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 본능인가, 둘째 이어 셋째도

한화증권 차명계좌로 최소한 30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의 수사를 받으며 한껏 조심하던 한화그룹에 생각지도 않은 벽력이 떨어졌다.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21·승마 국가대표)씨가 주점에서 난동을 부려 경찰에 입건된 것이다. 앞서 둘째의 폭행 사건으로 아버지 김회장까지 수모를 당한 터라 한화 측도 몸둘 바를 몰라 했다.


삼남,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

경찰에 따르면 김 회장의 삼남 김동선씨는 지난달 26일 새벽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 지하 헬리콘 바에서 일행과 술을 마시다 여종업원과 시비가 붙었다.

당시 만취 상태였던 김씨는 이 주점에서 서빙하던 여종업원을 상대로 추태를 부리다 이를 말리는 다른 종업원, 경비원 등과 몸싸움을 벌이고 집기 등을 부수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호텔 종업원 등 세 명이 다치며 결국 경찰에 알려지게 됐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김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다친 종업원들에 대한 합의도 끝나 경찰은 기물을 파손한 혐의로만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 회장의 둘째 아들인 김동원씨도 지난 2007년 서울 청담동 G가라오케에서 술집 종업원들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른 의혹으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은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보복폭행’ 사건을 벌여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승마 국가대표…아시안게임출전 이상무

한편 불구속 입건된 김동선씨는 최근 승마부분 국가대표로 선발돼 오는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아시안게임 출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하지 않을 것으로 승마협회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김씨는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승마부분 마장마술단체전에서 17세의 나이로 금메달을 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미국 명문 아이비리그인 다트머스대학 지리학과 3학년인 그는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현재 휴학 중이다.

한편 김씨는 지난 7일 한화그룹 홍보팀을 통해 “금번 일은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는 저의 잘못이었다. 당시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 분들께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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