볼 때마다 3~5만원씩을 빼앗고, 피하는 A군을 야산으로 끌고가 마구 폭행해 팔을 부러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보복이 두려웠던 A군은 감히 신고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김군 등의 폭행으로 인한 상처조차 사실대로 털어놓을 수 없어 부모에게는 ’넘어져서 다쳤다’고 둘러대며 속으로만 끙끙 앓았다. A군이 자신들을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아는 김군으로서는 거칠 것이 없었다. 그들은 점점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으며 빈도도 잦아졌다.

급기야 김군 등은 ‘일주일 시간을 줄테니 30만원을 구해오라’는 식으로 파렴치한 협박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초등학생인 A군이 목돈을 구할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A군은 음식점 전단지를 돌리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매달 20만원을 벌어 김군에게 꼬박꼬박 갖다 바쳤다.그러나 바늘도둑이 소도둑 되는 법. 김군이 요구하는 액수는 점점 커져 100만원에 이르렀다. 초등학생인 A군이 전단지 아르바이트만 해서 충당하기에는 너무도 큰 액수였다. 그러나 돈을 구하지 않으면 김군 등으로부터 엄청난 폭행을 당할 것이 뻔했다. A군은 급기야 슈퍼마켓에서 현금 70만원을 훔치고 아버지 지갑에까지 손을 대 간신히 100만원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A군이 근 1년반 동안 김군 일당에게 빼앗긴 돈은 무려 300만원에 달했다. 김군 일당에게 돈을 빼앗기는 장면을 수차례 목격한 PC방 주인의 신고로 A군은 겨우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A군이 받은 정신적 상처는 그 무엇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게 됐다.

# 어처구니없는 10대의 ‘욱’하는 범죄, 4,000원에 친구 살해한 고교생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에게 4,000원을 빌려줬다가 받지 못하자 홧김에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무서운 고교생이 체포됐다. 지난 22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빌려간 돈을 갚지 않는다’며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장모(16)군을 긴급 체포했다. 사건을 담당한 경찰에 따르면 장군은 지난 2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암동 모 초등학교 앞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문모군의 가슴을 발로 차 숨지게 했다는 것. 조사 결과 장군은 1주일전 문군에게 4,000원을 빌려줬으나 문군이 돈을 갚지 앉자 문군을 조용한 곳으로 데리고 가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장군은 범죄를 저지른 뒤 “장난으로 레슬링을 하다가 실수로 친구를 숨지게 했다”고 거짓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군은“친구를 길에서 만나 반가운 마음에 서로 힘겨루기를 하다 함께 넘어졌는데, (내가) 팔꿈치로 친구의 가슴을 찍는 바람에 숨졌다”고 거짓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장군의 거짓말은 오래가지 못했다. 경찰은 사고현장 부근에 있던 이들의 친구 3명과 장군의 진술이 엇갈린 점 등을 수상히 여겨 추궁한 끝에 장군으로부터 자백을 받아냈다.

# 교제를 거부했다고 진짜 생매장하고 협박?

자신과 사귀기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여고생을 흙더미에 파묻고 협박한 고교생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21일 인천 남동경찰서는 인천 연수구의 모 고등학교 2학년 김모(17)군을 폭력 혐의(야간 공동 상해 및 감금)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범행에 가담한 친구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지난 5월 중순 친구의 여자친구로부터 김모(16)양을 소개받은 김군은 그녀와 교제를 원했지만 김양은 그를 피하며 만나주지 않았다.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 김군은 김양에게 앙심을 품게 된다. 자신과의 교제를 거부하는 김양에게 화가 치밀어오른 그는 18일 밤 9시경 자신의 친구들을 김양의 집으로 보냈다. “줄 선물이 있으니 나오라”는 김군 친구들의 말에 아무 의심없이 집을 나선 김양은 그때까지만해도 앞으로 닥칠 무서운 일에 대해 상상도 하지 못했다.김군의 친구들과 함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 3동의 한 중학교 운동장에 도착한 김양은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서 김군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군을 본 김양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김군은 다짜고짜 “왜 만나주지 않느냐”며 다그치기 시작했다. 화를 억누르지 못한 그는 급기야 김양의 뺨을 때리고 멱살을 잡아 수차례 흔드는 등 위협을 가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김양이 끝까지 교제요구를 거절하자 김군과 그의 친구들은 김양을 단단히 혼내주기로 마음먹는다.그들은 운동장 한쪽에 쌓여 있던 흙더미에 60㎝ 정도 깊이의 구덩이를 판 뒤 반항하는 김양을 그 속에 억지로 주저 앉혔다. 그리고 흙으로 김양의 어깨 높이까지 파묻었다. 마치 반 생매장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김군은 겁에 질려 고개만 내민 채 파묻힌 김양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갖은 협박을 가했다.

심지어 “너같은 건 산에 파묻어야 한다”는 등의 폭언을 쏟아부으며 입에 물린 빨대로 겨우 숨을 쉬게 하는 등 그들의 가혹한 ‘복수(?)’는 새벽까지 이어졌다.김군의 교제 요구를 거절한 대가는 너무도 잔인했다. 그들이 김양을 풀어준 시간은 새벽 2시 반경. 아무도 없는 한산한 학교 운동장에서 여러명의 또래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김양은 무려 4시간 가까이 흙속에 파묻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사건을 담당한 경찰은 “사귀자는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산 사람을 구덩이에 파묻고 협박할 생각을 했다는 자체가 충격적”이라며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는 10대 범죄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혀를 내둘렀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