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발생한 연예인 마약사건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환각상태에서 집단 섹스파티를 벌인 이들 수십명이 무더기로 검거되어 충격을 주고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는 지난 5월 23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유모(43), 김모(36)씨 등 25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4명은 불구속 입건 및 치료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특히 이들 중에는 유부녀는 물론 미성년 임신부까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성모럴해저드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하루하루 성의 노예가 되어가는 제 모습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습니다.”자수를 하겠다며 검찰청을 찾아온 20대 초반의 한 여성은 연신 눈물을 떨구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법적 처벌을 감수하고서 자수를 결심한 이 여성은 조금이라도 빨리 그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은 표정이었다.

겉으로는 평범해보이는 이 여성은 담당 수사관들 앞에서 그동안 있었던 ‘환각섹스파티’에 대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여성의 입에서 나온 얘기는 믿기 어려울만큼 충격적이었다. 채팅 등을 통해 알게 된 남녀 수십명이 환각상태에서 무분별한 성관계를 맺고 있다는 증언은 한동안 수사관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환각섹스’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수도권 여관돌며 집단 난교

환각파티를 주도한 사람은 마약전과 6범인 유모씨로, 그 세계에서는 일명 ‘뽕사냥꾼’으로 통하는 인물이라고 한다. 그는 마약공급책인 김모씨로부터 필로폰을 매수, 지난해 9월부터 지난 4월까지 채팅 등을 통해 만난 여성들과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 등은 미성년자인 김양 등과 함께 안산, 시흥, 광명 등 주로 수도권 일대의 여관을 돌아다니며 필로폰을 복용한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충격적인 것은 유씨의 꾀임에 넘어간 이들 여성 대부분이 단시간에 성의 노예로 전락해버렸다는 사실이다.

마약에 발을 들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이들의 환각섹스파티 역시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검찰조사결과 이번 사건에 연루된 여성들은 “좋은 게 있는데 한번 해보겠느냐”는 유씨의 말에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처음 경험한 필로폰의 효력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자극은 더 강한 자극을 불러오는 법. 유씨는 약의 맛을 본 여성들이 자신의 제안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 이용, 또다른 미끼를 던졌다. 이른바 ‘환각섹스’를 제안한 것이다. “필로폰을 복용한 뒤 성관계를 가지면 평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쾌락을 느낄 수 있다”는 유씨의 제안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환각상태에서의 섹스는 천당에 올라가는 기분’, ‘살아서는 느낄 수 없는 맛’이라는 말을 익히 들어본 적이 있는 터라 유혹은 더욱 강렬했다. 결국 유씨 등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들은 환각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번 빠지면 못벗어나

환각섹스는 이들에게 대단히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문제는 여성들이 난생 처음 느낀 환각섹스의 ‘맛’을 잊지 못했다는 것. 환각섹스는 사람을 180도로 변화시켰다. 이들은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그때 그 기분’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했다. 유씨 등의 권유로 환각섹스를 경험한 여성들은 점차 대담해졌다. 일종의 중독과도 같았다.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는 것이 환각섹스 경험자 A씨의 말이다.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 순간이 그래요. 매번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결심하지만, 그 순간의 기분을 잊지못해요. 한번 맛을 들이면 완전히 중독되는거죠.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종일 그 생각만 하게 되고… 안하면 미칠 것 같고…그래서 또다시 하게 되는거죠.” 아무리 벗어나려해도 그 순간의 쾌락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었고, 결국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얘기다.

집단 난교까지 벌여

환각섹스의 노예가 된 여성들은 날로 과감해졌다고 한다. 결국 자신들이 먼저 유씨 등에게 전화를 걸어 환각섹스를 제안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또 점점 자극적인 행위를 원했다. 포르노 테이프를 보며 따라하는 것으로 시작된 이들의 관계는 점점 변태적이고 비정상적인 성관계로 발전했다.급기야 이들은 집단성관계까지 갖는 등 퇴폐적인 환락섹스 파티속으로 빠져들었다. 1대 2로 성관계를 맺는 것은 기본이었다.

웬만한 자극으로는 쾌락을 느낄 수 없을 정도의 환각상태에 빠진 이들은 더 나아가 무려 10명의 남녀가 뒤엉켜 난교를 벌이는 집단 변태 성파티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환각상태에 취한 이들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성윤리도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섹스로 인한 쾌락으로 점철된 동물적 본능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평범한 여성들조차 아무런 거부감이나 반항없이 쉽사리 집단성교에 동참할 수 있었던 것도 필로폰의 힘이었다.

또 임신중이던 여성들조차 별다른 죄의식없이 환각섹스파티에 가담할 수 있었던 이유도 마찬가지였다.A씨는 “맨정신으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집단 성관계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어요. 약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불가능해요. 약에 취하면 두려울게 없어요. 창피함이나 부끄러움, 죄의식도 느낄 수 없어요. 그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눈에 보이는게 없는거죠”라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가정주부도 ‘포함’

이번 사건이 더욱 충격적인 것은 검거된 이들 대부분이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검찰관계자는 “그간 필로폰 관련사건은 마약전과자나 연예인, 유학생들이 포함된 경우가 상당수였다. 그러나 이번에 검거된 이들은 미성년자부터 주부 등 평범한 사람들”이라며 “이는 필로폰이 우리사회의 구석구석까지 침투해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환각섹스파티에 참여한 이들은 필로폰 공급책 몇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마약을 접한 적이 없는 평범한 이들이었다. 검거된 29명은 남자 15명, 여자 14명으로 이들은 18살 미성년 임신부부터 47세 주부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특히 임신부인 18살 김모양(임신 4개월)과 29살의 오모씨(임신 5개월)는 기형아출산에 대한 두려움조차 없는 상태에서 환각섹스파티를 즐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관계자는 “임신사실을 알고서도 필로폰을 투약하고 환각상태에서 난교를 벌인 것만 봐도 마약중독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현대사회의 성모럴해저드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라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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