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 선임 논란


최은서 기자 = 한국관광공사 자회사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이하 GKL)의 신임 사장 선임에 대해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재윤 민주당 의원과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은 류화선 전 파주시장이 GKL 사장으로 선임 된 것과 관련해 “MB정부의 낙하산 부대 종결자” “GKL 사장 선임 과정은 위법과 편법의 교과서”라며 ‘낙하산 인사문제’를 집중 추궁하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한 근거로 심사표 변경, 사장 공모 시 자격요건과 추천사유서, 임원추천위원회 회의록 등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GKL 사장 선임 절차에 있어서 공정성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관광공사 측은 “공모자 중 GKL에 적합한 인물을 뽑은 것”이라며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사장 재신임은 청와대 낙점 인사가 이름 못 올렸기 때문?” 의혹제기
“위기 상황에선 혁신력·리더십 갖춘 후보가 최적이라 생각해 반려”


민주당과 창조한국당에 따르면 GKL 사장 1차 공모에 류 전 파주시장을 포함한 10여 명이 지원해 임원추천위원회(GKL 사외이사 4명, 카지노 전문가 8인으로 구성)에서 최종 후보 4명을 선발해 한국관광공사에 보고했다. 1차 공모 당시 류 전 파주시장은 5등을 해 최종 후보 명단에서 제외돼 있었다. GKL의 최대 대주주인 관광공사는 1차 공모에서 선발된 최종 사장 후보자 전원에 대해 부적격자로 처리하고 2차 사장 공모를 지시했다. 김 의원은 “이 과정에서 청와대 인사담당 고위 인사가 문화부와 관광공사를 강하게 질타했다는 후문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결국 지난 6월 29일 사장 재공모가 결정돼 1차 공모에서는 최종 4인에 들지 못하고 탈락했던 류 전 파주시장이 GKL 사장으로 임명됐다.

이 의원은 류 사장의 서류전형 통과와 관련해 “카지노 사업 전문성이 전혀 없는 류 사장이 서류 전형에 어떻게 통과했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과 이 의원에 따르면 서류전형 기준은 ▲카지노 전문성 ▲기업경영 및 조직관리능력 ▲경영경제 분야 지식 ▲직위별 기준 적합성 등 4가지로 항목별로 최고 25점, 최저 13점이다. 카지노 사업 전문성이 없는 류 사장은 이 항목에서 13점을 맞을 수밖에 없어, 다른 후보자들과 12점이 차이 나게 된다. 때문에 류 사장이 다른 모든 항목에서 만점을 받고, 다른 후보자들은 모든 항목에서 중간 점수인 19점을 받는다고 가정할 때 서류전형을 통과할 수 있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과 이 의원은 또 2차 사장 공모에서 특정인에 유리하도록 절대 평가에서 상대평가로 평가 기준을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상대평가로 바뀐 새로운 평가방법으로 류 사장이 최하등급을 면하게 됐으며, 류 사장과 함께 올라간 최종 사장후보자는 관광공사 및 GKL 이사 출신이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보은 인사를 위해 사장 공모를 두 번씩이나 하고, 심사 방법과 기준까지 변경하는 것은 공공기관 인사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카지노 문외한인 낙하산 인사

류 사장의 후보자 추천 사유는 ▲파주시장으로서 재직기간 동안 파주시의 발전을 이끌어 174개 분야의 각종 수상을 기록하는 등 성과 달성 ▲한국경제TV 사장으로서 적자를 계속하던 회사를 최우량기업으로 키워 코스닥에 상장시키는 경영능력 보임 ▲기업에서 전략업무를 수행해 전략적인 마인드와 오랜 기자생활을 통한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 경제 신문 편집국장시절 발행부수를 배 이상 늘리는 등 성과를 보임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GKL 사장공모문에 따르면 자격요건에 ‘국제 감각이 뛰어나고 카지노 분야에 전문적 식견을 갖춘 분’으로 명시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를 미뤄볼 때 GKL 이사였던 경력이나 ▲한국카지노 사업을 한단계 발전시키는 등 카지노 전문성을 갖춤 ▲마케팅 및 조직관리 능력을 갖춤 ▲카지노 경영시 투명경영 및 윤리경영 실천 및 사장 후보로서 인성을 갖춘 것 등의 사유로 추천된 지일현 이사가 적임자였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27일 열린 제 4차 임추위 회의에서 “자기들이(관광공사) 염두에 두었던 사람이 명단에 들지 않았다는 결과적 이야기지 그 부분에 대해서 공감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는 발언이 나왔다. 또 1차 사장 공모에서 최종 사장 후보자 전원에 대해 관광공사가 ‘적격자 없음’으로 통보한 것에 대한 관광공사 측의 회신도 지적됐다. 당시 관광공사는 “부조리한 경영을 해결할 수 있는 리더십과 통솔력을 갖춘 외부인물이 들어와서 문제를 개혁하고 사분오열된 조직통합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외부에서 찾는 것이 적합하다”고 임추위로 회신을 보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 “GKL 신임 사장으로 내부인사가 아닌 외부인사를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관광공사가 재공모를 지시한 진짜 이유는 전 사장 체제의 부적절함 외에 청와대에서 낙점한 외부인사가 최종보고서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 아닌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류 사장은 행안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등 청와대에서 관심을 가졌던 인사라는 게 김 의원 측 해석이다.

혁신할 수 있는 CEO 절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GKL 사장 재공모와 관련해 “2009년과 2010년에 경찰청, 국세청, 감사원 등 외부기관의 잦은 감사와 조사 실시 등 지속적으로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1차 공모에서 후보자 추천을 받은 사람들은 당시 조직을 이끌었던 사람이라 신뢰도가 떨어졌다”며 “당시 투명 경영을 할 수 있고 혁신력과 리더십을 갖춘 후보가 최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임추위에 다시 설명을 하고 반려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류 사장이 카지노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라는 지적에 대해 “당시 순이익이 300억 원 줄었고, 많은 조사를 한꺼번에 견뎌야하는 위기감이 있었다. 강력한 리더십과 통솔력을 갖추고 관행의 고리를 끊어 새롭게 혁신 할 수 있는 CEO가 절실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장 선임과 관련해 외압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관계자는 “GKL이 2006년에 설립됐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안정화시키고 카지노 전문가를 영입해 선진문화도입을 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과도기적인 현재는 카지노에 대한 해박한 지식보다는 마케팅, 혁신, 윤리, 투명경영이 중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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