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후 “작은별” 청와대 고위 인사?

공천헌금, 홍콩비자금, 후원금 강요 기업 리스트 등 의혹
리스트 내역 중 일부 사실로 드러나…나머지는 검찰 수사
이메일 주소 닉네임, ‘작은별’ 실체 놓고 설왕설래


[일요서울 | 박형남 기자]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을 둘러싼 의혹들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가운데, 검찰 수사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선 ‘박상은-검찰 유착설’ 등 미확인된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그러나 물밑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큰 소용돌이가 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지는 [지령 1054호-단독보도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 운전기사 10시간 직격토로] 제하의 기사에서 ‘3월 24일, 한국학술연구소에서 6억 원은 아들집에, 3억 원은 청담동 자택에 옮겼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또 6억 원에 대한 해명, 강화도 일대 토지 매입 등에 대한 의혹들이 불거진 것 이외에도 다양한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끌고 있는 부분은 은밀히 떠돌고 있는 ‘박상은 비리 리스트’다. 최근 [일요서울]이 단독 입수한 이 리스트에는 박 의원을 둘러싼 비리 의혹 13개에 대한 내용과 연루된 인사의 실명이 적시돼 있다. 특히 ‘박상은 비리 리스트’를 만든 인사가 ‘작은별’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리스트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그리고 작은별은 과연 누구일까.

[일요서울]이 입수한 ‘박상은 비리 리스트’에는 13개 비리 의혹은 물론 이와 관련된 인사의 실명이 게재돼 있다. 이 리스트는 박 의원 주변에서 떠도는 비리와 직원 급여 대납 등에 관한 의혹이 총 망라돼 있다. 내용의 대부분은 시중에 떠도는 소문을 요약 정리한 것이지만 이중 일부는 사실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그냥 흘려버릴 수도 없다. 특히 일부 내용은 박 의원의 최측근들만 알 수 있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검찰도 일부 사안에 대해 확인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수사 방향도 X파일에 담긴 내용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는 쪽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박상은 딸 특혜 의혹 불법 공천헌금 내용까지

먼저 이 리스트에서 눈에 띄는 것은 비자금 부분. 특히 홍콩비자금이다. A인사가 관련 핵심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리스트에 따르면 “홍콩 S은행에 50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있으며, 모 기업 M&A 관련”이라고만 기재돼 있다. 특히 A인사가 박 의원을 만나기 위해 의원회관을 방문할 땐 의원실 문을 굳게 잠그는 등 보안에 무척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A씨는 M&A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인물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이 리스트에는 “청담동 자택 금고 현금, 달러, 금괴 등 수십억(30~40억설)”, “대한제당 재직 시 B골프장, 서울 C사옥 등 건축 관련 비자금 조성”, “강화도 일대, 석모도 일대 토지 매입자금” 등과 관련된 의혹의 내용이 적혀 있다.

공천헌금을 둘러싼 의혹도 있다. 본지가 입수한 리스트에 따르면 “2010년 인천지역에 공천신청을 한 D씨로부터 무기명채권 5억 수수 의혹, 2012년 인천지역에 공천신청을 한 E씨로부터 공천헌금 수수 의혹(50만 원 롯데상품권 수천만 원 상당, 현금 10억 현금설)”이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의 측근인 F, G의 실명이 거론됐다.

인천 관내 기업체들로부터 수시로 후원금을 강요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검찰이 박상은 국회의원에게 ‘쪼개기 후원금’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는 인천 기업들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리스트에서는 해운업체 H사장, 2011년 인천북항 단지 부지배정 관련해 J협회, 2013년 화물주차장 및 법안 등 관련해 K회장, 공장 부지 내 매립 관련 L사에 후원금을 강요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사업과 관련해 민원을 들어주는 조건으로 후원금을 강요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된 내용은 박 의원과 사이가 멀어진 한 인사가 이 과정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는 것으로 취재결과 파악됐다. 더 나아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 인사는 해당업체 인사들과 함께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밖에도 인천지역 비례대표인 M씨에게 공천헌금 1천만 원을 수수한 의혹에 대한 날짜와 시간, 장소까지 정확히 게재돼 있다. 이 리스트에 따르면 “4월 12일 토요일 저녁 7시경, 인천 신포동 중구청 옆 N커피숍에서 개인면담 후 이동간 차량에 봉투전달(차이나타운 본토 앞)”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특히 박 의원의 딸 O씨에 대한 특혜 의혹도 거론되고 있다. “2012년 딸 O씨가 전남에 위치한 모 대학 교수채용 과정에서 대학 총장 측에 50억 예산확보 등을 약속했다”는 게 주된 골자다.

또 선거법 관련된 대납 의혹도 제기됐다. 리스트에 “P사건과 관련에 Q, R 등을 통해 대납했다”고 적시됐다. 이 외에도 이미 언론에 거론된 직원 급여대납, 사무국장 급여대납, 에쿠스 차량 리스비 대납, 기업 고문료 수수, 파라다이스 711호 관련된 내용들이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게재돼 있었다.

작은별은 누구? 청와대 고위인사 거론

한편, 박상은 리스트는 ‘작은별’이라는 인사가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메일 닉네임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박 의원에 대한 비리 리스트를 모두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도 작은별에 대한 실체를 찾기 위해 분주하다.

박 의원실 한 관계자는 “확인되지도 않는 의혹을 정리한 (X파일 같은) 자료가 존재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박 의원에 대한 의혹 제기가 악의적 의도에 따른 것”이라며 “작은별이 누구인지에 대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작은별 실체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된 가운데 일각에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거론되고 있다. 박 의원이 ‘의원직 상실’을 할 경우 연고가 있는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인천 중·동·옹진으로 차출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일부에선 박 의원의 운전기사 김모씨가 작성해, 일명 ‘작은별’로 불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외에도 박 의원의 주변을 잘 아는 인사일 것이란 섣부른 추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 운전기사 김모씨는 “작은별은 내가 아니다”고만 말할 뿐 작은별에 대한 언급을 꺼려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박 의원에 대한 의혹들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지 않을 경우 작은별이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어, ‘작은별’ 실체에 대한 궁금증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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