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폭력사건 아직도 수사중

방장과 주지의 선임 문제를 놓고 통도사가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통도사는 주지 추천권을 가진 방장이 선출되지 못한 상태에서 조계종 총무원에서 추천한 임기 3개월인 주지 직무대행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방장은 총림 산중총회에서 추천되어 중앙 종회에서 방장추대의 동의 절차를 거쳐 취임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중총회가 수차례 무산되어 방장이 선출되지 못한 것은 통도사 내의 내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장 후보인 초우스님을 추대한 측과 주지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현문스님측이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다. 한 측에선 방장에 의해 주지 선임을, 또 다른 측에선 방장 추대에 의한 주지 선임보다 총무원이 임명한 주지를 원하고 있다.
방장과 주지 선임 문제는 복잡하게 얽히어 한치 앞이 안 보인다. 한마디로 오리무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문스님이 지난 10월에 발생한 동국대학교 이사회의장 폭력사태에 연루의혹을 받으며 고소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방장과 주지 선임을 둘러싼 의혹들과 동국대 이사회의장 폭력 사태와 관련한 고소·고발 사건의 전모를 취재했다.


국내 3대 사찰인 경남 양산 통도사가 내분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통도사의 주지직무 대행인 현문스님과 초우스님을 후보 방장으로 추천한 비상대책위원회(대표 묵산)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총림이란 조계종의 수행 기관이다. 총림의 대표는 방장이며, 방장은 총림사찰의 주지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방장은 총림 산중총회에서 추천되어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방장추대 동의 절차를 거쳐 취임하게 된다.
이 같은 주지 추천권을 가진 방장이 선출되지 못한 상태에서 조계종 총무원에서 추천한 임기 3개월인 현문스님의 주지직무대행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초우스님을 방장으로 추천한 산중총회가 여러 차례 성원 미달로 무산되면서 양측의 갈등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현 주지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현문스님이 주지 임명권을 가진 방장에 초우스님이 추대되면 자신이 주지 직을 연임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조직적으로 방해하기 위해 산중총회를 무산시켰다”면서 현문스님의 주지직무대행 불신임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문스님 측에서도 기자회견을 갖고 비상대책위의 즉각 해산, 현문스님에 대한 지지, 산중총회를 통한 현안 결정 등을 주장했다.
현문스님은 지난 6월 6일로 주지 임기를 만료했다. 곧바로 조계종 총무원은 현문스님을 3개월 임기의 주지직무대행에 선임했다. 오는 9월 6일로 주지직무대행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또다시 주지 선임이 통도사 내분 문제에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통도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임기만료로 현문스님은 주지 직을 끝낼 것”이라며 “더 이상 현문스님과 통도사 내분문제가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현문이 주지 직에서 물러난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현문이 추천한 사람이 주지로 임명될 것이다. 겉에서 보면 현문이 물러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뒤에서 수렴청정을 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면서 “불교계를 바로 이끌 청렴한 방장을 추대하여 영축총림 통도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문스님, 경찰조사 불응
통도사는 지난 84년 영축총림으로 지정됐다. 월하대종사가 총림의 방장이 되었으나 98년 조계종 사태로 영축총림에서 해지되고, 총림방장 직에서 물러난다. 이후 주지의 임명권도 조계종 총무원으로 넘어간다. 총무원은 99년 통도사의 주지직무대행에 현문스님을 임명한다.
비대위에 따르면 “현문스님은 통도사 주지에 임명된 뒤 조계종 종정이며 스승인 월하대종사를 통도사에서 축출하기 위해 통도사 사태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까지 통도사 주지로 재임하면서 온갖 비리를 저질렀다”면서 “조직 폭력배를 동원해 폭력을 행사했으며, 동국대에 폭력성 스님들을 동원해 업무를 방해하는 사건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현재 부산지검에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A씨의 이름으로 진정서가 제출되어 통도사 내분 문제에 대해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의 범위와 수위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지만, 진정서 문건 내용으로 보아 통도사 내 건축공사 건과 관련된 비자금 문제가 수사의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문스님은 “검찰에 5~6개월 전에 진정을 한 것으로 안다. 본사건과 관련해선 양산시의 시의원이 조사를 한바 있다. 문제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해명했다.
동국대학교와 통도사의 갈등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동국대는 지난해 9월, 임기가 만료되는 통도사 영배스님의 후임으로 현문스님과 성배스님을 추천했다.


동국대 이사회의장 난입 사태 전말
지난해 10월 18일 개최된 이사회는 안건으로 ▲이사선임 ▲상임이사선임 ▲교원인사 등을 채택했다. 당시 영배스님과 현문스님을 놓고 참석이사 현해, 현성, 성오, 영담, 혜림스님 등과 홍기삼, 황창규, 이재창 이사 등 8명이 무기명 투표를 한 결과 영배스님의 연임이 결정됐다.
이날 이사후보였던 현문스님과 함께 참석했던 통도사 스님들이 영배스님의 연임소식이 알려지자 “통도사 문중에서 추천하지 않은 이사 선임은 인정할 수 없다. 종헌 종법에 따라 처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동국대가 이사회의장 입구에 배치한 50여명의 용역인원과 영배스님의 연임을 반대하는 통도사 승려 40여명이 충돌했다.
당시 영화 <달마야 서울가자>라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하는 충돌이 발생했고, 일부 스님들은 분말소화기를 뿌리고 고춧가루를 뿌리며 폭력을 행사하며 이사회의 진행을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후 통도사와 현문스님 측에선 영배스님의 연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한 조치로 동국대와 전임이사장인 현해스님을 상대로 상해 치상 등의 혐의로 서울중부경찰서에 민형사상의 고소를 했다.
이 같은 고소장이 경찰서에 접수되자 동국대 측에서도 맞고소로 대응한다. 동국대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종단문제가 사회적으로 비화되는 것을 우려해 참고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동국대를 상대로 고소해, 맞고소로 대응한 것”이라며 “이사회 회의장에 난입하여 이사회 진행을 방해한 것이 누군데 고소하는 것은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라고 말했다.
통도사와 현문스님 측에서 동국대와 현해스님을 상대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선 지난 5월 무혐의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가 현문스님 등을 상대로 고소한 건은 현재 서울중부경찰서에서 양산경찰서로 이첩되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경찰서의 관계자는 “동국대 이사회의장 사건에 대해 수사를 벌인바 있다. 대부분의 증인과 관련자에 대해서 수사를 했다. 다만 현문스님에 대해 수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부경찰서에서 사건을 이첩 받은 양산경찰서는 동국대 이사회의장에 난입한 승려들과 현문스님 등을 상대로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당시 동국대에 참석했던 승려들에 대해선 조사를 끝냈으며, 현문스님만 조사가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문스님은 두 차례의 경찰소환에 대해 응하지 않고 있다.
양산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현문스님께서 계속 소환에 응하지 않고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강제소환 등 다른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도사는 양산경찰서의 현문스님 소환 요구에 대해 “고소한 동국대와 합의를 했다. 때문에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것이다”면서 다른 이유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현문스님도 “동국대 문제는 내가 개입한 것이 아니라 문중에서 개입했다. 종단 문제라서 일단락됐다. 당사자인 영배스님은 이사장을 하고 있다. 소원풀이 다했다”고 말했다.
동국대 이사회의장 사태에 대해 동국대 측의 입장은 단호했다. 동국대의 한 관계자는 “전임 이사장님께서 단호한 입장이다. 아직 해결된 것은 없다. 수사의 결과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외부로 확산되는 부분에 대해선 경계를 했다. 통도사 내분 문제가 자칫하면 불교계 전체 문제로까지 왜곡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31일 동국대 이사장에서 물러나 서울인근 사찰에 머물고 있는 현해스님 측과 접촉한 결과도 확대를 우려하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영배스님에 대한 이사 연임과 이사장 선임 건은 교육부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3대 사찰 통도사

부처님 진신사리 모신 불보사찰

경북 양산에 위치한 통도사는 한국 3대 사찰이다. 부처의 진신사리가 있어 불보 사찰이다.신라의 자장이 당나라에서 불법을 배우고 돌아와 신라의 대국통이 되어 왕명에 따라 통도사를 창건하고 승려의 규범을 관장, 법식을 가르치는 등 불법을 널리 전한 데서 비롯된다.
이때 부처의 진신사리를 안치하고 금강계단을 쌓아, 승려가 되고자 원하는 많은 사람들을 득도케 하였다.
이렇게 창건된 이 절은 이후 계율의 근본도량이 되었고, 신라의 승단을 체계화하는 중심지가 되었다. 창건의 정신적 근거이며 중심인 금강계단은 자장과 선덕여왕이 축조하여 부처의 진신사리를 안치한 이후 오늘날까지 잘 보존되고 있다.
경내의 건물들은 대웅전과 고려 말 건물인 대광명전을 비롯하여 영산전·극락보전 외에 12개의 법당과 보광전·감로당 외에 6방, 그리고 비각·천왕문·불이문·일주문·범종각 등 65동 580여 칸에 달하는 대규모이다.
이 건물들은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1601년(선조 34)과 41년(인조 19) 두 차례에 걸쳐 중수하였는데 대광명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근세의 건물들이다.
이 사찰은 부처의 진신사리를 안치하고 있어 불상을 모시지 않고 있는 대웅전이 국보 제290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밖에 보물 제334호인 은입사동제향로, 보물 제471호인 봉발탑이 있고, 보물전시관에는 병풍·경책·불구 및 고려대장경(해인사 영인본) 등의 사보가 소장되어 있다. 소속 암자로는 선원인 극락암을 비롯하여 백운암·비로암 등 13개의 암자가 있다.
<조>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