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합법화 찬성하십니까?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성매매는 정말로 ‘필요악’일까. 우리나라는 분명 성매매가 ‘악’으로 규정되어 현재 불법이다. 하지만 성매매를 옹호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아무리 없애려도 해도 없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성을 돈으로 사지 않고서는 섹스를 경험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는 점에서 성매매 옹호론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섹시 배우 소피아 베르가라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매매를 할 수 있으면 하라”는 폭탄발언을 해 관심을 끌었다. 특히 그는 여성이라는 점에서 성매매에 옹호적인 입장이 더욱 많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연 성매매에 대해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성매매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어떤 것일까?

과거 국내에서 성매매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급증하게 된 것은 일부 성매매 업자들이 여성을 감금하거나 혹은 그런 감금으로 인해 수많은 사고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들은 학대와 착취를 당했으며 특히 미성년 성매매가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더욱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성매매는 악이자 불법’이라는 의견이 급등하게 된 것이다. 물론 성매매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기 때문에 그 전부터도 ‘죄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다른 건 몰라도 사람의 몸, 그것도 섹스의 쾌락이 판매되고 그것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죄의식을 부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이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지는 못한다. 현재 지구상에는 성매매를 합법화하는 나라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나라 역시 성매매에 대한 수많은 토론과 논의를 거쳤으며 그 결과 ‘성매매는 합법’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성매매는 불법이며 죄악’이라는 생각이 모든 곳에서 다 통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에서도 성매매 합법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 수많은 성매매를 수사했던 과거의 경찰총수 역시 ‘공창제를 도입하자’는 발언을 한 바가 있다. 공창제란 곧 성매매의 합법화를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성인들은 성매매 합법화에 대해서 어떤 의견들을 가지고 있을까. 성매매를 찬성한다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자영업자 최모씨의 이야기다.

“인류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성매매는 함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결혼을 하게 되면 한동안은 배우자와의 섹스를 즐길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상대를 찾아 섹스를 하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하지만 그러한 욕구만 가지고 여러 번 결혼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에는 성매매를 하는 창녀들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는 나이가 젊으나 많으나 상관이 없다. ‘열 여자 마다하는 남자는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아주 투철한 인생관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성매매를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인류가 사라지는 그 순간까지 성매매가 함께 하지 않겠는가?”

인류가 사라질 때까지 존재하는 성매매?

이렇게 인간의 본능에 의거해 성매매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때로는 단속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십 년 동안 수백, 수천 번의 성매매 단속이 있었고 그것으로 처벌받은 사람도 수 십 만명에 이를 텐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매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결국 단속이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냐는 논리다. 직장인 박 모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내 생각에 성매매 단속은 경찰력 낭비다. 물론 착취나 감금, 폭력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것은 인권침해의 하나이기 때문에 단속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아무리 단속을 해봐야 처벌 하는 것 이외의 성과는 전혀 없다. 원래 단속이라는 것은 또 다른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또한 이러한 모습을 잠재적 예비 범죄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일종의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성매매 단속은 이러한 효과를 전혀 주지 못한다. 그렇다면 의미없다고 봐야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그런 점에서 아예 성매매를 합법화하고 잘못된 인권유린과 성병에 대한 단속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 경찰력을 낭비하지 않고 효과적인 일이 아니겠는가?”

또한 장애인이나 여성을 사귀기 힘든 남성, 혹은 반대로 자신의 외모 때문에 남성과 잠자리를 가지지 못하는 여성이 있다는 점에서 성매매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취재진은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장애 때문에 섹스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

“내 친구 중의 한명은 이제까지 살아보면 연애를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아토피가 심한데다가 비만이라 정상적인 남성들이 그녀를 무척 기피한다. 하다못해 친구로도 지내려고 하지 않으니 그녀의 좌절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다보니까 이제까지 남자와 잠자리 한 번 가지지 못했다.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앞으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그 친구를 볼 때마다 성매매라도 해서 여성이 느낄 수 있는 쾌락을 느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세상에는 섹스를 하고 싶어도 외모와 기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일부지만 성매매를 합법화하는 것은 어떤가 하는 생각도 해봤다.”

실제 이러한 신체상의 장애 문제 때문에 성매매를 하지 못하는 남녀는 상당한 숫자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런 사람들에게 성매매는 어떤 면에서는 ‘최소한의 인권보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 다른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모씨 역시 약간의 장애가 있어서 이제껏 여자를 별로 사귀어보지 못한 경우다. 그나마 정상인 친구의 도움으로 두세 번 정도 창녀촌에서 여자를 만나본 것이 전부다.

“나도 여자와 섹스를 주기적으로 해보고 싶다. 하지만 내 몸이 이러니 도저히 여자 친구가 생길 리가 없다. 길거리에서 서로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연인들을 볼 때마다 내 몸이 왜 이렇게 되는지 한탄스러울 뿐이다. 성매매라도 좀 합법화가 되면 친구의 도움이 없이도 성매매를 통해서 욕구를 해소할 수 있을 텐데 그것도 안 되는 상황이다. 어떤 친구가 내가 성매매 할 때마다 그런 곳에 데려다줄 수 있겠는가. 거기다가 만약 단속이라도 뜨면 불편한 몸으로 도망도 못가고 경찰서에 가는 수치를 겪어야 하지 않는가. 장애인 등급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라도 성매매를 합법화 해주었으면 좋겠다.”비록 그들의 말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장애인이라고 성매매를 합법화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차별화된 정책은 국민들의 불만을 낳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장애인에 대한 또 다른 편견을 생기게 할 가능성도 높다고 할 수 있다. 장애인을 모두 성매매 하는 사람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장애인들 스스로가 용납하지 못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실질적인 논란이 적지 않을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성매매를 갑작스럽게 ‘불법’에서 ‘합법’으로 바꾸는 것도 쉬운 일 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법에 대한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한 여론의 질책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많은 행정절차와 규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실제 성매매 합법화에 대한 일말의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지금, 우리나라에서 성매매가 합법화되기는 지극히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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