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김종필(89) 전 국무총리 아내 박영옥(86) 씨가 21일 오후 8시 43분쯤 별세했다. 박 씨는 척추협착증과 요도암 등으로 지난해 9월경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숨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사촌지간이기도 한 박 씨는 김 전 총리의 50년 넘는 정치세월을 함께 해왔다. 주로 부인외교나 사회봉사, 여성활동 등으로 내조했지만 김 전 총리가 공화당 탈당, 부정축재 혐의 등 위기에 몰렸을 때는 전면에 나서 그를 돕기도 했다.

김 전 총리 역시 이런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아껴왔다는 소식이다. 김 전 총리는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오른쪽 팔과 다리가 불편한 상태였지만 박 씨의 입원 후 매일 휠체어를 탄 채 병원을 찾아 부인 곁을 지키다 오후 9시가 넘어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8일 자신의 구순 기념 만찬 때는 오후 8시쯤 손님들을 돌려보낸 뒤 박 씨에게 줄 빵을 사서 병원을 찾기도 했다. 특히 정진석 전 의원의 페이스북 글도 김 전 총리의 아내사랑을 전한다.

정 전 의원은 “최근 병문안을 갔는데 김 전 총리가 휠체어에 앉아 박 여사를 간병하고 있었다"면서 “딸 예리 씨가 ‘편하게 소파에 앉아 계시라’ ‘댁에 들어가시라’고 해도 김 전 총리는 ‘네 어미가 날 위해서 평생 살다가 저렇게 누워 있는데 내가 무슨 면목으로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있겠느냐’며 밤늦게까지 박 여사 곁을 떠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두 분 사이가 원래 좋지만 김 전 총리가 지성으로 간호하는 걸 보고 놀랐다”며 박 씨에 대한 김 전 총리의 애정에 탄복했다.

또다른 측근 역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 전 총리의 아내사랑에 대해 “가족들은 박 여사 병세 때문에 김 전 총리가 워낙 상심해서 우울증에 걸릴까봐 더 걱정했다”며 “박 여사가 무슨 말을 해도 다 받아줄 정도로 끔찍한 애처가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박 씨의 빈소는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5일이다. 김 전 총리가 고향 부여에 마련한 묘소에 안장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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