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모 경위에 대해 구은수 서울청장은 "서울청장으로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구은수 청장은 15일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여느 때와 달리 침통한 표정으로 갑작스런 부하직원의 죽음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구 청장은 최 경위가 유서를 통해 경찰을 힘없는 조직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유서 내용이 어떤 뜻인지 잘 모르지만 경찰은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기관이지 권력기관이 아니다"며 "힘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정확히 그 뜻은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최 경위의 유서 내용을 토대로 문건 유출 이후 청와대의 회유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구 청장은 조심스러웠다.

그는 "(최 경위) 본인이 어떤 뜻으로 했는지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수사 중에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이야기하기 곤란하다. 이해해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하 직원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사건에 대한 진상파악이나 직원들의 신변 보호에 너무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구 청장은 "미리 파악해볼 수 있지만 그 파악이 정확하게 진실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내부에서 조사한들 의미가 없다. 검찰 수사결과를 보고 후속 조치가 필요하면 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경위와 함께 문건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한모 경위에 대해서는 걱정스런 마음을 전했다.

구 청장은 "한 경위가 걱정은 된다"며 "현재 분실 직원들이 (한 경위) 부인과 통화하는 거 같다. 가족들과 함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여한 한 경찰 관계자는 "한 경위가 심적으로 힘들고 가족들도 괴로워해 21일까지 병가처리 됐다"며 "현재 어디 있는지 장소는 확인이 안되고 있지만 가족들과 안전하게 있다는 정도 파악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구 청장은 이날 중 최 경위의 빈소가 마련된 강동구 명일동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할 계획이다.

freeore@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