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성인오락실 실체 추적


단 하루에 수천만원을 벌 수 있다는 허황된 기대에 단 하루만에 수천만원을 날리는 인생들이 있다. 온갖 불법을 일삼지만 이리저리 단속의 손길을 피해 오늘도 성인오락실은 성업중이다. 황금알을 낳는다는 불법 성인오락실 뒤에는 눈감아 주는 공무원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항상 단속할 때면 이른바 바지 사장으로 불리는 대리 사장들만 구속된다. 과연 그 뒤에는 누가 있는가. 현직 최우수경찰관이 성인오락실 업주를 협박해 뒷돈을 받다가 쇠고랑 차는 한심한 사건이 일어났다.


최우수 경찰이 뒷돈 요구
부산지검은 부산경찰청이 선정하는‘베스트 경찰’에 뽑혔던 해운대 경찰서 강모(39) 경사를 뇌물수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강경사는 부산 기장군의 한 오락실 업주에게 오락실 개업자금을 내사하겠다고 협박해 38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끊임없이 돈을 요구하는 강 경사의 요구에 참다못한 업주가 CCTV로 녹화해 검찰에 제보한 것. CCTV에는 업주가 금고에서 200만원이 든 돈다발을 꺼내 강 경사에게 건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오락실 업주의 말에 따르면 “마누라 몰래 쓸 일이 있다며 돈 200만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런데 돈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강경사가 오락실을 처음 찾아간 건 지난달 14일로 “동네 분위기 망치다” “주차 똑바로 해라”등 여러 가지 꼬투리를 잡아 휴가비 30만원을 챙겨 갔다고 한다.
이후에도 강 경사는 수차례에 걸쳐 골프접대와 금품을 요구했다고 한다. 어느날은 “모친이 앞으로 밥장사를 할 건데 식당인테리어를 해 달라”며 직접적으로 요구까지 했다고. 이렇게 끊이지 않는 요구에 업주는 결국 개업 7일 만에 폐업을 결정했다한다.
이런 강 경사가 지난 5월에 고급 차량 절도사건 등을 해결한 공로를 인정받아 ‘베스트 경찰’에 뽑혔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전직경찰이 업소주인…
단속빌미 뒷돈 받기 예사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A성인오락실은 단속의 무풍지대로 알려졌다. 주민들이 불법 행위를 신고해도 단속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고접수를 받고 들어선 경찰들은 매번 업소 주인과 얘기만 하다가 물 한 모금 마시고 나오면 그만이었다. 알고 보니 이 성인오락실 업주는 관할 송파경찰서에서 명예퇴직한 조모(46)씨가 운영하는 업소.2003년 ‘부산오락실 검경 상납비리’로 구속된 전 검찰 직원 서모(42)씨는 현재 부산 지역 경품용 상품권유통사업을 하고 있다.
검찰직원의 직위를 이용해 뒤를 봐주던 일을 해왔으니 아무래도 서씨의 상품권은 성인오락실 업자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거라는 기대감을 이용, 직접 상품권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강남구 역삼동의 B사행성 피시방. 관할 강남경찰서 김모 경사는 지난 6월 초 이 업소주인 정모(44)씨로부터 단속 무마대가로 술과 향응 및 현금 210만원을 받고 서울중앙지검에 적발되면서 지난 7월 21일 기소됐다.
울산 남부경찰서의 이모(40) 경위는 성인오락실 업주 등에게 단속 정보를 흘려준 혐의로 지난달 10일 해임됐다.
이 경위는 단속 때면 늘 성인오락실 업주들에게 전화통화로 단속정보를 알려줬다. 이 경위의 제보에 이 지역 성인오락실은 단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대가는 두 차례에 걸쳐 500만원 상당의 뇌물. 이 경사는 검찰수사에 발각되자 사표를 냈다. 별다른 징계는 없었다.
또 지난달에는 성인오락실에서 압수한 오락기의 핵심 부품을 빼돌려 장물업자에게 되판 울산지검 직원 김모(33)씨와 윤모(28)씨가 구속된 일도 있었다.

불법성인 오락실의 실체는?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찰의 집중 단속 방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인오락실은 성업 중이다.
일선 단속 경찰의 유착 의혹이 끊임 없이 제기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하루에 수 천만원을 번다는 불법 성인 오락실의 실제 주인은 경찰이나 정치인이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도는 이유도 어쩌면 틀린 말이 아니다. 조폭은 오락실 운영 세력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것.
한나라당 주영성의원은 “경품용 상품권 리베이트 수수에서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노대통령의 측근인사를 포함, ㅇ의원이 배후로 직접 관련돼 있다”며 이미 청와대에서 오래전에 내부조사를 벌인 사실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고 관련 리베이트가 여권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차기 대선 자금용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경품용 상품권 누적 발행규모가 2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1%의 리베이트만 챙겼다고 해도 2,200억원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성인 PC방 승률 100%, 이유 있었다
불법 사행성 PC방을 관리·운영해주는 업자들이 게임 프로그램과 해킹 프로그램을 동시에 개발, 보급해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사행성 PC방 손님들은 사기도박 피해를 입고 있는 것.
광주 북부경찰서는 도박 프로그램과 해킹 프로그램을 동시에 개발, 공급해준 이모씨(32)를 사기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모 유명대학 프로그램 관리팀장을 사칭한 이씨는 다른 전산 전문가들과 함께 사행성 PC방에서 사용되는 게임 프로그램인 ‘PC이야기’와 ‘누토피아’를 개발하면서 동시에 해킹 프로그램을 추가로 개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사행성 PC방 지역 총판매업자나 사행성 PC방 업주들에게 판매했다.
USB에 담긴 이 해킹 프로그램은 사행성 PC방 업주나 일반 게임자들에게도 유포됐고 이를 사용한 사람들은 상대방 패를 훤하게 볼 수 있어 많은 돈을 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인 PC방 업주들은 참가비 무료를 내세워 많은 게임자를 모은 뒤 판돈 규모가 큰 사이버 게임공간에서 해킹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승률 90%대의 사기도박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성인 PC방을 관리·운영해주는 본사는 사행성 PC방 내 컴퓨터에서 진행되는 포커나 고스톱을 모두 보거나 조작할 수 있어 판돈이 1,000여 만원이 넘는 큰판에서만 승률 100%의 사기행각을 벌였다.
결국 성인 PC방에서 도박을 하는 게임자들은 처음에는 돈을 따지만 나중에는 큰 돈을 잃는 것으로 드러났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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