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라도 교육계가 잇따른 학생 체벌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군산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이 숙제를 해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욕적인 체벌을 가한 동영상이 유포돼 큰 충격을 준데 이어 최근 A고 이모 학교장이 여학생을 아무 이유 없이 폭행해 병원치료까지 받게 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교장은 피해 여학생이 전학을 요청하자 그동안 학교 측이 줬던 장학금을 전부 내놓으라며 전학을 거부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관계자들은 무조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교장은 “진위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며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이다. 도교육청은 해당고교 이사회에 이교장을 경징계할 것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북 소재 A고 교장이 여학생의 머리를 수차례 때려 병원치료까지 받게 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학교 설립자이자 학교장인 이모(54)씨가 그 장본인. 피해 학생, 자퇴생, 재학생, 학부모 등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W군, 어머니에게 모욕감 줘 폭발

입학한 지 석 달째가 돼가던 지난 5월 23일.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K군과 W군은 무단외출을 하고 점심시간이 다 돼서야 등교했다. 이를 본 이 교장은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고 했다. 오후께 그들의 어머니는 학교에 찾아왔고 얼마 되지 않아 K군의 어머니는 돌아갔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W군의 어머니. W군과 그의 어머니는 계속 용서를 빌었음에도 불구, 이를 받아주지 않자 결국 이 교장 앞에서 무릎까지 꿇었다고 한다.

W군의 어머니는 관사 내뿐만 아니라 운동장에서도 이 교장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많은 학생들과 교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 교장의 모욕적인 언사를 들어야 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에 따르면 “이 교장은 W군의 어머니에게 ‘가정교육’ 운운하며 심한 모욕감을 주었고, 마치 ‘학생에게 훈계하듯’ 대했다”고 전했다. 피가 거꾸로 솟은 W군은 그러나 이마저도 참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화를 참지 못하고 폭발한 결정적인 이유는 이 교장이 W군의 턱에 나온 수염을 뽑았기 때문. 당시 그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 두겠다”며 “죽여 버리겠다”는 등 욕설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W군은 “어머니에게 모욕감을 주는 것도 학교를 끝까지 마쳐야 하겠다는 일념 하에 그냥 꾹 참았다”면서 “그러나 끝까지 용서하지 않는 이 교장을 보고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학부모에게 칼·망치 쥐어 주기도

다음날인 24일 오전에 다시 찾은 K군과 W군, 그의 어머니, 그리고 담임교사는 관사에 가 이 교장에게 또다시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이를 받아주기는 커녕 이 교장은 오히려 전날보다 더 큰 식칼과 망치를 갖다주며 “어제 네가 날 죽인다고 했지”라고 물으며 “말로만 그러지 말고 어디 한번 죽여 봐. 나도 별로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칼을 집어 던져 칼날이 부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이 교장은 학부모, 교사에게까지도 이와 똑같은 행동을 취하는 등 공포감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이후 이 교장은 뜬금없이 박양을 관사로 불렀다는 게 피해자들과 학부모의 주장. 이 교장은 박양에게 “선배인 네가 맨날 눈 흘기고 다니니까 후배들이 너 따라서 행동을 이따위로 한다”며 주먹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리고 신문을 말아 뺨과 머리를 때렸다고 한다. 사건이 있은 후 박양은 ‘뇌진탕’이라는 병원 진단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양이 검사를 받았던 대전의 모 정형외과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좌측 두정부피부에 압통이 있는 정도라고 들었는데 검사결과 ‘두피부좌상 뇌진탕’으로 나왔다”며 “이는 벽에 머리를 세게 부딪혔을 때 주로 발생하는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때문에 박양의 아버지(48)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딸이 머리에 압통이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주먹으로 15회 정도 머리를 때리고, 4~5번 뒤로 밀쳐 넘어뜨리기까지 했다”며 “교복 치마를 입은 채 딸은 후배 남학생들과 그들의 어머니 앞에서 수모와 모욕을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 이유 없이 교장이 그랬을 리 없다”며 “이런 부당한 체벌을 가한 데는 분명 다른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농구대 설치 거부해 박양 폭행(?)

박양의 아버지에 따르면 사건이 있기 이틀 전인 22일, 그는 이 교장으로부터 다소 무리한 요구를 받았다. 박양이 교육감상을 받았으니 농구대라도 하나 설치해달라는 것. 또 “이전에 서울에서 국세청 관계자들이 몇 명 와서 100만원 상당의 디지털 제품을 해줬다”며 무언의 압박을 해 왔다는 것이었다. 교육감상은 담임 추천으로 받게 되는 모범학생 표창상으로, 콩쿠르 대회 수상 경력을 참작해 주는 상이다.

박양의 아버지는 “딸아이가 상을 받은 후 이 교장에게 신경써줘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식사 한번 대접하겠다고 전화를 했다”며 “그런데 이 교장이 뜬금없이 농구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를 거절했다는 그는 “그래서 딸에게 보복성 체벌을 가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후 박양의 아버지는 학교 측에 전학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수소문한 결과, 대전의 모 고등학교에서 전학이 가능해 ‘전입학 동의서’를 학교 측에 전달했지만 거부당했다”면서 “가려면 장학금 전액을 내놓고 가야한다고 했다”며 분노했다. 심지어 레슨비, 분기별 차량 운행비까지 요구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결국 박양은 전입학 동의서 유효기간이 지나 전학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달 30일 박양은 자퇴했으며, 현재 검정고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장, 혐의 전면 부인

이에 따라 박양의 아버지는 이 교장을 상대로 폭행·직무유기·협박죄 혐의에 대해 지난달 14일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이 교장은 혐의 자체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이다. 지난 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모든 진위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며 “굳이 해명하지 않아도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꿀밤을 몇 차례 준 것과 칼과 망치를 준 것은 사실”이라 시인, 그러나 사건 정황 자체가 틀리다고 주장해 향후 그가 밝힐 내용에 대해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현장에 있었던 W군의 담임교사는 “나는 아무것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가 “봤지만 폭행사실은 없었다”는 등 말을 번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양의 담임교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무조건 “모른다”는 말만 반복하며 “이 사건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인터뷰를 거부했다. 전라북도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일 A고 이사회에 이 교장을 경징계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A고가 사학이기 때문에 교육청에서도 특별히 조치를 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는 실정”이라며 “감독기관인 우리로서도 제재할 명분이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교장은 도교육청에 지원요청을 하거나 지원을 받은 사실이 단 한 번도 없어 재정적 지원으로 징계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그의 징계여부는 여전히 미지수인 셈이다. 이 교장과 박양의 아버지의 의견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사건의 진위여부는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정은혜 기자> kkeunnae@ilyoseoul.co.kr


# 전북 A고 이모 교장 인터뷰 “모든 것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
사건이 보도된 후, Y고를 통해 이 교장과의 접촉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그와 만나는 것은 물론 전화통화조차 쉽지 않았다. 학교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함구로 일관했다. 이 교장의 행방에 대해서도 무조건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타 언론사 오모 기자가 녹취한 바에 따르면, 교사들은 “사건이 유야무야되면 나중에 우리만 힘들어진다”고 토로하며 인터뷰를 일체 거부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수소문 끝에 그가 5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피아노독주회를 갖는다는 것을 확인, 그와 어렵게 접촉할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난 오후 9시, 소극장 로비에서 한창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던 이 교장을 만나봤다.
다음은 이 교장과의 일문일답.

- 현재 교장이 언론의 접촉을 피하고 있어 뒷말이 무성하다.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면 해명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 언론의 접촉을 피한 게 아니라 최근 바빴다. 게다가 이런 식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한 두 번도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이런저런 소문에 일일이 신경 쓰지 않겠다.

- 피해자에 따르면, 교장으로부터 심한 모욕과 폭행을 당했고, 당시 공포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하던데.
▲ 전혀 사실무근이다.

- 피해자의 아버지는 교내 농구대설치 제안을 거절해서 딸에게 보복성 구타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사실인가.
▲ (정색하며)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해명할 가치도 없다.

- 피해자의 아버지와 전화통화를 한 것은 맞나.
▲ 한 적 없다.

- 피해자의 아버지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전화통화 내용을 녹취했다고 한다.
▲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알아서 하라고 해라.

- 이번 사건 외에 교장의 과거 부적절한 행적에 대한 얘기들도 많다. 혹시 전과기록이 있는가. ▲ 없다. 안 그래도 나에 대해 그런 음해를 하고 다니는 몇몇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있다고 들었다. 찾아내서 고발 조치하겠다.

- 이번 파문과 관련,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방침인가.
▲ 모든 것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다. <은>


# 전북 A고 이모 교장의 기이한 행보 추적“이번이 처음 아니다”

본지는 최근 파문이 일고 있는 전북 소재 A고의 운영방식 등 전반적인 분위기와 학교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았다. 폐쇄된 초등학교 분교에 페인트만 덧칠, 지난 2001년 설립된 A고는 사립이기 때문에 교장이 임의대로 교사를 채용한다. 현 교사는 총 6명이며, 전교생은 70명이 조금 넘는다. 각 학년 당 한 반씩 있다. 이곳은 대체로 1주일에 한번 꼴로 강사를 불러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임교사는 국어, 영어, 수학 등 모든 과목을 총괄 지도한다. 멀티 플레이어인 셈이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

특수목적학교인 만큼 자신들에게는 공부가 우선순위가 아니기 때문에 교사가 학생들의 학업문제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 결국 무늬만 교사라는 것이다. 현재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다는 B(16)양은 “이 학교에 내는 등록금이 너무 아까울 정도”라며 “학교 수업방식, 급식, 스쿨버스 운영 등 뭐하나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어 B양은 “학교 내 사건사고가 바람 잘 날 없다”며 과거 사건서부터 현재 교내 분위기를 전했다. B양은 먼저 자신과 친한 친구인 C(17)양 사건을 예로 들었다.

작년 초 A고가 있지도 않은 뮤지컬학과가 있다고 속여 학생을 입학시킨 사례가 있는데 이 사건의 피해자가 C양이라는 것. 현재 C양은 자퇴했고, 검정고시를 준비 중이다. 실제로 취재진이 이 사건의 피해학생인 C양과 그의 어머니와 통화한 결과, 그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은 생각보다 심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작년 3월 배부된 학교 신입생 모집 전단지에 피아노, 성악, 국악, 실용음악, 보컬 등 기존의 학과와 함께 뮤지컬이라는 신설과가 있었다는 것. 평소 노래, 춤, 연기 등에 끼가 다분했던 C양은 신설과지만 이 과에 지원했고 입학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입학 첫 날 출석을 부를 때 자신의 이름만 부르지 않는 것을 보고 의아했다. C양은 “담임교사에게 ‘뮤지컬과 OOO는 왜 부르지 않냐’고 물었는데 ‘이 학교에 뮤지컬과는 없다’면서 ‘보컬과로 들어가 수업을 받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1주일 간 제대로 된 수업 한 번 받지 못하고 드럼 한 번 두들긴 것이 전부라는 게 C양의 눈물 섞인 하소연이다.

C양은 자신의 건 외에 “작년 외국에 있는 한 음악원의 뮤직클래스에 데려갔던 D군의 옷을 벗기고 몸을 만지는 등 강체추행이 있었으며, 당시 재직했던 교사에게도 상상할 수 없는 짓을 해 그만 둔 사건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한 학부모는 이 교장에 대해 “모 항공사에서 분재를 뽑아왔던 경우도 있었다”며 “당시 예뻐서 가져왔다고 했던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전에 벌어졌던 여러 사건들은 도교육청에서 중징계 및 시정조치를 내리는 선으로 마무리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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