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조카사위 왜 국감에 서나?


차세대 통신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제4이동통신사 사업과 관련해 “주식시장의 초대형 먹튀 사건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소문이 최근 증권가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은 사업초기부터 증권가를 뒤흔들었다. ‘사업 참여’ 재료만으로 주가가 900% 오르는 종목이 나오는 등 관련 주들의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했다. 이 사업에는 디브이에스코리아, 자티전자, 스템싸이언스 등 5개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사업은 컨소시엄의 중심축으로 알려졌던 삼영홀딩스의 불참으로 사업 향방이 불투명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이 사업을 두고 “사업의 배후에 알 수 없는 세력이 존재하는 것 같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큰 형 이상은씨의 사위인 전종화씨가 이 사업에 참여했다가 갑자기 발을 뺀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증권가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씨모텍은 전 전 사장이 재직할 당시 KMI의 제4이동통신사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사업이 주식시장의 최고 유망주로 떠오르며 씨모텍의 주가도 덩달아 급등했다.

전 전 대표는 지난해 나무이퀴티 대표 시절 씨모텍을 인수하며 증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씨모텍은 연초 전기차 사업 계획을 발표해 주목을 끈데 이어 제4이동통신에 관여하는 등 정부정책과 관련된 사업을 추진, 그의 역할론에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전 전 대표는 갑자기 씨모텍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연이어 나무이퀴티 대표직도 내놓으면서 회사와의 관계를 청산했다. 현재 나무이퀴티와 씨모텍은 모두 김태성 현 대표가 이끌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전 전 대표는 씨모텍에서 지난 7월말 사직했다.

전 전 대표의 사직 배경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 없지만 증권가에서는 추측이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전 전 대표가 이끄는 회사의 주식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등 구설수 시비가 불거질 수 있어 사직했다는 말이 들린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전 전 대표가 핵심권력의 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자신에게 집중된 세간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씨모텍 측은 이에 대해 “전 전 대표는 회사의 방향과 개인이 원하는 방향이 서로 맞지 않아 개인적 판단에 의해 사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중에서는 사퇴와 관련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소문이 돌고 있지만 근거 없는 내용들”이라고 루머를 경계했다.


초대형 게이트 가능성

증권가에서는 전 전 대표의 행보와 관련, 주식시장에서 막대한 시세차익만 보고 빠지는 일명 ‘먹튀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는 이렇다.

KMI 사업은 아직 그 실체가 분명치 않다. 컨소시엄 참여업체에 대한 부분도 정확히 드러나지 않은데다 출자총액에 대해서도 수시로 말이 바뀌고 있다. 이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업이지만 초기에는 주식시장 최고 기대주였다. 씨모텍은 초기 기대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이후 컨소시엄업체들의 제4이동통신사 사업 불참선언 등 KMI를 둘러싼 문제가 하나 둘씩 불거지면서 10배 가까이 올랐던 KMI관련 주식은 반 토막 아래로 곤두박질 쳤다.

공교롭게도 전 전 대표는 끝없이 치솟았던 KMI관련 주식이 하루가 무섭게 바닥을 향해 떨어지던 시기에 갑자기 사직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선 “이 시점에 전 전 대표가 누군가로부터 KMI와 관련된 중요 정보를 입수하고 빠진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마저 퍼지고 있다.

이상은씨 사위가 이 사업에 참여했다가 갑자기 빠진 것 이외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은 또 있다. 이 대통령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진 A사도 이 사업에 참여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 회사 역시 KMI사업 참여 소문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A사는 KMI사업 참여 여부에 대해 “아직 그 부분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증권가 음모론 확산

당초 KMI의 최대주주는 삼영홀딩스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영은 출자금액 문제로 KMI와 갈등을 겪다 최종적으로 사업에서 빠진 상황이다. 대신 떠오른 회사가 바로 A사다. 이 회사는 KMI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갑자기 자티전자가 최대주주라고 공식선언을 해 투자자들 사이에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KMI 대주주가 졸속으로 구성되고 또 이 구조가 며칠 지나지 않아 또 바뀌는 상식이하의 작태를 보여 주가조작 음모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확정될 때가지 아무 것도 공개할 수 없다던 주주명부 역시 공공연하게 소문을 타 주가가 요동치는 상황을 초래했다. KMI에 대한 사정당국의 조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유망한 핵심 사업에 대기업의 참여가 전무한 것도 의문이다. 우리나라 굴지의 통신재벌인 KT, SKT, LGT는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뿐 아니라 전자업계 1위인 삼성전자도 사업 참여를 검토했다가 불참을 잠정 결정했다. 대신 삼영홀딩스, 디브이에스, 자티전자 등이 사업에 참여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증권가에서는 “KMI 사업을 통해 장난치고 있는 ‘배후세력’이 존재하는 게 틀림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주식 전문가는 주식 관련 인터넷 카페에 “제4이동통신사 사업의 배후에는 엄청난 세력이 존재하는 것 같다”며 “경쟁사의 견재나 언론이나 정치적 부담때문에 지금 나서지는 못하고 만만한 기업을 옥좌에 앉히고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실력자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전 전 대표와 관련된 여러 의혹은 국회 방송문화진흥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전 전 대표와 김우룡 전 이사장을 비롯해 이동통신 3사 사장, 제4이동통신을 준비 중인 한국모바일인터넷 대표가 그 대상자다. 국감은 전 전 대표를 상대로 전 직장인 씨모텍이 KMI에 투자하게 된 경위와 씨모텍 이사에서 물러난 경위와 등을 물을 예정이다.

[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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