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장 지수 영향 줄 결정적 모멘텀 부재 중국 경제 회복과 상승, 국내 증시 견인차 역할

어스름이 깔릴 저녁 무렵 한가한 걸음걸이로 산책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 곁에는 귀여운 강아지가 한 마리가 주인 곁을 따른다. 한가한 동네라 강아지는 목줄도 하지 않은 채 자유롭게 동네를 활보한다. 이따금씩 불어오는 시원한 미풍에 주인 표정도 흡족하다.

주인과 함께 하는 산책길이 신났는지 강아지는 저만치 주인을 앞질러 가다가도 이내 뒤를 돌아보고는 다시 주인 곁으로 뛰어온다. 강아지는 앞쪽으로만 가는 것도 아니다. 뒤쪽으로도 갔다가 주인보다 너무 처진 것을 깨닫고는 다시 냉큼 주인 곁으로 달려온다. 강아지는 주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주인과 함께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경제와 주가는 산책나온 주인과 개와 흡사하다. ‘경제와 주가는 산책 나온 주인과 개다’라는 유명한 증권가 격언이다.

주가는 경제에 선행하기도 하고 후행하기도 한다. 실제 펀더멘탈에 비해 강세를 보이기도 하고 또 때로는 그 반대의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시장참여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기대가 모아질 때는 실제 펀더멘탈보다 주가가 높아지고 우려가 반영될 때는 실제 펀더멘탈보다 주가 수준이 낮아지는데 이 모든 부침은 일시적이며 장기적으로는 결국 펀더멘탈에 수렴한다. 펀더멘탈이 중요한 이유이다.

투기가 아닌 올바른 투자를 영위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장기적인 관점에서 펀더멘탈의 방향성을 가늠해야만 한다. 경제의 거시적 움직임을 장기적으로 예측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중요한 이유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결국 주가라는 것은 펀더멘탈에 수렴하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쓰나미처럼 밀어닥쳤을 때 주가는 890P 부근까지 수직 하락했고 모두들 공포에 사로잡혀 투매에 나섰다. 하지만 그로부터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지수는 다시 1600P를 넘어섰고 다시 그로부터 1년이 조금 더 지난 시점에는 사상최고점인 2231P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 3년 사이에 우리 내부의 역량이 달라졌는가 하면 그건 아니고 글로벌 경제상황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금융 위기란 결국 금융시스템이 망가진 것이다. 따라서 이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경제주체들 사이의 신용경색이다. 서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 돈을 융통하지 않는 것이다. 돈이 돌지 않으니 경제는 자연 침체할 수밖에 없다. 당시 미국과 중국 그리고 유럽을 중심으로 지구촌 전체가 유동성을 급격히 확대하며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한 것은 바로 이 신용경색을 완화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현재 주가가 좁은 박스권에 갇혀 오랫동안 머물러 있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펀더멘탈의 방향성이 어찌될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유동성 공급으로 위기는 일단 벗어났지만 경제가 실적에 바탕하여 꾸준하게 회복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요인과 플러스 요인이 적당히 혼재한 상태로 지수의 방향성을 가늠 할 결정적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것도 이유다. 현재 시점에서는 중국 경제의 회복과 상승이 우리 증시를 견인할 유일한 모멘텀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중국 리쿼창 총리의 방한과 이후의 한중협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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