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대평 충남지사를 주축으로 한 충청신당론이 정가에 나돌기 시작했다. 자민련 소속 심 지사와 한나라당 소속인 염홍철 대전시장, 그리고 이원종 충북지사에게 동반 탈당하여 함께 연대할 것을 은밀히 제안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민련은 ‘충청신당론’이 나돌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그 동안 자민련은 충청권에서 입지가 많이 좁아졌다. 지난 총선 때 충남지역에서 4석만을 차지, 텃밭을 열린우리당에 내줬다. 더욱이 비례대표는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충청권 수복을 위해 노력중인 자민련 입장에선 결코 반가운 것이 아니다. 역으로 그만큼 충청권의 민심을 정치권에 전달하지 못했다는 반증도 되기 때문이다.자민련에는 김학원(57·충남 부여·청양 ,자민련 대표), 류근찬(55·충남 보령·서천), 김낙성(62·충남 당진), 이인제(56·충남 논산·계룡·금산)의원 등 4명의 국회의원이 있다.김학원 대표는 ‘충청권 신당 창당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이는 충청인들이 원하지도 않을 것이고 신당 창당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본다’고 말해, 신당의 등장을 일축했다.

또 김 대표는 ‘자민련이 충청인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심 지사가 충청지역 자치단체장들에게 탈당을 권유하고 신당 창당을 내비친 것과 관련하여 김 대표는 ‘심 지사가 자신의 본 의도가 아니었음을 해명했다’고 전했다.류근찬 의원은 ‘현재 자민련은 충청을 기반으로 충청권 정서를 담아내는 한편 전국 정당을 추진하고 있다’고 자민련의 충청지역 역할을 강조했다. 김낙성 의원은 ‘정당을 창당하는 것은 법으로도 보장된 것이기에 그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자민련이 충청권 텃밭을 지키고 전국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다’라며 자민련의 굳건함을 시사했다.또 김 의원은 ‘신당 창당론이 나오게 된 것은 수도이전 위헌판결 이후 충청지역에서 느낀 ‘충청 소외론’때문인 것 같은데 자민련이 충청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겠다’고 덧붙였다.

이인제 의원 측은 ‘헌재의 수도이전 위헌 판결에 충청인들은 분노하고 허탈해 한다’고 충청권의 민심을 전하며 ‘이 때문에 충청권에서 신당 창당론이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또 헌재에 대한 규탄은 해결책이 아니라는 견해도 밝혔다. 이 의원 측은 ‘정당은 정책과 이념이 중요하다’며 ‘한국에서 급진좌파의 세력을 견제할 중도개혁적인 정당이라면 동의하지만 단순한 지역적인 정당의 등장은 옳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지난 17대 총선에서 자민련이 패한 후 충청권에서는 지역을 대표할 정당이 없어졌다는 것과 이번 헌재의 판결로 충청권이 ‘핫바지’취급을 받았다는 지역민들의 울분이 섞여 신당론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헌재의 결정을 한나라당이 환영하자 충청권은 반(反)한나라당 성향이 두드러지면서 ‘한나라당을 견제하기 위해 신당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충청권 신당론은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충남 천안의 이경현(29)씨는 ‘충청도를 기반으로 했던 자민련이 지금까지 우리지역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지역민들은 충청지역을 대변할 정당이 필요하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또 이씨는 ‘충청지역의 신당이 생긴다면 개인적으로 환영하며 전부터 지역민들이 새로운 당이 필요하다는 말을 많이 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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