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아내이기 때문에…점점 멀어지나봐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지방선거 당시 '여사팀' 만들었으나 유세 동행 안해 파경설 나돌아
“아내 이씨, MB정권 때 불법 민간인 사찰로 심한 스트레스”

[일요서울 | 박형남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 부인 이모씨가 남경필 지사를 상대로 지난달 28일 이혼조정 신청을 제기한 후, 지난 11일 양측이 이혼에 합의했다. 이로써 두 사람은 결혼 25년 만에 남남이 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양측은 위자료나 재산분할 등 재산상 청구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소문들이 나돌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이 이혼에 이르게 된 이유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주변에서는 두 사람의 이혼은 오래전부터 생각해 오다 결정하게 됐다고 한다. 25년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된 이씨와 남 지사,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아들 군대 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정치생명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 지사의 이혼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19일 이후 호사가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두 사람과 관련된 뒷얘기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남 지사는 이혼 합의 직전 거처를 수원에서 용인으로 옮겼다’, ‘이혼으로 인해 지사공관 사용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일부에서는 아내 이씨와 관련된 내용도 있었다.

더구나 정치권에서는 소문으로만 나돌던 것이 사실로 밝혀졌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6·4 지방선거 당시 남 지사 캠프에서는 부인 이씨가 선거운동에 참여했고, '여사팀'을 별도로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씨가 남 지사의 선거운동 현장에는 함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불화설이 일파만파 퍼졌던 것이다.

“오래전부터 생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든 언론사들이 달려들어 이혼 배경을 확인하려 했다. 당연히 남 지사에게로 모든 시선이 쏠렸지만 지사 측에선 “개인적인 일이라 모른다”며 입을 닫았고 주변 관계자들도 함구했다.

이혼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면서 최근에는 ‘남 지사가 차 안에서 아내와 크게 다퉜다’는 제법 그럴싸한 루머가 돌기도 했다. 그 출처도 ‘남 지사의 최측근’발로 나돌았던 것.

이에 대해 남 지사 측 동향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그런 얘기까지 나돌았느냐”고 반문한 뒤 “두 사람이 이혼한 것에 대한 특별한 계기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로가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부분”이라며 “그 동안 아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인 아내로서의 삶을 힘들어했다’는 얘기다.

실제 2010년 이명박 정권의 ‘불법 민간인 사찰’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남 지사의 부인 이씨도 사찰을 받아야 했다. ▲남경필 의원 부인과 주얼리 업체 대표와의 소송건 ▲남 의원 부인 수사 중이던 강남 경찰서 조사관 외압 의혹 및 좌천건 ▲남경필 부인이 홍콩 보석점에서 구매한 보석 밀반입건 등에 대한 사찰이 이뤄지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관계가 멀어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2012년부터 남 지사는 경기도 수원 팔달구 매산동 아파트를 전세 임차했고, 부인은 강남구 논현동에 221㎡(전세 3억원)의 주택을 임차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남 지사는 아내와 대학 2학년 때 미팅에서 만나 열렬 연애 끝에 대학 졸업하자마자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각자의 길을 걸어갔다. 남 지사는 ‘정치인’, 아내는 ‘사업가’로 활동했다. 김 지사 아내 이씨는 유치원인 ‘위즈아일랜드’를 서울에서 운영했었고, 분당의 ‘위즈아일랜드’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석상 사업을 하기도 했다. 일련의 과정으로 볼 때 사업가로서의 삶을 살아가려 했던 아내 이씨는 정치인 아내라는 타이틀 때문에 힘겨워했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 사찰로 인해 새누리당 정태근 전 의원의 부인, 정두언 의원의 부인, 남 지사 부인에 대한 사찰까지 이뤄졌었다. 그 당시 엄청난 고통이 많았다”며 “정치인 아내로서 남 지사 때문에 힘든 시기 보냈다. 특히 사업이 잘 되면 남 지사 덕을 본 것 아니냐는 식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을 이겨내지 못한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양측이 위자료나 재산분할 등 재산상 청구를 하지 않은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두 사람의 이혼에 관한 갖가지 소문만 무성한 상황이다.

더구나 남 지사 측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함구하고 있어, 궁금증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 및 일반인들의 입에 끊이지 않게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이혼’ 문제로 개인적 상처을 입은 남 지사는 아들 문제로 인해 ‘정치적 입지’도 크게 흔들렸다. 남 지사의 아들인 남모(23) 상병은 지난 4월 초부터 이달 초까지 후임병 A 일병의 턱과 배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맡은 일과 훈련을 제대로 못 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방선거 전 터져 다행”

또 지난 7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생활관에서 또 다른 후임병인 B 일병을 뒤에서 껴안거나 손등으로 바지 지퍼 부위를 치는 등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남 지사의 대권 가능성은 멀어진 것이 아니냐는 말이 끊이지 않게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중진 의원실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남 지사의 아들 폭행 문제와 이혼 문제까지 벌어졌다면 남 지사는 물론 새누리당에 엄청난 악재가 됐을 것”이라고 말한 뒤 “남 지사는 대권주자로서, 정치인으로서의 큰 상처를 입었다. 과거의 입지를 회복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어 “지금은 초선의원 시절로 돌아가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대권이든, 경기도지사 재선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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