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자의 아내’ ‘마약 두목’ 파란만장 운명 결국 신의 딸이 되다


신은 존재하는가. 신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삶과 죽음은 무엇인가. 인간은 미래가 불안한 존재다.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운명을 알기 위해 노력한다. 미래가 불안한 사람들은 자신의 운명을 알기 위해 용하다는 무속인을 찾는다. 운명에 대한 확실하고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는 무속인은 많지 않다. 이런 가운데 무속인 박수빈(화선당02-430-3233, 8788)이 명쾌한 운명을 예측하는 최고의 무속인이라고 할 만하다. 칼날처럼 예리한 예지력을 가진‘神이 선택한 여자’ 박수빈에게 운명철학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운명은 예측할 수 없다.

명쾌한 점사로 인간의 길흉화복을 풀어내는 소문난 무속인 박수빈씨의 삶도 파란만장 했다.

어린 시절부터 그녀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무렵 집안이 망했다. 부모님은 오빠와 언니를 데리고 서울에서 성남으로 이사한다.

혼자 남은 그녀는 신길동 할머니 집에 살며 여의도에 위치한 00중학교에 입학한다. 학비조차 제대로 낼 수 없을 만큼 가난했다.

설상가상으로 학교까지 찾아온 채권자들 때문에 학교를 다닐 수 없는 처지가 된다. 그녀를 지켜본 체육교사는 “운동을 하면 학비를 내주겠다. 대신 학업성적도 5등 안에 들어야 하고, 운동도 우승해야 한다”면서 학비지원 약속을 했다.

학교를 다닐 수 있다는 기쁨만으로 그녀는 학교 수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뼈가 부러지도록 노력해 전국체전 펜싱부분에서 우승하고, 우등생으로 졸업한다.

그녀는 “졸업식 그날만은 나를 찾아와 줄 것으로 알았던 가족들이 한명도 안 찾아왔다. 그날 돈이 가족을 해체할 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녀가 또 다시 돈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어느 날 갑자기 부친이 병으로 쓰러졌다. 돈이 없어 병원에조차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부친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 섬에 인당수에 빠진 ‘심청’의 심정이 되어 지인의 소개로 교포의 수양딸이 되어 일본에 가게 된다.


강제결혼과 마약왕 누명

그녀는 일본인과 강제결혼을 한다. 그때 그녀의 나이가 18세였다. 남편은 야쿠자 두목이었다. 남편은 그녀를 이용해 긴자에 가게를 차린다. 그녀는 낮엔 학교에 가고, 밤엔 가게에 나와 열심히 산다. 남편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난다. 그녀에게 가장 소중한 핏줄이 세상에 나왔다. 마냥 행복했다.

그런데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이 그녀에게 다가온다. 어느 날 학교에서 집에 돌아왔는데, 가족들은 아무도 없고 경찰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마약제조 혐의로 체포됐다. 남편과 가족들은 이미 경찰을 피해 도망친 뒤였다.

남편이 9층 술집 뒤편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마약을 제조했다는 것이다. 가게에서 제조한 마약의 양이 일본인구 절반을 마약에 취하게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양이었다. 그녀는 일본 매스컴에 ‘마약왕’이라는 이름으로 대서특필이 된다.


감옥에서 만난 운명

감옥에 갇히게 된 그녀는 그로부터 1년 6개월간 재판이 시작된다. 공판이 있기 3일 전 꿈 속에 한 할아버지가 나타나 “집에 가자. 앞으로 다른 사람 말 믿지 말고, 나를 믿어라”고 말했다.

그런데 공판 전날 변호사가 찾아왔다. 남편이 자신이 모든 것을 했다는 유서를 쓰고 자살했다는 것이다. 남편의 자살로 사건이 뒤집혔고 무죄로 나올 수 있었다.

한국에 돌아온 뒤, 그녀는 부모로부터 놀라운 말을 듣게 된다. 그녀의 집안은 대대로 만신 집안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당시 일본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불기둥이 쫓아다니는 헛것을 봐 고통스러워했다. 결국 그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명한 무속인을 찾아 점을 보러 다녔다.


집안몰살 당하지 않으려면 법당 지켜라

만신 김금화을 찾아간다.

그녀를 보고 대뜸 “넌 왜 점 보러 왔니. 네 법당은 어디에다 두고…. 넌 신의 딸이다. 집안이 몰살 당하지 않으려면 무당이 되라”고 소리쳤다.

결국 그녀는 95년 무당의 길을 선택한다. 간판도 없이 점집을 개업한다. 간판이 없다보니 그녀를 찾는 손님은 없었다.

그녀는 시장이나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을 보고 점을 봐준다. 처음엔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한다. 괜히 지나가는 사람에게 “교통사고 조심해라” “집에 남편이 바람났으니 조심해라” “남편이 죽을 것이다”등의 예언을 했다. 이런 예언 때문에 봉변을 당한 것도 수차례다. 하지만 예언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그러자 미친 여자 취급을 받던 그녀의 신기가 소문나면서 사람들이 하나 둘씩 찾아왔다.

선거에 실패해 자살을 앞둔 정치인, 사업에 실패한 기업인, 대학입학을 앞둔 학부모,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 창업을 앞둔 예비사업가 등이 그녀를 찾아와 비방을 얻어 자신의 꿈을 이룬다. 나중에는 그녀의 신점이 용하다고 소문이 나면서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본격적인 무속인의 길을 가자 아들의 신기는 사라졌다. 현재 외국에서 골프 유학을 하고 있는 아들은 신을 접했던 기억조차 없다고 한다.


예측불허 인생에 상담사

그녀는 지금의 삶에 충실하다.

자신의 운명을 알지 못해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고생을 했다. 또 무속인이 될 운명을 알게 된 뒤는 신을 받지 않기 위해 도망쳤다. 도망치면 도망칠수록 더욱 고통스럽게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 운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신’을 받아들였다.

박수빈 원장은 “피할 수 없는 게 운명이다. 피할 수 없다면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 운명을 스스로 알고 대처해 나가면 성공할 수 있다. 무속인은 신과 인간 사이를 잇는 영매자로서, 신을 통해 인간의 운명을 예언하는 것입니다. 운명은 개척하는 사람의 몫입니다”고 말한다.

그녀는 매일 주변 사람을 위해 기도를 한다. 틈만 나면 배낭을 메고 산기도를 떠난다. 산에서 맑은 천지의 기운을 받아야 청정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의 운명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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