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김종필(89) 전 국무총리 아내 박영옥(86) 씨가 21일 오후 별세했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친형 박상희 씨의 장녀이기도 한 박 씨는 박근혜 대통령과는 사촌지간으로 이날 오후 8시 43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숨졌다.

향년 86세. 박씨는 지난 2014년 9월경 이 병원에 입원해 척추협착증과 요도암으로 투병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1951년 박정희 전 대통령 소개로 김 전 총리와 결혼, 올해로 결혼 64년째다. 박 씨는 김 전 총리가 50년 넘는 세월 정치를 하는 동안 직접 정치적 활동에 나서거나 하는 대신 사회봉사활동 및 여성, 외교활동 등으로 남편을 내조해왔다.

특히 김 전 총리가 총리로 재임했던 1971년~1975년, 1998년~2000년에는 남편 대신 유조선 진수식에 참석하는가 하면 해외에서 부인외교를 펼치기도 했다. 김 전 총리가 정치적 위기에 몰렸을 때는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1968년 김 전 총리가 공화당 탈당 후 기자들과 만났을 때 박 씨가 “이분 또 오발탄을 쏠까봐 감시해야겠다”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또 전두환 신군부가 김 전 총리를 부정축재 혐의로 연행했을 때는 박 씨가 직접 나서 구명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김 전 총리가 자민련 명예총재로 사실상 정치 2선으로 후퇴했을 때는 자민련 선거 유세 현장을 돌며 지원하기도 하는 등 평생을 정치인의 아내로 살아왔다. 반세기 넘는 기간 아내의 내조를 받아 온 김 전 총리 역시 박 씨가 지난해 가을 입원하자 매일 병원에 들러 간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도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오른쪽 팔과 다리가 불편한 상태였지만 휠체어를 탄 채 부인 곁을 지키다 매일 오후 9시가 넘어 귀가했다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이다.

유족들은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빈소를 차릴 예정이다. 발인은 25일, 김 전 총리가 고향 부여에 마련한 묘소에 안장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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