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측 “권씨, 한국 온 목적 따로있다”

한류스타 이병헌을 둘러싼 공방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전 여자친구 권모(22)씨의 폭로로 시작된 옛 연인의 갈등은 결국 이중 삼중의 고소·고발전으로 번졌다.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권씨의 연이은 충격 폭로다. 이병헌과 잠자리를 함께 했다는 치명적인 사생활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물론, 그가 상습적으로 도박을 했다며 검찰 고발까지 한 상황이다. 그야말로 ‘이판사판’인 셈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권씨 측의 요구사항은 이병헌의 직접 사과와 가족단위 만남 뿐.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외하고 젊은 여성인 권씨가 이번 폭로전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표면적으로 그리 많지 않다. 이런 가운데 조용한 행보를 고집하던 이병헌 측이 최근 간접적으로 권씨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지난 12월 11일 이병헌의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가 서울중앙지검에 낸 진정서에는 권씨에 대한 치명적인 언급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이병헌 측은 권씨가 지인들을 동원해 20억원을 요구했다는 것 외에는 해당 내용을 자세히 공개하지 않았다. <일요서울>이 입수한 진정서 전문에는 한국에 들어온 뒤 권씨의 사생활과 이병헌 측이 주장하는 권씨의 요구사항이 소상히 담겨있다. 권씨 모녀가 “우린 꽃뱀 가족이 아니다”며 눈물로 호소할 만큼 기막힌 내용이었다.


李 측 “권씨가 20억원 요구”

이병헌 측은 지난 12월 11일 서울중앙지검에 무고 혐의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했다. 권씨가 이병헌과의 관계를 폭로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금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피진정인은 권씨와 지인 최모씨 등 두 명이다. 최씨는 지난 11월 5일 이병헌 측 대리인을 만나는 자리에 권씨와 동석한 30대 초반의 여성이다.

이병헌 측은 진정서에서 지난 11월 5일 서울 삼성동 모 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권씨 일행이 “이병헌과의 스캔들을 폭로하겠다”며 집과 승용차 등을 포함 20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는 이병헌과 절친한 제일교포 사업가 K회장과 중견 탤런트 H씨가 대리인 격으로 나섰다.

진정서에는 권씨 등이 ‘이병헌의 벗은 사진 등을 갖고 있다’ ‘기자들과 일본 잡지사에서 스캔들을 팔라고 한다’는 등 위협적인 발언을 했다고 돼 있다. 이병헌 측은 권씨 등이 “한국에서 정착하기 위해 살 곳과 차가 필요하다”며 변호인을 통해 20억원에 합의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권씨 측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오히려 협박을 당한 것은 권씨이며 K회장과 H씨가 ‘인간적인 모멸감’까지 줬다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권씨는 최근 모친과 함께 언론 인터뷰에 응해 이날 상황을 소상히 설명했다.

권씨는 “이날 K회장과 H씨가 ‘병헌이는 나라의 보물인데 너 같은 애와 어울린다고 생각하느냐’며 압박했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같은 상황에 대해 양 측의 말이 완전히 엇갈리는 것이다.


물 건너 간 ‘체조계 김연아’ 프로젝트

진정서 내용 가운데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이병헌이 리듬체조 유망주로서 권씨를 지원하려다 이를 중단했다는 점이다. 이병헌이 그를 한국에 데려와 ‘체조계의 김연아’로 키우려 했지만 권씨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포장’했다는 주장이다.

BH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병헌은 2008년 9월 캐나다 토론토 영화제에 참석했다 취재 리포터였던 권씨와 처음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당시 캐나다 단체리듬체조 대표선수였던 권씨는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이병헌이 K회장을 통해 재정적 지원을 모색했다는 것.

그러나 권씨의 말과는 달리 단체 리듬체조는 올림픽 정식 종목도 아니었고 세계대회 출전도 할 수 없어 이병헌이 지원을 끊었다는 게 BH엔터테인먼트가 진정서에 주장한 내용이다.

권씨 측은 이 같은 말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맞섰다. 권씨의 모친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딸이 한국에 오기 전 아시아에서는 생소하지만 미주·유럽에서 각광받고 있던 단체종목 체조 AGG를 아시아에 출범시켜 올림픽 시범경기 종목에 들어갈 수 있도록 일본과 마무리 협상 중이었다”며 “이병헌씨가 이를 전폭적으로 돕겠다고 해서 온 건데 지금은 모든 게 헝클어졌다”고 항변했다. 회사는 또 권씨가 한국에서 다른 남자를 사귀었다는 민감한 주장도 펼쳤다. 진정서에는 ‘이병헌의 지원이 끈긴 뒤 권씨가 한국에서 P라는 남자친구와 사귀었다’고 언급돼 있어 권씨 측의 맞대응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한편 자잘한 진정과 이의제기를 제외하고 현재 ‘이병헌 스캔들’에 얽힌 법정 다툼은 총 4건. 이병헌의 전 여자친구인 권모(22)씨가 이병헌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고 불법도박 혐의로 검찰 고발을 한 데 맞서 이병헌은 권씨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여기에 지난 12월 14일 발생한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장 폭행 사건에 연루된 방송인 강병규는 ‘아이리스’ 제작자인 태원엔터테인먼트 정태원 대표 등을 폭력사주 집단폭행 공갈협박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역시 ‘이병헌 스캔들’을 둘러싼 루머 탓에 벌어진 일이다.

[사회부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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