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청와대 비서실장은 어땠나

[일요서울 | 류제성 언론인] 청와대 비서실을 이끄는 수장의 공식 명칭은 ‘대통령비서실 실장’이다. 이명박 정부 때는 ‘대통령실 실장’이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는 비서실장 외에 두 명의 실장이 더 있다. 경호실장(박흥렬)과 국가안보실장(김관진)이다. 국가안보실은 현 정부 들어 설립됐다.

국정 컨트롤타워를 지휘하는 대통령비서실장의 파워는 대단하다. 장관급 직책이지만 행정부 장관들에 비해 많은 권한이 주어진다. 정부 요직 인사를 담당하는 청와대 인사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현재 김기춘 실장 산하에는 차관급인 수석비서관 10명과 비서관, 선임행정관, 행정관 등을 합쳐 443명(대통령비서실 정원표 기준)이 근무하고 있다.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또는 별정직 참모만 79명이다.

물론, 대통령 비서실장의 역할은 인물에 따라 달랐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 그 자리에 앉으면 실질적인 권력 2인자로 군림했다. 반면, 학자 출신 등 외부인사가 영입되면 그야말로 ‘얼굴마담’ 정도에 그치곤 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이후락 실장은 대표적인 ‘권력형 실장’이었다. 그는 비서실장을 마치고는 중앙정보부장을 맡아 자살용 독약을 품고 평양으로 잠행해 7·4 남북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당시 김일성 주석은 그를 ‘영웅’이라고 추켜세웠다고 한다.

전두환 대통령 때의 김윤환 실장도 정치력을 발휘하며 깐깐한 보스를 잘 보좌했다. 허주(虛舟)라는 아호로 유명한 그는 이후 노태우·김영삼 정권 탄생에 기여하면서 ‘킹메이커’로 불렸다. 그러나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에는 실패했고, 나중에 이회창 전 총재로부터 토사구팽 당한 뒤 병을 얻어 사망했다.

김영삼 대통령의 박관용, 김대중 대통령의 김중권·한광옥·박지원, 노무현 대통령의 문희상·문재인 비서실장도 ‘실세’였다.

DJ 정부가 출범하면서 청와대를 이끌게 된 경북 울진 출신 김중권 실장은 호남 출신 동교동계 가신들로부터 극심한 견제를 받았지만 무난하게 받아넘기면서 나중에 대권주자 반열에까지 올랐다.

DJ로부터 받은 임명장만 8개인 박지원 실장도 동교동계와 경쟁을 벌이면서 정치적으로 성장해 지금은 야당의 중진으로 자리잡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인 문재인 의원은 2012년 대선에도 출마했다.


이명박 정부에선 초대 류우익 실장이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 등과 함께 정권 초반을 이끌다가 정권 창출의 또 다른 공신인 정두언 의원으로부터 “권력을 사유화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초대 허태열 비서실장은 가신 3인방 등의 등살에 견디지 못해 조기 퇴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대 대통령과 비서실장

이승만(1948.7~1960.4)
비서실장 직제 없었음
윤보선(1960.8~1962.3)
1.이재형
박정희(1963.12~1979.10)
2.이동원 3.이후락 4.김정렴
5.김계원 6.최광수(서리)
최규하(1979.12~1980.8)
7.최광수
전두환(1980.9~1988.2)
8.김경원 9.이범석 10.함병춘
11.강경식 12.이규호 13.박영수
14.김윤환
노태우(1988.2~1993.2)
15.홍성철 16.노재봉 17.정해창
김영삼(1993.2~1998.2.)
18.박관용 19.한승수 20.김광일
21.김용태
김대중(1998.2.~2003.2)
22.김중권 23.한광옥 24.이상주
25.전윤철 26.박지원
노무현(2003.2~2008.2)
27.문희상 28.김우식 29.이병완
30.문재인
이명박(2008.2~2013.2)
31.류우익 32.정정길 33.임태희
34.하금열
박근혜(2013.2~현재)
35.허태열 36.김기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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